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6년 전 세계 조세회피처를 폭넓고 심도 있게 담은 '파나마 페이퍼'(Panama Papers)로 주목을 받았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이번에는 비리 정치인-기업인들의 불법 자금을 이용한 해외 투자를 폭로하는 '판도라 페이퍼즈'(Pandora Papers)로 또 한 번 충격을 주고 있다. 사진 : 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가 폭로한 전 세계 유명 인사들의 해외 비밀계좌... ‘파나마 페이퍼’ 능가
해외 기업인들의 불법 자금, 역외 유령회사 통해 호주 농장-상업용 부동산에
타스마니아(Tasmania) 주의 주요 낙농장, 시드니 도심 요지의 아파트와 세계적 명성의 힐튼호텔을 포함한 호주 부동산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외국 유명 인사의 불법 자금에 의해 비밀리에 매입된 것이 드러났다.
이는 지난 10월 3일,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가 내놓은 ‘판도라 페이퍼’(Pandora Papers)를 통해 확인된 것으로, 이 자료는 전 세계 전-현직 대통령 등 35명의 국가 지도자, 100명이 넘는 억만장자, 유명 인사, 재계 지도자들의 해외 비밀계좌를 담은 총 2.9테라바이트(TB)의 방대한 문서 데이터이다.
ICIJ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호주 공영 ABC 방송이 ‘판도라 페이퍼’ 발표 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규모 호주 부동산을 매입한 이들은 중국 철강왕, 스리랑카의 정치 권력자이자 전 석유회사 경영자 등으로, 매입 자금은 모두 불투명한 기업 구조를 통해 나온 것이다.
방송에 따르면 호주의 각 부동산 구입 과정에는 여러 단계의 역외 트러스트 및 쉘 컴퍼니(shell company. 자산이나 사업 활동이 없이 이름만 존재하는 유령 회사)가 있어 실소유자를 추적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상당히 어려웠다. 특히 다른 국가와 달리 호주는 궁극적으로 자산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보여주는 등록부가 없다.
하지만 ABC 방송은 ‘판도라 페이퍼’의 약 1천200만 건에 달하는 재무 문건을 분석, 호주 부동산 구매 자금을 추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해외 자금이 비밀스럽게 호주로 유입, 부동산에 투자된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인 타스마니아(Tasmania) 서북부 지역의 한 농장. 이 지역 농장들은 한 가문이 여러 세대에 걸쳐 운영되어 왔으나 지난 수년 사이 이 전통이 크게 위협받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사진 : ABC 방송 'Four Corners' 프로그램 화면 캡쳐
■ 타스마니아 낙농장
타스마니아(Tasmania) 주 북서쪽 농장들 대부분은 여러 세대에 걸친 가족 운영 전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수년 사이, 이 지역 농장들이 해외 바이어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이런 전통이 위협받고 있다.
현지인들은 새로운 구매자가 누구인지, 그 자금 출처가 어디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 파일에는 총 100헥타르가 넘는 4개의 대규모 농장 배후에 해외 자금이 있다.
공공토지 기록에 따르면 2014년과 2019년 사이, 이 지역의 농장을 매입한 곳은 호주 회사인 ‘Dairy Partners Pty Ltd’와 ‘Redpa Dairy Partners Pty Ltd’이다.
하지만 ‘판도라 페이퍼’ 자료는 이 농장 구입 자금이 국제 석유생산회사 ‘Addax Petroleum’의 전 비상임 이사이자 주주였던 캐나다 국적의 스티븐 폴 더글라스 드 하인리히(Stephen Paul Douglas de Heinrich)에게서 나온 것임을 보여준다. 드 하인리히는 지난 1991년부터 2006년까지 ‘Addax Petroleum’의 모기업에서 자문위원으로 재임했다.
