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이 인권단체와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는 새 사이버보안법을 시행했다.
2일(현지 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베트남 공산당이 베트남 소재 인터넷기업의 콘텐츠가 반국가적이라고 판단하면 이를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사이버보안법이 지난 1일부터 발효됐다.
법안은 인터넷기업에게 정부가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판단하는 정보들을 삭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 등 대형 IT기업은 요청이 있을 경우 의무적으로 베트남 정부에게 사용자 데이터를 넘겨야 하며 베트남 현지 사무소를 개설해야 한다.
이 법은 지난해 6월 베트남 의회를 통과한 후 인권단체와 인터넷 자유 옹호 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왔다.
국경없는기자회 다니엘 바스타드 아시아태평양 담당국장은 "(이 법안은) 마치 전체주의 모델에서 정보를 통제하는 것 같다"며 "공산당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내용이 억압되고, 이를 쓴 저자들이 국가의 적으로 간주되는 것은 스탈린주의 모델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
베트남 정부는 사이버보안법 시행에 대한 비판과 관련해서는 따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신년사에서 "정보와 언론의 자유를 남용해 국가와 시민의 이익에 해를 입힌다면 적절한 처벌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는 "이 법안에 따르면 인터넷 기업은 법원 명령도 필요 없이 (정부에게 제공할) 데이터를 저장하거나 공개하고, 사용자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필 로버트슨 아시아담당 부국장은 "공안부의 감시가 비판자들을 가려내고 공산당의 권력 독점을 심화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베트남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은 모두 사생활이 없다"고 말했다.
[호치민 라이프플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