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 경우 최대 7천 달러 지원... 주요 자동차 회사 '반색'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휘발유로 운행되는 자동차를 대폭 줄이기 위한 미 의회의 계획이 나왔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대표가 24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동안 4540억 달러를 지원해서 휘발유를 사용하는 일반 자동차와 트럭을 친환경 자동차로 교체한다.
교체는 자동차 구매자에게 3천 달러 이상을 환불해주는 방식인데, 슈머 대표는 이를 통해 앞으로 10년 안에 6300만 대에 달하는 일반 내연 기관 자동차를 전기 자동차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에서 운행되는 자동차나 트럭 4대 중 1대는 전기 자동차로 바꾼다는 것이다.
슈머 대표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이유가 환경 보호를 위해서다. 자동차가 뿜어내는 매연은 미국 내 탄소 배출량의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친환경 자동차로 교체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지원 대상은 최소한 8년 이상 된 자동차나 트럭을 소유한 사람으로, 운행 가능한 자동차여야 한다. 이를 휘발유와 전기 자동차의 혼합 형태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나 전기 자동차 등으로 바꿀 때 3천 달러에서 5천 달러 정도 지원해준다. 저소득층은 2천 달러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단 수입 자동차로 바꿀 때는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미국산 자동차로 바꾸는 경우에만 해당한다.
지난 2009년에도 ‘고물을 위한 현금(Cash for Clunkers)’ 같은 비슷한 정책이 나온 일이 있다. 미국 자동차 판매를 촉진하고 대기오염을 줄이려는 목적에서 나온 계획으로, 오래된 자동차를 연료 효율이 좋은 미국산 새 자동차로 바꾸면 일부 지원금을 주는 내용이었다. 당시 이 계획에 30억 달러의 지원금이 투입됐다.
전기 자동차를 늘리려면 그만큼 충전소도 늘려야 하는데, 슈머 대표는 450억 달러를 들여서 미국 전역에 충전소를 늘린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자동차 제조 회사가 전기 자동차 생산을 위한 새 공장을 짓거나 기존 공장을 전환하는 데 170억 달러를 지원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2040년까지 미국 거리에 다니는 자동차를 모두 깨끗한 친환경 자동차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계획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전기 자동차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있는 포드와 GM 등 미국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슈머 대표의 발표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전미자동차노조(UAW) 역시 성명을 내고 슈머 대표의 제안은 국내 미국인 자동차 업계 노동자들의 땀과 희생을 기리는 조처라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시에라클럽’ 등 환경 단체 역시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