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5개월간 50만 건 늘어... 정부 콜센터 운영 예산 20배 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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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지난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자살을 예방하기 위한 상담 전화 '988'의 활용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국립자살방지라이프라인(National Suicide Prevention Lifeline)'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이 시행에 들어간 후 5개월 동안 이 번호로 걸려 온 상담 전화와 문자가 170만 건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988' 번호를 사용하기 전에는 미국의 일반 전화번호와 마찬가지로 10자리 전화번호 800-273-8255가 사용됐었다.

988번호는 10자리 번호로 5개월 동안 접수된 상담 건수보다 거의 50만 건이나 더 많았다.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바이브런트정신건강(Vibrant Emotional Health)'의 킴벌리 윌리엄스 회장은 이런 상담 문의 증가는 더 많은 사람이 이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고 또 이에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새 번호로 자살 예방 전화 상담을 시행한 뒤 사용자 수가 늘었을 뿐 아니라, 실제로 상담 응답도 이전보다 더 향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약물남용·정신보건청(SAMHSA)'에 따르면 지난해 11월과 이전 해 11월의 응답 건수에서 크게 차이가 났다. 새 번호 시행 후인 지난해 11월의 상담 신청 응답 건수는 작년 동기간보다 15만 건 이상 늘어났다.

대기 시간도 크게 짧아졌다. 2021년 11월에 상담을 받기 위해서는 3분 가까운 시간을 대기해야 했었는데, 지난해 11월에는 36초로 크게 단축됐다. '약물남용·정신보건청'의 존 팔미에리 박사는 "생명을 살리는 이 서비스에 사람들이 더 빨리 연결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 서비스에서 대화(chat), 그리고 문자(text) 서비스의 역할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한 달의 자료를 보면 대화와 문자 집계 건수는 각각 약 7만2천 건, 5만3천 건으로 전화 통화 22만 건 보다는 많지 않다.

팔미레이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화, 그리고 문자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특히나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소통 방식은 전화보다 문자 서비스 등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상담 서비스에서 대화나 문자 응답률은 98%, 그리고 99%로 거의 모든 연락에 응답이 이뤄지고 있다.

자살 예상 전화 상담 서비스 번호가 10자리에서 988로 단축된 것은 지난 2019년부터 였다. 당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응급 전화번호인 911처럼 외우기 쉽고, 빠른 통화를 위해서는 단축 번호를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전국적으로 200개가 넘는 상담 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이 번호로 연락을 취하게 되면 발신자의 지역 번호를 추적해 가장 가까운 콜센터로 연결해준다. 이 번호로 연락하는 것은 무료다.

콜센터 운영을 위해서 바이든 행정부는 기존 2400만 달러의 약 20배에 달하는 4억3천200만 달러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밖에도 각 주 의회는 988 상담 서비스 지원을 위한 법안을 통과시키고 있다.

한편 지난 2021년 미국의 자살 사망자는 약 4만76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앞선 지난 2020년의 약 4만 6천 명에서 소폭 증가한 수치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자살률은 지난 2000년에서 2020년 사이 30%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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