1990년대와 2000년대에 걸쳐 ‘Addax Petroleum’은 이라크, 서부 아프리카 등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에서 사업을 펼쳐 왔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에서 가장 큰 독립 석유생산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프랑스 법원은 2007년 2명의 ‘Addax Petroleum’ 경영진이 1990년대 후반 나이지리아에서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음을 알아냈다. 이중 한 명은 1999년부터 2000년대까지 나이지리아의 댄 에테(Dan Etete) 전 석유부 장관의 자금세탁을 도왔다는 혐의가 인정돼 유죄 판결을 받았다.
글로벌 석유회사와의 부패에 연루된 나이지리아의 전 석유 장관 댄 에테(Dan Etete). 그는 프랑스에서 자금세탁 사기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사진 : 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Reporting
당시 댄 에테 사건을 집중 추적한 인권단체 ‘Global Witness’의 조사관 바나비 페이스(Barnaby Pace)는 “댄 에테는 프랑스에서 자금세탁 사기로 유죄 판결을 받았는데, 이 돈은 ‘Addax Petroleum’의 자금이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바나비 페이스 조사관에 따르면 화석연료 산업은 나이지리아에서 거대한 부패 문제를 일으키거나 권력층의 부정을 도왔다. 그는 “이 때문에 나이지리아가 석유, 가스, 기타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음에도 국민들은 여전히 빈곤 속에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 하인리히는 당시 자금세탁 사건에 연루되지 않았으며 범죄 행위로 유죄 판결을 받지도 않았다. 또한 ‘Addax Petroleum’의 경영진에 포함된 임원도 아니었다.
2009년 드 하인리히는 석유회사를 70억 달러 이상 가격에 중국 정부 소유의 시노펙(Sinopec)에 매각해 큰 이익을 얻었다.
‘판도라 페이퍼즈’에 따르면 타스마니아의 낙농장을 구매하는 데 이용한 싱가포르 회사가 ‘Addax Petroleum’에 대한 하인리히 아버지의 개입’과 관련된 ‘본래 자금원’이다.
타스마니아의 농장을 구매하기 위한 수백만 달러는 매입 당시 설립된 호주 회사 ‘Dairy Partners’와 ‘Redpa Dairy’를 통해 호주 투자 명목으로 버무다(Bermuda)에 있는 신탁 기반에서 싱가포르 회사를 거쳐 호주로 들어왔다.
드 하인히리의 농장은 올해, 애초 구매 가격의 거의 두 배인 2,700만 달러에 이 지역민에게 되팔렸다.
■ 힐튼호텔의 배후
호주의 부동산을 보유하고자 불투명한 역외 신탁계좌를 이용한 인물도 있다. 시드니 도심(Central Business District), 수억 달러의 가치를 가진 상업용 부동산이 싱가포르 기반 회사인 ‘Bright Ruby Resources’에 은밀하게 매각됐다.
지난 2015년, ‘Bright Ruby Resources’는 조지 스트리트(George Street) 상에 자리한 시드니 힐튼호텔(Sydney Hilton Hotel on George Street)을 4억4,200만 달러에 매입했다. 이는 그 해, 호주 부동산 거래 가운데 최고 가격이었다.
타스마니아 농장은 호주 기반의 ‘Dairy Partners Pty Ltd’와 ‘Redpa Dairy Partners Pty Ltd’가 구매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그 배후에는 국제 석유회사 ‘Addax Petroleum’의 전 비상임 이사인 스티븐 폴 더글라스 드 하인리히(Stephen Paul Douglas de Heinrich)가 있다는 게 '판도라 페이퍼'를 통해 드러났다.
‘판도라 페이퍼’ 파일들은 ‘Bright Ruby Resources’, 그리고 이 회사의 실제 소유자이자 드러나지 않은 중국의 부패 기업인 두샹화(Du Shuanghua) 사이에 6단계의 회사 및 신탁이 있음을 폭로한다.
