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이 매년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2020 한국어 말하기 대회’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해 온라인으로 진행된 가운데,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에 대한 주제를 발표한 스네하 카리(Sneha Satya Sai Karri. 시드니대학교 재학)씨가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은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서로 인사를 나누는 대회 참가자 및 심사위원들. 사진 : 한국문화원 제공
주시드니 한국문화원의 연례 ‘한국어 말하기 대회’, 사상 처음 온라인 개최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 발표한 시드니대학교 스네하 카리씨, 우승 차지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 소설을 읽으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느꼈고, 미래에 한국어로 글을 쓰고 싶은 야망까지 생겼습니다.”
주시드니한국문화원(원장 박소정, 이하 ‘한국문화원’)이 매년 진행하는 올해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네하 카리(Sneha Karri)씨는 이렇게 수감을 밝혔다.
호주 현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이번 대회는 지난 7월 23일(목) 저녁,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감안해 사상 처음으로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통해 개최됐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온라인을 통해 예선을 통과한 총 11명의 본선 참가자를 대상으로 ‘내가 사랑하는 한국 문화’ 및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라는 두 가지 주제가 주어진 올해 대회는 한국문화원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생중계됐다. 이 라이브 영상은 대회 진행 중 조회수 1,800건 이상, 실시간 댓글 220건 이상을 기록하는 등 한국어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실감케 했다.
또한 이전까지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수강생을 대상으로 시드니에서만 개최됐지만 올해에는 온라인 대회에 맞춰 참가 대상을 호주 전역으로 확대했으며,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현지인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한국어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어 초급 학생들도 ‘노래 부문’으로 참가가 가능하게 됨으로써 많은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방법으로 실력을 뽐냈다.
한국문화원 세종학당 수강생 외에도 대학에서 한국학을 전공하는 학생,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현지인들이 한국 여행 중 한국인들의 친절함에 감동을 받은 사연, 감자탕과 사랑에 빠진 계기, 한국의 ‘효도’ 문화에서 느낀 특별한 사랑, 태권도를 배우면서 알게 된 한국 문화 등에 대해 발표했다.
올해 심사는 NSW대학교 한국학과 신기현 교수와 NSW주 한국어교사협회 유경애 전 회장, 예선에서는 한글학교협의회 이은경 회장이 함께 맡아 한국어 발음, 어휘 능력, 발표 내용 부문에서 참가자들의 한국어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올해 대회 우승은 한국어 도서 읽기를 통해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되었을 뿐 아니라 보다 유창하고 조리 있게 언어를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재발견했다는 내용으로 ‘한국어로 꿈꾸는 미래’에 대한 주제를 발표한 스네하 카리(Sneha Satya Sai Karri)씨가 차지했다. 시드니대학교에 재학 중인 스네하씨는 양귀자 작가의 소설 <모순>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사전의 도움 없이는 내용을 이해가 힘들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읽어 외국어 도서를 완독했다는 성취감을 느꼈으며, 특히 진로 고민 중 읽게 된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통해 꿈을 이루기 위한 독서의 중요성을 느끼고 향후 한국어로 글을 쓰고 싶은 야망까지 생겼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가수가 꿈인 엘리자베스 엘리스(Elizabeth Ellis)씨, 한국 대중음악을 들으면서 한국 여행의 향수를 떠올린다는 사샤 알림(Sasha Alim)씨는 한국어 초급자로 ‘노래 부문’에 참가해 한국어와 노래 실력을 동시에 뽐냈다.
올해 우승을 차지한 스네하 카리(Sneha Karri)씨. 소설가 양귀자 선생의 <모순>을 읽으면서 한국어 능력을 키웠다고 말했다. 사진 : 한국문화원 제공
신기현 교수는 “참가자 모두 약 3분의 짧은 발표 시간 안에 깊은 메시지를 담으려 노력한 모습이 보였다”면서 “다양한 삶 속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한국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참가자들의 모습이 매우 인상 깊었다”고 평가했다.
대회를 주관한 한국문화원 박소정 원장은 “한국어를 공부하는 현지인들의 한국어 능력 향상과 한국어-한국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도모하고자 매년 실시하는 ‘한국어 말하기대회’가 유래 없는 코로나19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온라인을 통해 개최될 수 있어서 뜻 깊다”며 “11명의 본선 진출자뿐 아니라 예선에 지원한 모든 참가자, 라이브 방송으로 실시간 응원을 보내준 사람들, 한국어-한국 문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는 현지인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세종학당재단은 매년 전 세계 세종학당 말하기 대회 우승자를 한국에 초청해 우수학습자 초청 연수를 진행했으나,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한국 초청 대신 재단 차원의 특별 상품을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한국어 말하기 대회 전체영상은 문화원 페이스북(www.facebook.com/koreanculturalcentreau) 또는 유튜브 채널(youtube.com/koreanculturalcentreau)에서 다시 보기가 가능하다.
김지환 기자 kevinscabin3@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