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 열대성 전염병인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면서 올해만 사망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
2일(현지시간) 다카 트리뷴 등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보건 서비스국은 전날 오전 기준 뎅기열 확진자가 올해만 20만명을 넘었으며 사망자는 1천6명이라고 밝혔다. 사망자 중에는 15세 이하 아동도 112명이나 되었다.
뎅기열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해 28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진작 이를 훌쩍 넘어섰다. 현지 보건 당국 관계자는 올해 뎅기열 사망자 수가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망한 사람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고 AFP에 전하였다.
뎅기열 바이러스는 주로 모기에 의해 옮겨지며 뎅기열에 걸리면 고열과 두통, 구토, 근육통, 백혈구감소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보통 1주일 정도 지나면 호전되지만, 백신이나 치료제는 따로 없다.
전문가들은 올해 유독 뎅기열이 기승을 부리는 이유에 대해 몬순(우기)이 시작되기 전인 4월부터 많은 비가 내렸고, 정작 우기에는 비가 안 내리면서 기온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라고하였다.
뎅기열을 주로 옮기는 숲모기는 비가 많이 올 때는 번식하지 못하다가 우기가 지나면 고인 물에서 알을 낳는다. 올해는 비가 일찍부터 내렸고 그 뒤로는 들쭉날쭉 내리면서 모기가 계속해서 번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개체수가 비정상적으로 많아진 것이다.
이 때문에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뎅기열과 지카, 치쿤구니야, 황열병 등 모기를 매개체로 하는 바이러스들이 기후변화 때문에 더 빠르고 더 멀리 번지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하였다.
여기에 방글라데시의 부실한 의료 시스템으로 환자들에 대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많은 사망자가 나온다는 주장도 있다.
방글라데시의 전염병학 질병통제연구소의 무슈타크 호세인 박사는 보건 당국이 뎅기열 발병을 일시적인 문제로 치부하며 너무 근시안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지역사회가 동참한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https://www.yna.co.kr/view/AKR20231002037200104?sectio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