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16→24위로 하락, 북한 165위로 최하위 수준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이스랜드, 스웨덴 등 최상위
캐나다가 자유도가 높은 편이지만 대만이나 우르과이보다는 낮은 자유도 순위를 보였다.
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의 부설 경제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1일(현지시간) 발표한 '민주주의 지수 2022'(Democracy Incex 2022)에서 캐나다는 8.88점으로 12위에 그쳤다. 작년과 같은 순위다.
상위 10위권에는 노르웨이, 뉴질랜드, 아이스랜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일랜드, 네덜란드 등 북유럽과 서유럽 선진국 등이 포진했으며, 10위는 대만이 차지했다. 11위는 우르과이가 캐나다보다 한 단계 위의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조사에서 8.03점으로 작년의 16위에서 무려 8계단이나 하락한 24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작년에 일본은 17위로 한국보다 한 계단 아래였지만, 이번에 16위로 한국의 자리를 빼앗으며 한국이 하락한 8계단 높아졌다.
독일은 14위, 영국은 18위, 오스트리아는 20, 프랑스는 22위 등이었다. 미국은 한국보다 낮은 30위였으며, 러시아는 146위, 중국은 156위, 북한은 165위였다.
각 항목별로 볼 때 캐나다는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10점 만점 ▲ 정부 기능 8.57점 ▲ 정치 참여 8.89점 ▲ 정치 문화 8.13점 ▲ 국민 자유 8.82점을 얻었다. 1년 전과 비교해 '정부 기능' 영역 평가가 0.36점 상승했지만, '국민 자유' 에서 하락 폭이 0.3점이 하락해 전체 점수에서 0.01점이 올랐다.
EIU는 캐나다와 관련해 캐나다는 역사적으로 안정되고, 민주주의 정부로 인해 높은 점수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빠른 시간 내에 각종 검역 통제를 빠르게 푼 것이 높은 점수로 반영됐다. 그러나 캐나다가 국민 자유에 있어 작년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은 것에는 트럭 운전자의 차량 시위에 긴급조치를 발령한 것이 작용했다. 또 원주민 기숙 학교 등에 대한 부분도 부정적으로 보였다.
한국은 ▲ 선거 과정과 다원주의 9.58점 ▲ 정부 기능 8.57점 ▲ 정치 참여 7.22점 ▲ 정치 문화 6.25점 ▲ 국민 자유 8.53점을 얻었다. 특히 1년 전보다 '국민 자유' 영역 평가가 0.59점 상승했지만, '정치 문화'에서 하락 폭이 1.25점이나 되는 바람에 전체 평균 점수가 내려갔다.
EIU는 한국과 관련해 "수년간의 대립적인 정당 정치가 한국의 민주주의에 타격을 줬다"며 "정치에 대한 이분법적 해석이 합의와 타협의 공간을 위축시키고 정책 입안을 마비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인들은 합의를 모색하고 시민의 삶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라이벌 정치인들을 쓰러뜨리는 데에 정치적 에너지를 쏟는다"고 꼬집었다.
EIU는 "대중들이 갈수록 민주 정치에 환멸을 느끼고, 공직자들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서 민주주의 지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정치적 제약에 방해를 받지 않는 강한 지도자의 통치에 대한 지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IU는 2006년부터 167개 국가를 대상으로 5개 영역을 평가해 민주주의 발전 수준 점수를 산출해왔다. 이를 토대로 8점이 넘는 국가는 '완전한 민주국가', 6점 초과∼8점 이하는 '결함 있는 민주국가', 4점 초과∼6점 이하는 '민주·권위주의 혼합형 체제', 4점 미만은 '권위주의 체제' 등 4단계로 구분한다.
캐나다는 여전히 완전한 민주국가 자리를 지켰다. 한국은 겨우 완전한 민주국가에 턱걸이를 했다. 미국은 7.85점으로 결함있는 민주국가에 속했다. 미국(7.85점)은 작년보다 4계단 내려간 30위였다. 미국은 2006∼2015년 '완전한 민주국가' 명단에 있다가 버락 오바마 전 정부 말기인 2016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4년 임기 내내 '결함 있는 민주국가'로 분류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에도 평가가 하락세다.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