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호주한국영화제 중 시드니 및 브리즈번 영상에 막을 내렸다. 올해 영화제는 개막 및 폐막작 모두 높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대부분 영화들이 80% 이상의 예매율을 보였다. 사진은 시드니 폐막작으로 상영된 <소공녀> 연출자 전고운 감독.
각 도시 개막-폐막작 및 게스트 초청작 최다 관객 동원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한국문화원)이 주최한 제9회 호주한국영화제 (Korean Film Festival in Australia, 이하 ‘영화제’)가 시드니, 브리즈번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올해 영화제에서 시드니는 지난 8월9일(목)부터 18일(토)까지 총 22편이 상영되었으며 브리즈번에서는 8월15-16일(수-목요일) 이틀간 총 4편이 호주의 한국 영화 팬들을 찾아갔다.
시드니 개막작 <리틀 포레스트>와 폐막작 <소공녀>가 영화제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며 큰 주목을 받았으며 이중 폐막작 <소공녀>는 감독 Q&A도 함께 진행돼 22개 라인업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모았다. 역대 영화제와 비교해 올해 라인업은 특히 2017년부터 최근까지 영화제에 출품되고 있는 수작들이 다수 소개되어 호주 현지 관객뿐 아니라 영화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은 것이 특징이다.
올해 영화제 포문을 연 개막작 <리틀 포레스트>는 한국의 아름다운 사계절과 계절 음식을 선보인 작품으로 호주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배우 김태리씨가 주연을 맡은 이 영화는 일본 원작과 다르게 임순례 감독이 한국적 풍경과 음식을 가미한 작품이었다.
문화원은 개막식 행사 리셉션에 <리틀 포레스트> 작품 속 음식에서 영감을 얻은 한국 음식들을 준비, 상영 전 영화의 기대감을 높이고 영화와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관람을 마친 관객들은 “마치 눈앞에 차려진 소박한 한국 음식을 한적한 시골집에서 먹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한국에 대한 이미지로 대도시와 건물만 떠올렸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시골의 사계절을 스크린으로 만나게 되어 색다른 경험이었다”는 평이 쏟아졌다.
장항준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기억의 밤>은 세 작품 중 두 번째로 많은 관객을 동원했으며 영화제 기간 중 첫 Q&A가 준비된 작품인 만큼 많은 관객의 관심이 쏠렸다. 처음으로 호주한국영화제를 찾은 장항준 감독은 관객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특유의 위트와 유머 감각으로 가장 유쾌한 시간을 만들었다.
이날 관객들은 스릴러의 재미를 위해 곳곳에 숨겨둔 메타포와 주 무대가 된 집의 세트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들도 쏟아냈다. 이에 장항준 감독은 시나리오 단계부터 함께 했던 세밀한 고뇌와 스릴러를 비주얼로 고조시키는 미술과 및 음악의 완성도에 공들였던 제작 뒷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올해 영화제 최다 관객을 동원한 폐막작 <소공녀>는 영화의 크레딧이 모두 올라간 뒤에도 감독 Q&A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지 않는 관객들로 극장의 열기는 상당히 뜨거웠다. 우선 주인공의 독특한 캐릭터와 삶의 방식이 궁금했던 관객들이 Q&A의 포문을 열었다. 소재 구상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만화 속 주인공 같은 주인공의 스타일에 어떤 의미를 담았는지, 영화 이후 주인공의 삶이 어떻게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는지 등 영화의 요소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어 한국 내 여성 감독의 비중 및 제작 환경을 물어보며 호주에서 영화를 제작하고 싶은 의향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뿐 아니라 실제 시드니에서 20, 30대를 살아가는 여성 관객과 호주 워홀러들이 느끼는 깊은 공감대를 나누면서 뜻깊은 Q&A로 영화제를 마감했다.
올해 영화제 작품 중 매진을 기록한 영화는 역시 한국에서 1,20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송강호 주연의 <택시 운전사>였다. 1980년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국의 근현대사가 호주 관객들의 마음도 사로잡은 것이다. 영화를 본 관객들은 상영 후 “외국인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실화라는 점과 예상치 못했던 전개 때문에 깜짝 놀랬다. 또한 완성도가 높은 영화였다.”, “굉장히 감성적인 영화였고 잘 몰랐던 한국의 역사를 통해 동시대에 다른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 큰 즐거움이었다”는 소감을 남겼다.
또한 주목할 점은 <유리 정원>, <살아남은 아이>, <당신의 부탁> 그리고 <히치하이크> 같은 영화제 출품작들도 올해 비교적 많은 관객의 선택을 받았다.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유리 정원>은 이 중 가장 뜨거운 호응을 얻은 작품이었고 제68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및 기타 해외 영화제에도 초대 된 <살아남은 아이>도 주목을 받았다. 호주한국영화제를 통해 한국 영화의 다양성을 즐기고 싶어 하는 마니아들은 감독과 배우의 명성이나 흥행 여부에 상관 없이 순수하게 영화의 작품성과 화제성을 믿고 이들 작품을 선택했다.
이밖에 좌석 8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한 작품들로는 <청년 경찰>, <아이 캔 스피크>, <지금 만나러 갑니다>, <독전>, <곤지암>으로 한국의 다양한 소재와 장르를 경험하고 싶어하는 관객들이 극장을 찾았다.
제9회 호주한국영화제는 8월 시드니와 브리즈번에 이어 9월부터 멜버른(9월6일~13일), 캔버라(9월21일~23일)에서 현지인들과 교민들을 찾아간다.
티켓은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으며 영화제에 대한 기타 자세한 정보는 한국문화원(02 8267 3400) 및 호주한국영화제 공식 웹사이트 (WWW.KOFFIA.COM.AU)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