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 드샌티스, 디즈니 특별 지구 과세 혜택 박탈 법안에 서명
주지사 주도 아래 만들어진 이 법안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주 의회 상원과 하원에서 20일과 21일에 각각 통과했고, 다음날 주지사가 서명하는 등 일사천리로 처리됐다. 새 법은 디즈니의 독자적인 행정구역을 겨냥, 1968년 11월 5일 이전에 지정된 특별 과세 구역인 리디 크릭 지구 지정법을 해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법 발효 시기는 내년 6월이다. '게이라고 말하지 말라' 법 반대 대열에 디즈니도 합세 이같은 결과는 디즈니가 최근 교육과 관련한 드샌티스의 정책에 이견을 보이면서 나왔다. 지난달 28일 드샌티스 주지사가 지지하는 '교육에서 학부모 권리(Parental Rights in Education)' 법안으로 명명된 '하원법안 1557호'가 통과됐다. 이 법은 유치원부터 3학년까지 교실에서 성 소수자들에 대한 토론이나 교육을 하지 못하게 하는 대신, 학교는 자녀들이 성 소수자(LGBTQ)라는 사실을 부모들에게 통지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비판자들은 이 법안이 교실에서 LGBTQ에 대해 말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게이라고 하지 말라(Don't say gay)'라는 별칭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법이 의회를 통과하자마자 주 민주당원은 물론 할리우드 유명인사들, 조 바이든 대통령까지 비판을 가했다. 여기에 디즈니도 가세했다. 디즈니는 처음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직원들이 회사의 침묵에 단체로 항의하자 밥 체이펙 최고경영자(CEO)는 새 교육법안이 인권을 침해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게다가 체이펙은 정치자금 기부를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세계적인 관광지로 지역 경제의 '큰 손'인 디즈니는 수 십 년 동안 주 의원들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으며, 현재 주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공화당 의원들의 주요 정치자금 기부자이기도 하다. 디즈니가 정치 기부금 중단을 들먹이자, 공화당 출신인 드샌티스는 바로 디즈니에 대한 '특혜 종식'을 선언했다. 주지사의 선언은 주 하원의원의 행보에 뒤이어 나왔다. 스펜서 로치(공화) 의원은 디즈니가 '리디 크릭 개선지구(Reedy Creek Improvement District 이하 RCID)'를 통해 독자적인 행정구역을 설립할 수 있도록 1968년에 허용한 주법을 폐지하기 위해 주 의원들이 두차례 만났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위기감을 느낀 디즈니는 6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렌지 카운티 남서부에 위치한 플라밍고 크로싱 타운 센터 근처의 80에이커 부지에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단지 개발 계획을 발표, 상황을 타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드샌티스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주 의회를 통과한 법안에 서명함으로써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켰다. '주택단지 개발'로 드샌티스 달랬으나... 이번에 문제가 된 리디 크릭 지구는 디즈니 관할 구역이자 특별 과세 구역이다. 1960년대 월트 디즈니는 캘리포니아주 디즈니랜드가 성공하자, 또다른 공원 건설을 목표로 플로리다에 눈길을 돌렸다. 디즈니랜드 주변의 번잡함에 불만을 품었던 월트 디즈니는 플로리다 올랜도 남서부 지역에서 '비밀리에' 넓은 부지들을 헐값으로 사들였고, 이곳에 '환상의 도시'를 건설할 야망을 품었다. 1967년 주 의회는 디즈니 소유지에 대한 전례 없는 자치권을 부여했다. 이 특혜를 통해 디즈니는 지역 개발을 위한 면세 채권을 발행하고 토지 이용과 환경 보호를 규제하며 소방, 경찰 및 기타 필수적인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는 권한을 얻었다. 리디 크릭 지구의 크기는 오렌지 카운티와 오시올라 카운티의 외곽 경계에 걸쳐 2만 5천에이커(39평방 마일)에 달한다. 리디 크릭 지구는 이전에도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었다. 이 지구는 1990년에 저소득 주택개발 계획을 가진 기관과 6개 카운티 지역의 정부 신청자에 대해 5700만 달러의 비과세 국채를 배정받았다. 당시 한 정치인은 리디 크릭의 국채 사용을 금지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또다른 정치인은 리디 크릭의 영향력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다. 리디 그릭 지구는 정치권에서 애증 거리가 돼 온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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