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럴플로리다대학 연구진, 올랜도 다운타운 홈리스 61명 조사
 

arrest.jpg
▲ 올랜도 다운타운 인근 441 선상의 한 주유소 앞에서 경찰들이 한 홈리스의 사정을 파악하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도로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걸인 홈리스는 누구일까. 기본적인 노후 생활을 보장하는 미국에서 어떻게 집도 없이 도로변에서 금전 몇 푼을 구걸할까.

미국 운전자들은 홈리스 걸인들을 볼 때마다 궁금해 한다. 이런 궁금증을 어느 정도 풀어줄 만한 실질적인 연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올랜도센티널>13일자에 따르면 센트럴플로리대학(UCF)의 에이미 돈리 사회행동과학 연구소장은 16개월 동안 올랜도 다운타운에서 구걸하는 홈리스 61명을 조사한 결과, 심각한 정신질환이나 마약에 깊이 중독되어 있는 이들이 있었다. 심지어 이들 홈리스는 자신들에게 거주지가 제공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머물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이 남성인 이들 은 평균 12년을 길거리에서 보내왔다.

돈리 교수는 "이들이 사람들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키지만, 실제로는 매우 취약한 상황에 있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연구진이 내놓은 '걸인 이해하기' 보고서는 올랜도 다운타운 사업체들의 불만에서 촉발됐다. 올랜도시는 다운타운 일정 지점에서만 구걸행위를 허락하고 밤에는 전면 금지하는 시 조례를 2017년에 폐지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구걸을 금지하는 것은 위헌’
이라는 판결에 이어 나온 것이다.

올랜도시는 대신 홈리스가 현금 인출기(ATM)에서 돈을 구걸하거나 행사장 앞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공격적인 구걸'을 금지시켰다. 또 시정부는 한차례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요구한다거나 교차로에서 정차한 차량에 요구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다.

연구팀은 레이크 이올라 파크에서 캠핑월드 스태디움을 오가는 수백명의 홈리스중에서 매우 빈번히 나타나는 61명을 주목했다. 그들은 적어도 하루에 5시간, 일주일에 5일 동안 돈을 구걸하거나, 버스표나 돈을 주고 거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구걸하며 보냈으며, 그 대부분을 술과 마약을 사는데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립 컨설팅 회사인 '리싱킹 홈리스니스(Rethinking Homelessness)'를 이끌고 있는 중앙 플로리다 홈리스 위원회의 전 대표인 안드레 베일리는 5만 7천달러 연구비를 조성하기 위해 다운타운 사업체 등 여러 곳에서 도움을 받았다.

홈리스 결인 중 90%는 남성… 반 이상은 정신질환 경력

연구에는 UCF 소속 연구원, 홈리스 관련 연방 관리, 홈리스 의료 센터 직원 등 50명 이상이 참여했으며, 홈리스와의 직접 인터뷰, 교도소 기록 조사, 홈리스들을 위한 하우징 관리 자료등을 참고했다.

연구에서 가장 고질적인 걸인 중 90%는 남성이며, 백인이 절반, 흑인은 42%를 차지했다. 또 이들 대부분은 미혼이거나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령은 24세에서 69세 사이, 평균 연령은 49세였다. 또한 이들 걸인들의 평균 교육 수준은 11학년으로, 이들 중 7명은 짧은 기간이나마 대학을 다녔다.

조사대상자 58%가 심각한 정신질환 진단을 받은 반면, 92%는 알코올, 마약 또는 두 가지 모두에 중독되어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마약은 저렴한 가격에 약효가 강렬하고 짧은 크랙 코카인과 K2/스파이스였다. 비 상습적인 걸인은 모은 돈을 쉘터 비용이나 음식을 사는 데 사용했으나, 상습적인 걸인의 경우 대부분 술이나 마약을 구입했다.

