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가 이민 신청자의 ‘성격’을 이유로 비자를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권한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진은 지역구 유권자 모임에서의 호크(Alex Hawke) 이민부 장관. 사진 : Alex Hawke 의원 사무실에서 업로드 한 유투브 동영상 캡쳐
호주 이민 신청자의 ‘성격’ 이유로 이민비자 발급 거부 또는 취소 재량권 모색
2019년 상원에서 부결... 현재 정부의 비자취소 권한은 ‘12개월 이상 징역형’에만
연방정부가 이민 신청자의 ‘성격’을 이유로 비자를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권한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10월 19일(화) A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중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에 대해 비자발급을 거부하거나 취소할 수 있는 이민 심사에서의 인성 또는 성격 검사인 ‘character test’를 강화하는 수정 법안이 곧 상원의회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은 지난 2019년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정부에서 상원의회 통과를 시도했으나 노동당 소속 상원의원들의 지지를 얻지 못해 부결된 바 있다.
수정안은 폭력 또는 성폭행 범죄와 같이 최소 2년 이상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지정된 범죄’(designated offence)로 유죄 판결을 받은 비호주시민의 경우 형량에 관계 없이 정부 재량에 따라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정부가 비자를 취소 또는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은 ‘12개월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은 경우’에만 가능하다.
정부는 이번 수정 법안과 관련해 비자가 취소되어야 하는 이들이 유죄 탄원으로 징역형을 삭감받거나 의무적인 비자 취소 기준을 피하고자 형량을 감해준 판결 등의 조치로 호주에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연방 이민부 알렉스 호크(Alex Hawke) 장관은 “현행법은 지역사회에 위협이 되는 사람에게 호주에 합법적으로 머물 수 있도록 하는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호크 장관은 2년 전 상원에서 노동당 의원들의 반대를 의식, “앤서니 알바니스 대표(Anthony Albanese. 현 호주 노동당 당대표)는 지역사회 안전을 위해 이 새로운 법안을 지지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모든 호주인들에게 (노동당이) 왜 반대하는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민 심사에서 인성 검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정부 이민법 수정 법안 상정에 대해 야당 내각 이민부 담당 크리스티나 케닐리(Kristina Keneally) 의원은 일부 사람들이 의도치 않게 피해를 보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호주 미디어들과 인터뷰 중인 크리스티나 케닐리 의원. 사진 : ABC 방송 뉴스 화면 캡쳐
현재 노동당은 정부가 제안한 이 수정 법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야당(노동당) 내각의 이민부를 담당하는 크리스티나 케닐리(Kristina Keneally) 의원은 예전에 낮은 수준의 범죄를 저질렀던 이들이 의도치 않게 이 법에 의해 추방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뉴질랜드 자신다 아던(Jacinda Ardern) 총리도 이 법을 적용해 NZ 시민이 호주에서 추방되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촉구한 바 있다. 케닐리 의원은 (만약 수정 법안이 상원에서 승인되더라도) 이전에 저지른 범죄까지 소급해 적용하는 내용을 법안에서 삭세하고 또 뉴질랜드 시민에 대한 추가 고려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런 한편 정부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정부 결정(비자취소나 거부 등)에 항소하는 경우 정부가 쉽게 패소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이민부 장관 또는 장관 대리인은 ‘성격’ 또는 ‘인성’을 이유로 비자를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해당자는 이에 항소할 수 있다.
과거, 피터 더튼(Peter Dutton) 내무부 장관은 2살 때부터 호주에서 살았던 살인범 프레드릭 체큐티(Frederick Chetcuti)를 추방하려 했으나 이 결정은 법원에서 번복된 바 있다.
더튼 전 내무부 장관은 73세 몰타 남성의 비자를 취소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자가 이에 반발해 항소했고, 법원은 ‘당시 장관이 이 사건을 11분 이상 검토했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부 결정을 번복시켰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