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목소리, "마치 호텔에 사는 것 같다" VS "덕분에 모기지 갚고 있다"
밴쿠버 시의회가 에어비앤비(Airbnb) 등의 스마트폰 앱을 통해 거래되는 단기 임대 시장을 자세히 조사해 이와 같은 서비스에 대한 규정을 정비하기로 결정했다.
안건을 상정한 제프 메그(Geoff Meggs) 시의원은 “밴쿠버 시는 현재 임대 공간 부족을 겪고 있다. 임대용 아파트들이 에어비앤비 등을 통해 호텔과 같이 이용되면서 현지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6일(수)의 시의회 회의장에는 일부 주민들이 참석해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브로드웨이 스트리트(Broadway St.)에 거주한다는 한 여성은 “총 60 가구가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 건물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중 10개 유닛이 현재 여행객들에게 이용되고 있다. 모두 예전에는 평범한 가족들이 거주하던 곳이다. 그리고 이 10개 유닛을 모두 같은 사람이 소유한 것을 확인했다”며 자신이 경험한 바를 이야기했다.
그는 “마치 아파트가 아니라 호텔에 살고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커머셜 드라이브(Commercial Dr.) 인근에서 일반 주택에 거주하는 또 다른 주민은 “아이들이 성장했을 때를 생각해서 큰 집을 구입했는데 아이들이 아직 어려 지금은 필요없는 공간도 많다. 이 공간을 에어비앤비를 통해 단기 임대를 놓아 부가 수익을 얻고 있는데, 덕분에 주택 모기지를 착실히 갚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비앤비가 화두로 떠오른 곳은 밴쿠버 뿐만이 아니다. 한인 거주율이 높은 트라이시티 지역에서 역시 주목받고 있다.
지역 신문 트라이시티 뉴스(Tri-City News)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코퀴틀람의 주택 82곳, 포트 무디의 45곳, 그리고 포트 코퀴틀람의 17곳이 에어비앤비에 리스팅되어 있다. 현재 리스팅 수가 대략 3천 4백 건에 이르는 밴쿠버 시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다.
그러나 에어비앤비의 영향을 연구 중인 SFU 대학생 카렌 사와츠키(Karen Sawatzky)는 “에버그린 라인이 완공되고 나면, 역 인근에 아파트를 소유한 사람들 중 에어비앤비에 등록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지자체가 나서 해결해야 할 큰 문제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에어비앤비를 통해 단기 임대를 제공하려면 이에 준하는 지자체 규정을 지켜야 한다’는 당부도 들려오고 있다.
코퀴틀람의 한 시청 관계자는 “침대와 아침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에서 발급하는 허가가 필요하다.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로 이를 제공하고 수입을 얻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고 말했다.
포트 무디와 포코 역시 비슷한 규정을 가지고 있어, 에어비앤비 등록을 희망할 경우 지자체에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밴쿠버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