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 리포트] 인력난 해소에 전력 투구… 임금인상에 직원 복리 후생에도 눈 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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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3월 디즈니월드가 잠정 폐쇄에 들어가기 이틀전에 관광객들이 애니몰 킹덤에 몰려들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올랜도=코리아위클리) 김명곤 기자 = 미국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올랜도의 테마파크가 여름철 성수기를 맞고 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통제가 상당 부분 풀림에 따라 올해 여름에는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디즈니, 유니버설, 시월드 등은 모두 최근 몇 달 동안 관광객들이 대거 테마파크로 돌아오면서 기록적인 분기별 수익을 올렸다. 그러나 올랜도의 명소들이 소문난 만큼의 높은 서비스 수준을 유지할 인력이 태부족한 바람에 관광객들에겐 짜증나는 휴가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터내셔널테마파크서비스 CEO인 데니스 스피겔에 따르면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월트디즈니월드, 유니버설, 시월드는 필요 인력의 약 85%에서 90%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당시 디즈니의 직원수는 약 7만7000명이었고 유니버설은 2만7000명이었다. 시월드는 4300명의 정규직과 1만1000명의 파트타임 직원을 두고 있었다.

하지만 2020년 3월 팬데믹 이후 수 만 명이 해고되었고, 지난해 상당수가 복귀했으나 인력난은 계속되고 있다.

올랜도경제파트너십(OEP) 관계 자료에 따르면 4월 기준 디즈니는 5만8478명, 유니버설은 2만6000명이 일하고 있다. 최근 관람객이 크게 늘고 있는 시월드는 4929명의 직원을 두고 있지만, 부족한 파트타임 및 계절 근무자들을 충원하는데 쩔쩔 매고 있다.

익명의 디즈니 대변인은 5월 27일 현재 디즈니는 7만 명의 직원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약 1만명의 부족한 인력때문에 여름나기가 두려운 상황이다.

쫄아든 노동시장… 레스토랑 직원 30~40% 부족

전문가들은 인력이 약간 부족한 상황조차도 공원 운영과 직원들의 사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국내 여행객과 해외 관광객의 귀환으로 팬데믹 이전 수치와 맞먹을 정로로 몰리면 미충원 일자리의 비중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스콧 스미스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관광경영학 부교수는 최근 <올랜도센티널>과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분수령이다. 잘 대처한다면 이번 여름은 멋진 여름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재앙적인 여름이 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디즈니의 CEO 밥 채펙은 지난 2월 기록적인 수익을 올린 사실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약 85%의 직원들이 돌아왔다. 직원들을 끌어오거나 붙잡아 두는 것이 그리 큰 이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디즈니가 고객수를 제한해야 할 정도로 접대와 식음료 직원을 충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디즈니는 '임금 인상'과 '긴축된 노동시장' 사이에서 씨름하고 있다.

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의 임원들은 최근 몇 달 동안 직원 부족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는 해결 방안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시월드의 CEO인 마크 스완슨은 시월드가 기록적인 수익 속에서 최근 '직원 및 임금 문제'에 직면하고 있음을 인정하고 직원 부족으로 일부 공원 운영을 줄여야 했다고 말했다.

스완슨은 "직원들을 끌거나 머물도록 하는 것은 항상 임금이 아니다"라면서 인플레이션을 감안해 인건비를 늘이고 복지후생 확대 방안도 모색하고 있고, 해외에서 인력을 들여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애슐리 챔버스 플로리다주 식당 및 숙박 협회(FRLA)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중앙플로리다의 식당과 호텔 전반에 걸쳐 인력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레스토랑은 직원이 30~40%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올랜도 경제파트너십협회(OEP)에 따르면 3월 현재 올랜도 지역의 레저 및 접대업(숙박 및 요식업)에 약 25만3600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어 지역 산업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 분야의 일자리는 주 전체에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플로리다 경제기회부(FDEO)에 따르면 올해 4월 전년도 같은 기간 대비 15만2300개의 레저 및 접대업 일자리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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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20년 3월 디즈니월드가 잠정 폐쇄에 들어가기 이틀전 관광객들이 엡캇 센터로 몰려들고 있다. ⓒ 코리아위클리
 
테마파크 노조 "지금은 변화가 필요한 시점"

제러미 하이킨 유나이트 히어 로컬 737(Unite Here Local 737) 노조 위원장은 디즈니의 전체 하우스키핑 및 식음료 인력이 거의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총 1만8099명의 멤버를 보유했던 로컬 737은 현재 1만7691명의 멤버를 두고 있다.

그는 "이 데이터는 이직한 직원들의 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이직률은 코로나 전염병 발생 이전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로컬 737 노조의 자료에 따르면 공원 재개장 이후 최소 5천명의 직원이 새로 채용되었다.

