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 이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예술 작품으로 제시하는 한국-호주 듀오작가 배원아-찰리 로울러(Charlie Lawler)씨의 이색적인 전시회(‘Field of Vision: Wona Bae and Charlie Lawler’)가 시드니 한국문화원 전시실에서 개막됐다. 사진 : 시드니 한국문화원
‘Field of Vision: Wona Bae and Charlie Lawler’... 기후변화에서 받은 영감 표현
올해 설을 이틀 앞둔 지난 2월 8일(목), 시드니 한국문화원(원장 김지희. 이하 ‘문화원’)이 올해 첫 문화 이벤트로 ‘환경’ 주제의 색다른 전시회를 마련했다. 오는 3월 6일(수)까지 문화원 전시실에서 열리는 ‘Field of Vision: Wona Bae and Charlie Lawler’가 그것이다.
한국에서 태어난 배원아 작가와 호주 출신 찰리 로울러(Charlie Lawler)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해 이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환경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사진, 비디오, 사운드, 설치 및 조각 작업 위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듀오이다.
이번 전시에서 두 작가는 그들의 지속된 탐구 결과를 소개하며, 주요 작품으로 지의류의 질감과 패턴을 포착한 대형 사진 24점을 선보인다. 이 작업은 호주와 한국 여러 곳에서 촬영된 지의류의 형태를 확대, 왜곡하여 미생물의 모든 세부 사항을 볼 수 있도록 흑백의 대형 사진으로 구성했다. 지의류는 조류와 균류 사이의 독특한 공생 관계로 살며, 적절한 조건 속에서 환경 상태를 보여주는 효과적인 생물지표가 된다.
대형 사진 외에 지의류의 다양한 패턴을 숯, 애쉬, 합성고분자 물감을 사용해 아름답게 표현한 페인팅 시리즈, 취약한 고산 지형과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연구에서 받은 영감을 표현한 숯 조각 작품 및 비디오 신작 등도 소개된다.
지난 2월 8일 열린 전시회 개막식에는 배원아, 찰리 로울러 작가, 정부 예술자금 지원 및 자문기관인 ‘Creative Australia’(전 ‘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의 국제관계보좌관, 주립미술관(Art Gallery of New South Wales) 큐레이터를 비롯해 현지 미술계 인사 35명이 참석, 이번 전시를 흥미롭게 지켜봤다. 아울러 이번 전시는 문화언 김지희 원장이 시드니에서의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 마지막 공식 행사로 현재 문화계 인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시간이어기도 했다.
‘시드니 설 축제’(Sydney Lunar Festival) 프로그램 일환으로 마련된 ‘Field of Vision: Wona Bae and Charlie Lawler’ 전시의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 배원아-찰리 로울러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자신들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시드니 한국문화원
이날 개막식에 이어 설을 맞은 10일(토) 마련된 ‘작가와의 대화’ 시간에서는 듀오 작가가 직접 이번 전시의 대표 작업을 소개하고 일련의 작업 과정과 한국에서의 작가 레지던시 경험 등에 대해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이 행사는 시드니 시(City of Sydney)가 주관하는 ‘시드니 설 축제’(Sydney Lunar Festival) 프로그램 일환으로 마련됐으며 40여 명의 현지 미술계 인사 및 관람객들이 한국 전통 다과인 약과와 주악 등 한국의 오랜 문화를 공유하는 시간이 됐다.
이날 ‘작가와의 대화’에 참석한 초등학교 교사 케이 야수기(Kay Yasugi)씨는 “지의류나 이끼와 같이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사소한 생물에서부터 우주에 이르기까지 자연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예술작품으로 재현해 내는 두 작가의 자연과의 깊은 교감이 인상깊었다”면서 “예술작품을 기후변화 문제와 연계한 것도 아주 감동적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화원은 앞으로 현지 작가들과의 협업을 강화하고 한국 문화를 다양한 방식을 통해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더욱 넓혀나갈 예정이다.
■ Field of Vision 전시회
전시일정 : 2024년 3월 6일(수)까지(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전시장소 : 주시드니한국문화원(Ground floor, 255 Elizabeth St. Sydney)
관련 웹사이트 : https://koreanculture.org.au/field-of-vision-wona-bae-and-charlie-lawler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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