빛의 도시! 어린왕자의 작가 생떽쥐베리의 고향! 프랑스가 사랑하는 요리장인 폴 보퀴즈의 명성이 흐르는 미식의 도시로도 이름을 크게 알리는 리옹은 손 강과 론 강 한국의 두물머리처럼 두 개의 강이 만나 지중해로 흘러들어가는 평화롭고 조용한 도시이다.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구시가지를 천천히 걷다보면 돌바닥 옛길이라 뒤뚱뒤뚱 걷게 되지만,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이곳을 오가는 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 이어지는, 오랜 역사의 한 곳을 걷는 듯한 영화 속 주인공이 되는 느낌이 든다.
아름다운 마당, 벨쿠르(Place Bellecour) 광장
리옹 여행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벨쿠르 광장은 많은 역사를 품은 장소이기도 하다
르네상스 시대 때 불리워졌던 “루이 대왕 광장”[Place Louis le Grand]이라 불리던 곳이 제3공화정부터 벨쿠르 ‘아름다운 마당’이라 부르던 것에서 유래되어 지금은 크고 작은 이벤트의 장으로도 새 역사를 쓰고 있다.
필자가 방문한 그 날은 1세기에 있을까 말까 한,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월드컵 결승전이 치루어져 광란과 환희로 몸부림치는 역사적인 장소로 각인 될 만한 날이었다. 프랑스 혁명의 후예들답게,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하나가 되어 삼색기를 흔들고 ‘알레 알레 블루~’와 프랑스 국가를 힘껏 외치며, 마침내 우승을 거머 쥐었을 땐 온 광장과 도심을 뛰어다니며 열광하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전율이 일었다. 계속되는 테러로 아프고 상처입은 프랑스 국민들을 위로해주고 상처를 싸매어 주는 듯 모든 아픔을 한방에 날려버린, 가슴 벅찬 순간이었다. 더불어 이날은 국민들의 자긍심마저 고취시켜주고 국격상승의 기운으로 까지 이어진, 축구공의 매직이 아니었나 싶다.
리옹의 구 시가지 Vieux Lyon 골목길 누비기
찬란한 르네상스 시대의 문화유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리옹의 구시가지 비유리옹은 199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여행자의 발걸음이 더 많이 찍혀지고 있다.
옛날 유럽인들이 걸었던 그 길을 현재를 사는 내가 다시 걷다보면 이국적이면서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무심코 걷다 발견하는 옛 고전의 추억이 하나 둘 씩 튀어나온다. 기뇰의 전통인형극장 앞에서는 한국의 인형극과 대비해서 묘한 동질성이 느껴지기도 한다. 마당놀이로 꼭두각시 놀음이나 만석중놀이 장난감 인형놀이 한국에서의 인형극 놀이처럼 옛 유럽의 시가지 어느 한 곳에서는 또 다양한 삶의 애환과 희노애락이 담긴 인형극이 펼쳐지고 있었다니 옛 흔적을 찾아 가는 길은 흥미롭고 생각에 잠기게 한다.
이방인의 마음과 생각을 정리해 주는 듯한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간절한 기도를 드려보자
리용 시내가 한 눈에 내려 보이는 푸르비에르 언덕에 자리잡고 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리용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푸르비에르 언덕은 구시가 골목길을 따라 걸어서 느리게 오르는 것이 제 맛이지만, 시간이 부족하다면 Vieux Lyon역에서 푸니쿨라로 갈아타면 직행으로 오를 수 있다. 소요시간은 1분 정도 지상에서 직진코스로 상승하는 리프트는 놀이공원처럼 재미있다.
로마 수도교의 흔적이 남아있는 구석구석 골목의 역사 깃든 숱한 사연들을 다 알 수 없지만, 노르트담 대성당에 이르면 자신도 모르게 경건해지며 기도가 우러나옴을 느끼게 된다.
1884년, 리옹사람들의 기도로 완공된 노르트담 대성당은 몇 가지의 전설같은 기도의 응답을 받은 곳으로 그 스토리가 참으로 아름답고 은혜롭기까지 하다. 흑사병을 피하기 위해, 전쟁을 피하기 위해, 성모 마리아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매년 12월8일이면 성당 곳곳에서 불을 밝혀 아름다운 빛의 도시의 면모를 자랑하게 된다.
폴 보퀴즈의 동서남북 레스토랑에서 행복한 식사를...
요리의 교황이라 불리우는 폴 보퀴즈(Paul Bocuse1926-2018)가 리옹을 식도락의 도시로 이끌어 내는 데 큰 역할을 감당하였다고 한다. 리옹출신으로 50년간 미슐랭 ***쓰리스타를 유지하는 유일한 요리사로 그 후예들이 명성을 이어가 “Quick, Light, Fresh"의 개념을 유지하고 있다. 한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맛의 향연을 가슴 한 켠에 기억하게 될 것이다.
폴보퀴즈 본 식당에서 식사를 하려면 비용도 비용이지만, 예약이 쉽지 않다.
전식에서 본식 디저트까지 주문한다면, 1인당 300유로는 족히 넘는다. 한 끼 식사로 일반인들이 넘보기는 어려운 가격이다.
이를 위해 폴 보퀴즈는 일반인들을 위한 비교적 저렴하지만,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는 퓨전 브라세리 를 리용시내의 동서남북에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 이름도 그대로, 동(l’Est) 서(l’Ouest) 남(le Sud) 북(le Nord)로, 40유로 안팎으로 폴보퀴즈 그룹의 고급 메뉴를 맛볼 수 있다.
https://www.brasseries-bocuse.com/
연두빛의 절인 올리브와 식전 바게뜨 빵의 바삭하고 부드러운 식감
접시 플레이팅과 색의 조화로움, 씹을 수 록 감칠맛과 재료 본연의 담백함을 그대로 입 안에 담고 싶다면 역시 폴 보퀴즈의 레스토랑 찾기를 주저하지 말자.
벨쿠르 광장에서 가까운 LE-SUD 레스토랑을 찾는다면, 식당 바로 앞에 있는 Flower-Tree라는 꽃부케 모형의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 작품은 2003년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바로 한국인 화가 최정화 작가의 작품을 리옹시에서 구매하여 영구 전시하고 있다.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