하이킨 노조 위원장은 급료 문제가 높은 이직률의 주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018년에 역사적인 인상 협상에 성공해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를 받아내는데 성공했지만, 인플레이션과 상승하는 주택 비용으로 이러한 이득은 상쇄되고 말았다.

익명의 디즈니 대변인은 특정 직위의 시간당 초임은 21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약 4만1000명의 디즈니 노동자들을 멤버로 두고 있는 서비스무역협회연합(STCU)은 올해 임금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노동조합 지도부는 임금과 복리후생비 인상이 우선 협상 순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노조의 또 다른 연맹사로 디즈니의 명소와 청소관리직 직원들을 주 멤버로 두고 있는 유나이트 히어 로컬 362(Unity Here Local 362)의 에릭 클린턴 위원장은 2019년 여름 이후 정규직과 시간제 근로자 수가 750명 증가해 총 8500명 정도가 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디즈니 리조트가 제대로 돌아가게 하려면 500명에서 1000명 정도의 직원들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클린턴 위원장은 리조트가 바빠짐에 따라 초과 근무자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 리조트는 지난 6월 디즈니 칼리지 프로그램에 따라 인턴들이 일을 하게 되고 8월부터 시작되는 외국인 근로자들의 단계적 복귀에도 불구하고 더 많은 직원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전언이다.

그는 "회사가 많은 사람들을 고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수요를 따라잡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하고 "노조 멤버로 일한 20년 동안 디즈니에서 직원 부족과 높은 이직률을 목격했는데, 현재 고용 상황은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말했다.

'임금인상’이 전부는 아니다… "복리후생 개선 고려해야"

스피겔은 테마파크 산업 전반에 걸친 인력 부족은 2023년 또는 그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지만, 이 전망은 올 여름 시즌이 어떻게 진행될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 동안 디즈니와 유니버셜 등 올랜도의 테마파크들은 채용 박람회를 열고 특정 직위에 대해 1000달러 이상의 보너스를 제공한다고 광고하는 등 활발하게 직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스미스 교수는 신규 근로자를 유치하고 기존 근로자를 유지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큰 조치는 임금 인상과 복리후생 개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스피겔은 일반적으로 테마파크 운영비의 40~50%를 차지하는 직원 임금을 인상하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의 시다 포인트(Cedar Point)공원이 인상 후 1년도 안 돼 초임을 시간당 20달러에서 15달러로 낮춰야 할 때처럼 기업들이 무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요즘 테마파크 근로자들은 또한 더 나은 복리후생, 건강한 근무환경, 개선된 일과 삶의 균형을 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해 출판된 센트럴플로리다대학(UCF)의 연구는 전국의 호텔 종업원들이 이러한 면들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만약 회사측이 직원들의 불만을 무시한다면 "장기적인 노동 공급 부족에 직면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9년 동안 디즈니의 관광지와 호텔 운영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스미스 교수는 테마파크가 제공할 수 있는 또다른 혜택 중 하나는 저렴한 직원용 주택이라고 는 말했다. 디즈니와 유니버설은 최근 몇 달 동안 저렴한 주택 개발을 위한 예비 계획을 발표했다.

스미스는 올해 초 테네시 테마파크 돌리우드(Dollywood)가 발표한 것과 같은 포괄적인 무료 등록금 프로그램 제공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즈니는 자격이 있는 직원들에게 교육 혜택을 미리 제공하는 유일한 올랜도 테마파크이다. 유니버설과 시월드는 등록금 보조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스미스는 "디즈니나 유니버설과 같은 기업들은 (직원들을 끌기 위한) 정말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다. 매년 기록적인 수익을 올리고 재무 실적이 얼마나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라면서 "그들은 정말 멈춰 서서 근로자들을 어떻게 돌볼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현재 시행하고 있는) 혜택들은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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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즈니월드 입구 모습. ⓒ 코리아위클리
 
서비스 자동화로 눈 돌리는 테마파크… 미래는?

전문가들은 추후 수년 동안 테마파크 산업이 고용 격차를 메우기 위해 점점 더 자동화에 의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것은 팬데믹 기간 동안 널리 퍼진 호텔의 모바일 체크인처럼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고, 식스 플랙스(Six Flags) 회사가 올해 초 선별된 공원에서 테스트를 시작한 로봇 경비원처럼 미래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스피겔은 업계에서 (자동화가) 큰 인기를 끌기까지는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미스 교수는 자동화가 기존 인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일자리를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사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급여 및 복리후생비 증가와 함께 자동화는 접대 서비스 분야가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가능한 도구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화는 (테마파크) 산업을 위한 시대적 요청이다"라면서 "우리의 테마파크 산업이 위험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고려해볼 사안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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