조사대상자 61명중 50명은 주거할 곳이 없는 홈리스였고, 이들 가운데 27명은 정부 운영 아파트와 같은 영구 거주 수혜 자격을 받을 수 있었다. 아파트 거주는 상담사, 소셜워커, 의료사들이 협력해 집에 계속 머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27명중 16명은 협조나 대화가 어려울 정도로 정신적 문제가 있어 주거를 거부하거나 신분 및 소득 증명 혹은 의사의 장애 판정 증명 등이 부실해 신청 절차 과정에서 막혀있는 상태였다. 젊은 홈리스 한 사람은 몇 달전 영구 주거 혜택을 받았으나 정신분열증이 있어 소셜워커 등 보조원을 외계인을 위해 자신을 납치하려는 비밀 수행원으로 여겨 아직까지 아파트에 발 조차 들여놓지 않았다.

센트럴플로리다의 홈리스 서비스 네트워크의 전무이사인 마사 아레는 "이들 61명은 심각하면서도 고질적인 홈리스들이며, 병들고 장애가 심한 사람들" 이라고 지적했다.
고질적인 홈리스들은 구치소도 빈번히 드나든다. 그러나 사안이 중하지 않아 금방 나오고 또 잡혀들어가기를 반복해 100번 이상 체포당한 홈리스도 있을 지경이다. 이들은 벌금까지 쌓여 구걸로는 도저히 갚을 수 없는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한편 시정부가 일반 홈리스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아니다. 홈리스 대부분은 구걸하지 않고 마약에 찌든 것도 아니며, 정부가 제공하는 주거 혜택도 누리는 편이다. 버디 다이어 올랜도 시장은 지난 4년 동안 올랜도 시에 수용되어 있던 이전 홈리스 600명 중 95% 이상이 주거지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홈리스 관련 단체는 이번 연구 보고서가 홈리스들의 습성과 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드러내며, 더 많은 정신 건강 서비스와 마약 재활 서비스의 필요성을 말해준다고 지적했다.

  • |
facebook twitter google plus pinterest kakao story band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4837 캐나다 [대한민국 외교부]영사서비스 이렇게 개선되었습니다! 밴쿠버중앙일.. 20.01.07.
» 미국 도로변 구걸 '홈리스', 그들은 과연 누구인가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5 미국 플로리다 ‘최저임금 15달러’ 인상안, 내년 투표지에 오른다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4 미국 미국내 문닫은 소매점 , 작년보다 60% 늘어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3 미국 미 하원, 1조 4천억 달러 정부 지출안 승인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2 미국 ‘연기 흡입식’ 대마초 사용 청소년 크게 증가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1 미국 트럼프 탄핵소추 결의안 하원 통과…미국 역사상 세번째 코리아위클리.. 20.01.05.
4830 미국 마이애미지역에 미국 최대 메가몰 들어선다 코리아위클리.. 20.01.05.
4829 캐나다 BC 아트 꿈나무를 위한 한국 공예품 전시 밴쿠버중앙일.. 20.01.04.
4828 캐나다 메트로밴쿠버 주택공시가 전년대비 15% 하락 밴쿠버중앙일.. 20.01.04.
4827 캐나다 써리 새해 벽두부터 살인사건 등 시끌시끌 밴쿠버중앙일.. 20.01.04.
4826 캐나다 흔한 이름이 좋을까 희귀한 이름이 좋을까? 밴쿠버중앙일.. 20.01.04.
4825 캐나다 2020년 달라지는 재외국민 관련 제도 밴쿠버중앙일.. 20.01.04.
4824 캐나다 10월 BC 주택건축투자 전달대비 5.3% 증가 밴쿠버중앙일.. 19.12.27.
4823 캐나다 밴쿠버 다운타운서 주먹질 대가로 벌금 1000달러 밴쿠버중앙일.. 19.12.27.
4822 캐나다 BC PNP 연말 최대규모 영주권 기회 제공 밴쿠버중앙일.. 19.12.27.
4821 캐나다 일광절약시간 폐지 여부 설문조사 마쳐...앨버타 주민 14만 명 참여 CN드림 19.12.24.
4820 캐나다 올해 가장 인기 있던 배달음식은?...베이컨 치즈 버거 CN드림 19.12.24.
4819 캐나다 앨버타 이번 독감 시즌 첫 사망자 발생...최근 독감 확진 환자 급증 추세 CN드림 19.12.24.
4818 캐나다 앨버타 주민 마리화나 구매, 전국 최고 수준...11개월 간 인구 1명당 $45 지출한 셈 CN드림 19.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