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예방접종을 받은 지 오랜 시간이 경과된 이들에 대한 추가 접종 관련 입장을 보류해 왔던 호주 백신자문그룹 ‘ATAGI’가 특별히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에게 세 번째 접종을 권장했다. 사진은 성명을 통해 부스터샷 관련 조언을 밝히는 ATAGI의 한 관계자.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백신자문그룹 ‘ATAGI’ 조언... 미-영국, 특정 계층 대상으로 추가 접종 제공
COVID-19 백신의 추가 접종에 대한 조언을 미뤄왔던 호주 백신 전문가 패널이 ‘심각하게 면역력 저하가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3차 접종을 권장했다. 추가 접종은 10월 둘째 주부터 자격이 있는 이들에게 시작됐다.
연방정부에 백신 관련 자문을 제공하는 ‘Australian Technical Advisory Group on Immunisation’(ATAGI)은 “특정 질환이 있거나 화학요법과 같은 면역억제 요법을 받고 있는 이들은 일반적으로 2회 투여받는 백신으로는 완전히 보호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 “이런 사람들의 경우 두 번째 접종 후 2~6개월 후 세 번째 접종을 받는 것이 좋다”고 권장했다.
ATAGI는 지난 8일(금) 내놓은 성명에서 “세 번째 접종은 가능한 한 일반 인구에 가깝도록 면역반응 수준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심각하게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의 경우, 세 번째 접종으로부터의 보호 수준은 여전히 일반 인구에 비해 낮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ATAGI는 면역력이 저하된 이들은 부스터샷을 맞은 후에도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위험 완화를 위한 규정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ATAGI의 이 같은 권고와 관련, 연방 보건부 그렉 헌트(Greg Hunt) 장관은 약 50만 명이 3차 접종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악성 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줄기세포 이식 환자, 면역체계를 약화시키는 치료를 받거나 특정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이들, 면역결핍증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이 포함된다.
다만 헌트 장관은 “경미한 수준으로 면역력이 낮아진 이들은 아직 추가 접종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ATAGI에 따르면 부스터샷으로는 화이자(Pfizer)와 모더나(Moderna) 백신이 선호된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백신도 이미 2회 접종받은 이들에게 부스터샷으로 사용될 수 있다.
일반 인구에 비해 훨씬 일찍 COVID-19 예방접종을 받은 의료 분야, 고령자 보호시설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추가 접종의 필요성이 부각되어 왔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하지만 현 단계에서 일반 인구를 대상으로 한 3차 접종은 아직 권장되지 않는다. 헌트 장관은 “일반 인구에 대한 부스터샷 여부는 이달 말쯤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가에서는
부스터샷 제공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세 번째 접종이 제공되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 바이든(Joe Biden) 대통령은 고령층에게 부스터샷을 권고하면서 본인도 세 번째 접종을 받았다.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고령자, 면역력이 떨어진 이들, 본연의 업무상 COVID-19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이들에게 추가 접종이 승인됐다. 영국은 50세 이상 연령이라면 추가 접종을 받을 자격이 있으며, 취약 계층과 일선 의료 종사자들도 그 대상에 포함된다. 백신접종률이 다른 국가에 비해 빠르게 높아졌던 이스라엘은 이제 실내 공공시설에 입장하는 이들에게 3차 접종 증명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 보건부 최고 의료책임자인 폴 켈리(Paul Kelly) 박사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백신의 효력이 약화된다는 해외에서의 연구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들은 “추가 접종이 COVID-19 감염 확산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켈리 박사는 “백신의 효능은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강력하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이와 관련, 야당 내각의 보건 책임자인 마크 버틀러(Mark Butler) 의원은 ATAGI의 조언에 앞서 현재 정부가 계획 중인 추가 접종 방안을 설명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부스터샷 캠페인은 이미 해외 국가들에서 진행 중이므로 호주 또한 시급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호주의 일반 인구보다 훨씬 먼저 CODVID-19 예방접종을 받은 일선 의료분야 종사자를 위한 추가 접종 계획은 있는 것인가?”라고 정부를 비난한 버틀러 의원은 “이는 현재 주요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반면 호주에서는 아직 추진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헌트 장관은 “국민들에게 추가 접종을 권장할 시기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ATAGI의 권고를 기다렸다”면서 “일반 인구에게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면 차질 없이 백신이 공급되도록 준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