중국 철강 거물인 두샹화 설립의 ‘리자오 철강홀딩스 그룹’(Rizhao Steel Holding Group)은 중국 최대 민간 철강 제조회사 중 하나이다.
그가 호주인들의 이목을 끈 것은 지난 2010년, 호주 최대 철광석 회사이자 전 세계에서 두 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리오 틴토’(Rio Tinto) 경영진이 연루된 뇌물수수 및 간첩사건에 휘말리면서 이다.
당시 두샹화는 비공개 재판에서 리오 틴토의 임원 중 한 명에게 미화 900만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증언했다. 이로 인해 호주 국적의 스턴 후(Stern Hu)씨를 비롯해 리오 틴토 관계자 4명은 7년에서 14년 사이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두샹화는 기소되지 않았다. 동시에 그는 리오 틴토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중국 공산당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았다. 이번 ‘판도라 페이퍼’를 보면 두샹화는 당시 사건 이후 자신의 부를 해외에 숨겨두고자 역외 신탁과 법인을 설립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브라이트 루브 리소시즈(Bright Ruby Resources)’를 통해 자산을 관리했다. 이 회사의 시드니 상업용 부동산 구매는 두샹화가 2010년 이후 추진해온 주요 글로벌 투자 중 하나이다.
지난 2015년 해외 자금에 매각된 시드니 힐튼호텔(Sydney Hilton Hotel on George Street). 이를 매입하기 위해 지불한, 4억4,200만 달러라는 불투명한 자금의 배후에는 중국 철강 거물 두샹화(Du Shuanghua)가 있다. 사진 : Hilton Sydney
지난 2017년 만들어진 두샹화의 기업 구성도(corporate diagram)를 보면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British Virgin Islands)에 기반을 둔 4개 기업, 케이맨 제도(Cayman Islands. 영국 식민지로 자메이카 북서쪽의 섬들) 기반의 다른 기업 체인의 맨 하단에 ‘브라이트 루비 리소시즈’가 있다.
싱가포르 소재의 한 자산관리회사는 자체적으로 정리해 놓은 주요 인사의 리뷰에서 두샹화에 대해 ‘전 공산당 주석과 연계된 고위험 고객이자 PEP(politically exposed person. 정치적으로 노출된 인물)’로 분류했다.
두샹화가 줄을 갖고 있던 중국 공산당 최고 지도자는 후진타오(Hu Jintao)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후진타오는 국가 주석과 공산당 서기장 등 주요 공직에서 공식적으로 은퇴했지만 여전히 공산당 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 시드니의 럭셔리 아파트들
시드니 CBD에 있는 두 채의 럭셔리 아파트도 외국 자본에 매각된 부동산에 포함되어 있다.
지난 20년 이상 스리랑카 치고 권력을 유지해 온 가문의 티루쿠마르 나데산(Thirukumar Nadesan)-니루파마 라자팍사(Nirupama Rajapaksa) 부부도 수백만 달러의 예술품, 고급 아파트, 현금, 증권 및 기타 자산을 유지하고자 익명의 역외 신탁 및 유령회사(shell company)를 설립했다.
니루파마 라자팍사는 스리랑카 내각의 전 차관이자 지금은 최고 권력자가 된 고타바야 라자팍사(Gotabaya Rajapaksa) 대통령의 조카이다.
한때 중국에서 두 번째 부자 리스트에 오르기도 했던 철강 거물 두샹화(Du Shuanghua)는 호주 최대 광산기업 리오 틴토 경영진에 엄청난 뇌물을 제공한 바 있다. 사진은 '판도라 페이퍼'를 통해 리오 틴토가 중국 기업과의 지속적 거래가 드러났음을 보도한 ABC 방송 인터넷 페이지. 이미지 속 인물이 두샹화이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총리를 비롯해 재무부, 청년부, 내무부 장관직도 자기 가문 사람을 앉히는 등 권력의 중앙집권화를 만듦으로써 스리랑카 민권운동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인물이다.
