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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 이민문호 축소, 한인 이민 희망자의 돌파구는?]

“장관재량권, ‘호주 속의 호주인’ 중요해”

“자신만의 상황을 어필해야”

“마지막 거치는 단계로만 생각해선 안 돼”

 

 

‘장관 재량권’이라 하면 모든 방법으로 영주권 취득이 거절된 경우 영주권을 받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여긴다. 비록 영주권을 취득할 자격은 미달이나 장관의 재량으로 승인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모든 걸 해 보고 끝으로 선택한 방법이다. 이쯤 되면 가장 중요하면서도 절실한 마지막 질문이 남는다. 정말 받을 수 있을까.

송경태 변호사는 “많은 분들이 단순히 장관 탄원서를 마지막 거치는 단계 정도로만 생각을 하시는 경향이 있는데 장관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즉 장관의 재량권을 사용해 영주권을 승인 받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상황을 어필하는 기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면 자녀들이 영주권자이거나 시민권일 경우 이에 대한 부각을 하거나 혹은 호주에 거주한 기간이 한국 등에서 살았던 기간보다 오래돼 호주에 적응을 완전히 했다는 점들이 이유가 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부문은 ‘호주 속의 호주인’이다. 호주에 와서 호주인으로 어떻게 살았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송 변호사가 기억하는 사례들을 정리했다.

#1. A씨는 불법으로 호주에 거주하고 있었다. A씨가 한 일은 경마주가 외투식으로 입는 커버를 특수 봉제(자수)하는 일이었다. 더 이상 호주에 거주할 수 가 없어 한국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찰나, A씨는 한 중년 단골 고객에게 “더 이상 커버를 만들어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했고, 고객이 이유를 묻자 자신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중년 단골 고객이 당시 호주 수상의 지역구 비서 실장이어서 A씨는 영주권을 받을 수 있었다.

#2. B군의 경우는 부모가 모든 방법을 다 해 봤으나 영주권을 받을 길이 없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 돌이 되기도 전에 호주에 와 한국에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B군은 막막하기만 했다. 자신이 사는 지역구의 국회의원을 찾아가 마지막으로 하소연을 해 보고자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그 지역구의 국회의원이 천주교 신자로 B군이 다니던 지역 성당에 같아 나오는 사이였으며 그 국회의원이 호주 이민성 장관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B군의 사연은 국회의원의 마음을 움직였다.

#3. C양은 학교에서 특히 일본어를 잘해 JAL에서 주최한 일본어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부상으로 일본으로 연수를 갈 수 있는 비행기표를 받게 됐다. 하지만 영주권이 없어 불법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걸 그제서야 부모로부터 듣게 됐다. 시상식 때 시상자로 당시 이민성·다문화부 장관이 나섰고, 호주대표로 일본에 가서 좋은 성적을 내기 바란다는 장관의 부탁과 그외 공부를 하면서 다른 애로사항이 없었냐는 질문에 C양은 자신이 일본에 갈 수 없는 상황을 쓴 편지를 전했다. C양의 상황 역시 해결됐다.

이런 사례들을 통해 송 변호사는 ‘우연성’이 아닌 “그들이 살아온 호주에서의 ‘호주 삶’”에 주목했다.

“앞에서 언급한 사례들의 경우 도저히 만들어 질 수 없는 상황들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들이 호주에서 어떻게 융화돼 살아 왔는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정부에서도 이민자들이 호주에 와 함께 서로 호흡하며, 스며들며 자신의 ‘삶’을 영위해 가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관 재량권’은 말 그대로 장관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이 결정을 받기 위해 어떠한 규칙들이 존재하는 건 아니다. 지난 해 이민 사기 피해로 추방 직전에 이민 장관 재량권으로 영주권을 받은 세 아들을 둔 한인 부부의 소식은 한인사회에 단비 같은 뉴스였다. 이 과정에는 빅토리아 주의 카톨릭 교회 도움과 지역구를 대표한 연방하원의원 노력이 주효했다.

한국인의 이민은 한인사회와도 관련이 깊다. 한인사회 단체의 역할을 되돌아 보는 기회이기도 하다.

송 변호사는 최근의 이민 정책이 “한국인에게는 유리하지 못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과거엔 기술만 좋으면 영어, 나이의 면제 등으로 호주로 이민 올 수 있는 방법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이민 요구 조건 중의 하나로 높은 영어 수준이 요구되는 등 언어에서 오는 핸디캡으로 한국인들의 기술과 근면성 등이 뛰어나지만 한국인의 이민은 당분간 크게 늘지 않을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문화 국가에서 ‘영어’는 민감한 이슈다. 최근 시민권 및 영주권에서 ‘영어 수준을 높이겠다”고 하자 야당 및 소수민족커뮤니티 등에서는 강력한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가 한인사회 단체다.

또 이민과 관련 부당한 사기 피해, 안타까운 사연 등에 한인사회 단체가 호주 사회와 그들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는 것 또한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우리 ‘안’을 보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어렵고 힘든 시절을 거쳐 호주에 지금의 한인사회가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한인사회가 하나의 커뮤니티로 견고해진 만큼 호주 사회, 개인을 서로 필요한 곳에 연결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호주에선 여전히 전문적인 외국인 기술자가 절실히 필요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 추구 또는 영리 목적이 아닌, 더 넓은 관점에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는 현실적인 움직임이 모색돼야 할 시점입니다.”

 

http://topdigital.com.au/node/6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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