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 바다로 흘러 들어가는 '뵐르 Veules'강의 최 하류. 옹기종기 지어진 가옥들을 가로 지르는 시냇물을 따라 아늑한 산책로를 걷다보면 어느 새 빅토르 위고의 예술적 영감과 감성을 다독여준 거리를 지나게 된다.
바다를 내려다 보는 기암 절벽, 썰물 때 드러나는 고운 모래사장, 오랜 역사로 이어진 유물과노르망디 양식의 독특한 가옥들이 말을 건네듯 다정하게 맞아주는 그 이름처럼 향기로운 장미마을, 뵈르-레-로즈(Veules-les-Roses)는 언제나 고향처럼 우리를 반긴다.
미로를 찾아가듯 여기 막다른 곳에 다다르면 또 다른 공간이 숨어있고, 잠시 머물다 발길을 돌리면 또 예술작품처럼 잘 가꾸어진 장미정원이 나온다. 지나가기만 해도 집집마다 색다른 부케와도 같은 화려한 정원과 잘 가꾼 연초록 잔디밭, 향기조차 아름다운 이 마을은 과연 2013년, 프랑스의 아름다운 마을로 손꼽힐 만 하다.
마을 중심가에 있는 생마르텡 교회를 들어서면 고요한 경건의 자리에 들어선 듯하다.
두 세 사람 앉을 수 있는 나무 의자와 발 받침대까지 있어 절로 무릎을 꿇어 기도의 자리에 나아가게 되며, 어느새 평온해짐을 느끼게 된다.
뵈르-레-로즈(Veules-les-Roses)는 노르망디 알바트르 해안의 조그만 마을인데 프랑스인들에게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시골 마을이었다.
페캉과 디에프의 중간쯤 위치한 해안마을로 주민은 약 700명 정도. 4세기경부터 시작된 오랜 역사를 지닌, 한때 직물업으로 번성했던 도시다. 빅토르 위고 등 많은 문인들과 예술가들이 거쳐간 풍차가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다.
이 마을에도 파리처럼 샹젤리제(Champs-Elysées) 거리가 있는데, 이는 ‘엘리제’라는 성씨를 지닌 주민의 토지(Champs)를 지칭한다는 의미에서 생겨난 거리 이름이라고 한다.
시냇물을 따라 군데군데 마주치는 송어와 오리떼들, 그리고 낡은 옛사진들이 말해주는 고풍스런 건축물들이 정겨움을 자아낸다.
바다 뿐 아니라 강과 절벽으로 이어 진 아기자기한 마을을 따라 6개의 산책 코스가 있어서 하루 정도 피크닉을 하며 즐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다.
http://www.veules-les-roses.fr/
【프랑스(파리)=한위클리】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