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없어 새로운 직업으로 바꾸는 사람 늘어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고 생계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생소한 직업으로 바꾸거나 눈높이를 낮춰 취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댄스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페르난데스(Fernandez)씨는 코비드19 팬데믹으로 지난해 댄스 스튜디오를 3차례나 강제로 영업을 중단하게 되자, 새로운 돌파구로 인테리어 장식 일을 시작했다. 전공과 과거 경력을 살려 쇼핑몰 실내 크리스마스, 춘절 실내 장식 등을 했고 댄스를 가르치던 스튜디오에서 꽃 장식 워크샵을 실시했다. 페르난데스씨는 “스튜디오 임대료와 20여 명의 직원들의 급여를 지급해야 했기에 계속 손실이 발생했다. 가만히 아무것도 할 수 없기에 기존에 익숙했던 일에서 벗어나 새로운 일을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온라인 홍보·판매 교육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인플루언서이자 소셜미디어로 온라인 홍보·판매를 하는 챈(Chan)씨는 “팬데믹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들어 새로운 돈벌이를 찾는 사람들에게 소셜미디어 마케팅 교육을 하고 있다. 승무원, 판매원 등 많은 사람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 딜리버루(Deliveroo)는 팬데믹 이후 배달원 수가 8천 명으로 두 배로 증가했다. 딜리버루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배달원 지원서가 크게 증가했고 지난해 4월에는
일주일 동안 3천 명이 지원했다.
홍콩 경제는 2019년 홍콩 시위와 2020년 전 세계적인 팬데믹 유행으로 2년 연속 경제적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이 –6.1%를 기록했다.
정부가 제공했던 고용주 임금보조제도(ESS)도 지난해 12월부로 종료되면서 실업률이 더욱 상승했다. 홍콩 최신 실업률 통계에 따르면, 11월~1월 실업자 수가 253,300명으로 증가해 실업률이 전달 6.6%에서 7%로 치솟았다. 이는 2004년 4월 이후 가장 높으며 약 17년래 최고 수준이다. 불완전고용률도 같은 기간 3.4%에서 3.8%로 상승했다. 특히 소매와 관광 관련 산업들이 실업률과 불완전고용률이 각각 11.3%와 6.6%를 기록해 가장 피해가 크다. 요식업의 불완전고용률은 14.7%까지 상승했다.
홍콩 최대 온라인 구인사이트 잡스DB(JobsDB)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사이트에 게재된 구인 포스팅이 전년 대비 36.4% 감소했다. 구직자들은 대부분 행정, 인적자원, 영업, 고객 서비스,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 홍보, 은행 및 금융, 정보 기술 관련 직무에 가장 관심이 많았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노동 인구가 지난해 10월~12월 기간 389만 명에서 11월~1월 388만 명으로 약 9,400명 감소했다.
뤄 치퀑(Law Chi-kwong) 노동복지국 장관은 “비록 코비드19 4차 확산세가 최근 크게 완화되었지만, 경제 활동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단기적으로 고용시장이 좋지 않을 것이다”며 “과거 사스 사례를 비춰 볼 때, 실업률이 5% 미만으로 떨어지는데 최소 3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2004년 사스 여파로 홍콩 실업률이 8.5%까지 상승했고 5% 미만으로 다시 하락하는데 3년 이상이 걸렸다. 뤄 치퀑 장관은 경제회복과 고용시장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업자와 불완전취업자들을 돕기 위해 직원재훈련위원회(ERB)는 2019년 10월과 지난해 7월 두 차례 ‘Love Upgrading Special Scheme’를 실시했다. 지난해 말까지 약 3만 명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참여자들은 보안요원, 간병인, 바리스타 등이 되기 위해 직업 훈련을 받았다. 위원회는 지난 1월 3번째 프로그램을 시작했고 2만 명에게 직업 훈련의 기회를 제공했다.
홍콩사회복무연합회(Hong Kong Council of Social Service)의 피스 웡(Peace Wong) 책임자는 “저소득층 근로자에게 직업 훈련 교육 과정을 제공하는 것 외에도 고등교육을 이수한 사람들에게도 재취업을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람들이 직장 또는 직업을 바꿀 때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더 많은 진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 위클리 홍콩(http://www.weeklyhk.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