나루파마 라자팍사의 남편이자 부동산 기업가 티루쿠마르 나데산은 지난 2016년 국비 170만 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자신에 대한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판도라 페이퍼즈’는 이들 부부가 지난 1990년 후반, 시드니 헤이마켓(Haymarket)에 있는 48층의 주거용 타워 ‘The Peak’의 고급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사모아(Samoa)에 등록된 ‘Chalan Oil Exploration’라는 회사를 이용했음을 보여준다.
‘Chalan Oil Exploration’는 궁극적으로 이들 부부의 자녀를 위해 만들어진 신탁회사 소유로, 영국의 부동산을 은밀히 구입하는 데에도 이용됐다. 2011년 입수된 한 전자메일을 보면, 나데산-라자팍사 부부의 자산은 미화 1억6천만 달러(호주화 약 2억1,900만 달러) 이상이다.
개발도상국에 자금을 지원해 온 호주는 지난 2019-20 회계연도, 스리랑카에 2,810만 달러를 직접 제공했다. 이중 거의 절반은 ‘효율적 정부 통치’(effective governance)를 구축하는 데 사용하라는 명목이었다.
■ ‘검은돈’의 실체, 드러나지 않는 인물들
전문가들은 부패 정치인이나 기업인, 불법적으로 금융을 이용하려는 이들에게 호주가 점점 더 매력적인 장소로 이용되고 있음을 경고한다.
워싱턴 기반의 불법 자금 흐름, 부패, 돈 세탁에 초점을 둔 싱크탱크 ‘Global Financial Integrity’(GFI)의 정책 책임자인 라크시미 쿠마르(Lakshmi Kumar) 국장은 불투명한 기업 구조로 인한 불법 자금이 부동산 가격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고급 부동산 시장에서 사람들을 효과적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스리랑카 최고 권력자 가문의 티루쿠마르 나데산(Thirukumar Nadesan)-니루파마 라자팍사(Nirupama Rajapaksa) 부부. 이들은 시드니 헤이마켓(Haymarket)에 있는 48층의 주거용 타워 ‘The Peak’의 고급 아파트를 구매하고자 사모아(Samoa)에 등록된 ‘Chalan Oil Exploration’라는 회사를 이용했다. 사진 : ABC 방송 'Four Corners' 프로그램 화면 캡쳐
그러면서 쿠마르 국장은 호주가 영국이나 미국 등 동맹국들의 정책을 따르지 않음을 우려했다. 이들 국가는 기업 배후에 있는 실소유자(Ultimate Beneficial Owner. UBOs)를 밝히기 위해 등록부 시스템을 구축했다. 불법 자금을 차단하기 위한 이 조치는 점차 더 많은 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다.
쿠마르 국장은 “이런 제도가 없으면 자산을 감추려는 이들이 호주를 이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녹색당의 피터 위시-윌슨(Peter Whish-Wilson) 연방 상원의원은 호주의 관련법이 충분히 강력하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
위시-윌슨 의원은 “현재 호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는 불법 자금은 수십 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하면서 “이 ‘더러운 돈’으로 인해 호주 주택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이는 평균 소득을 올리는 호주인들로 하여금 ‘내집 마련’을 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시-윌슨 의원은 지난해 상원 조사에서 정부의 관리감독에 주요 빈틈이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상원의 조사보고서는 “재무부가 호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를 적절하게 규제할 수 있는 충분한 지식, 경험 및 정보관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지에 의문이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무부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oreign Investment Review Board. FIRB)는 호주에 투자되는 자금의 배후를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FIRB의 데이빗 어바인(David Irvine) 의장은 지난해 상원 조사를 위한 청문회에서, 지난 2016년 ICIJ가 ‘파나마 페이퍼’(Panama Papers)를 통해 전 세계 조세 회피처를 폭로했을 때, 켈리 오드와이어(Kelly O'Dwyer) 연방 재무부 부장관이 기업 실소유자 등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음을 상기시켰다.
당시 오드와이어 부장관은 “기업 소유자를 등록하도록 함으로써 불법 또는 사기 행위를 용이하게 감사할 수 있다”며 “불법자금 흐름을 차단하는 것이 쉬워질 뿐 아니라 조세회피를 막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었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호주는 UBO(Ultimate Beneficial Owner) 등록을 시행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 조시 프라이덴버그(Josh Frydenberg) 재무장관은 호주의 사업자 등록부를 통합하고자 4억8천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대화 작업은 호주의 기존 사업자 등록 운용성을 크게 개선하고 효율적인 소유권 등록부 개발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무부 대변인은 정부가 자금세탁 및 테러 방지를 위한 체계를 개혁하고자 단계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녹색당 소속의 피터 위시-윌슨(Peter Whish-Wilson) 연방 상원 의원. 그는 “현재 호주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 들어오는 해외 불법자금은 수십 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것이 호주 부동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 : ABC 방송 'Four Corners' 프로그램 화면 캡쳐
▲ 판도라 페이퍼즈는?
뉴역타임즈(The New York Times), 워싱턴 포스트(WP), BBC 등이 포함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 117개국 언론인 600여 명이 참여해 전 세계 14개 금융회사로부터 유출된 1190만여 건의 문서, 이미지, 전자메일, 스프레드시트를 토대로 작성한 역대 최대 탈세 폭로 문건이자 가장 광범위한 금융 기밀문서이다. 그 데이터 규모만도 2.9테라바이트(terabyte)에 달한다. 유출된 지료는 대부분 1996년부터 2020년 사이의 내용이다.
문건에는 압둘라 2세(Abdullah II bin Al-Hussein) 요르단 국왕, 토니 블레어(Tony Blair) 전 영국 총리와 그의 아내인 셰리 블레어(Cherie Blair), 안드레이 바비시(Andrej Babis) 체코 총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Volodymyr Zelensky) 우크라이나 대통령, 우후루 케냐타(Uhuru Kenyatta)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Guillermo Lasso) 에콰도르 대통령 등 전 세계 35명의 국가 지도자와 90개국 336명의 정치인 및 고위 관리들의 이름이 들어 있다.
포브스(Forbes)지에 등록된 억만장자 90여명의 해외계좌 및 거래내역도 담겨 있으며 연예-스포츠계 인사들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다. 터키 건설업계 거물 에르만 일리카크(Erman Ilicak), 소프트웨어 업체인 ‘레이놀즈 앤드 레이놀즈’(Reynolds & Reynolds)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로버트 브로크만(Robert T. Brockman), 콜롬비아 출신 가수 샤키라(Shakira Isabel Mebarak Ripoll), 독일 슈퍼모델 클라우디아 쉬퍼(Claudia Schiffer), 인도 크리켓 유명 선수 사친 텐둘카르(Sachin Tendulkar)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ICIJ는 판도라 페이퍼를 발표하면서 문서의 출처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판도라 페이퍼 자료를 기반으로 ICIJ가 추정한 역외(자금이 만들어진 국가 이외의 지역) 자금은 5조6천억 달러에서 32조 달러 사이이다.
▲ ICIJ는?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nternational Consortium of Investigative Journalists. ICIJ)는 전 세계 124개국 언론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전 세계 수백 명의 기자가 참여하는 비영리 탐사보도 기관이다. 비영리 연구기관인 ‘Center for Public Integrity’(공공청렴센터)의 하부조직으로, 미국 워싱턴 DC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현재 ICIJ의 사무국장은 호주 저널리스트 제러드 라일 (Gerard Ryle) 기자가 맡고 있으며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BBC 방송, 가디언(The Guardian)을 비롯해 호주에서는 ABC 방송, 한국의 미디어로는 ‘Korea Center for Investigative Journalism’(뉴스타파)가 참여하고 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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