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국토 조직 개혁의 일환으로 탄생한 13개 새 지역은 7월 1일까지 새 이름을 결정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단 4개 지역만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택했다. 이들 이름은 어떻게 선택되었고, 이들이 미치게 될 영향은 무엇인가?
국립학술연구원(CNRS)의 연구원이며 역사학자인 니콜라 리옹-캉(Nicolas Lyon-Caen)의 분석을 르 몽드가 다음과 같이 전했다.
▶ 오-드-프랑스 (Hauts-de-France)는 노르-파-드-칼래(Nord-Pas-de Calais)와 피카르디(Picardie)의 통합으로 탄생했다. « 북(北)이라는 방향이 주는 가치 저하의 의미 때문에, 이를 피한 과거의 논리를 되살린 것이다. 코트-뒤-노르(Cotes du Nord) 도(道)가 코트-다르모르(Cotes d’Armor) 도로 이름을 바꾼 것과 같은 논리다.
▶ 그랑 에스트(Grand Est)는 알사스(Alsace), 로랜느 (Lorraine), 상파뉴-아르댄느 (Cgampagne-Ardenne)를 통합한 지역이다. 국토화는 전혀 염두에 두지 않고, 순전히 지리적인 기준만 고려한 것이다. 그런데 과거의 지역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관광면에서만 봐도 그렇다. 즉 « 그랑-에스트의 포도원은 아무도 모른다. 반면에 알사스의 포도원 또는 샹파뉴의 포도원은 전 세계에 잘 알려져 있다. »
▶ 옥시타니 (Occitanie)는 미디-피레네(Midi-Pyrénées)와 랑그도크-루시옹(Languedoc-Roussillon)을 통합한 지역. 옥시타니는 1940년대 문화주의적 사상의 유식한 규정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오크(Oc)어(語)를 사용하는 주민들의 영토는 포아투에서 프로방스까지이다. 랑그-도크 및 미디-피레네보다 넓은 지역이다.
▶ 누벨-아키탠느(Nouvelle Aquitaine)는 아키탠느(Aquitaine), 리무쟁 ( Limousin) 및 포아투-샤랑트 (Poitou-Charentes)를 통합한 지역. 이 지역은 곧, 다시 아키탠느로 불리게 될 것이다. 또, 사람들은 계속해서 포아투에 관해 말할 것이다.
- 이국적인 이름 « 뷔르공디 (Burgondie) » 또는 몽-드-프랑스 (Monts-de-France) 같은 이름도 제의되었지만 채택되지 않았다. 부르고뉴-프랑슈-콩테 (Bourgogne-Franche-Comté) 및 오베르뉴-론-알프 (Auvergne-Rhône-Alpes) 양 지역은 소박하게 두 개의 이름을 갖다 붙인 것으로, 통일성을 택했다. 바스-노르방디(Basse Normandie)와 오트-노르망디(Haute Normandie)가 자연스럽게 노르망디 (Normandie)로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은 과거 지역들의 차이점들 가운데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
관건은 주민들이 정말로 새 이름을 사용할 것인가이다. 확실하지 않다. «오-드-프랑스는 행적적으로 사용되고, 주민들은 실제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 이름의 변경은 영토에 대한 인식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라고 리옹-캉 연구원은 말한다. 그는 도(départements)의 명칭을 예로 들었다. 도(道)라는 단위는 프랑스 혁명 때 합리적으로 국토를 행정 분할했을 때 만든 것이다. 말을 타고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하루 만에 닿을 수 있는 영역이며, 그 한가운데 도청 소재지가 있다. 대개의 경우 과거의 카톨릭 교구(敎區)와 지방을 중심으로 나눈 것이지만, 일부러 강과 산을 기준으로 한 지명에 따라 도의 이름을 붙였다.
« 2세기가 지난 후, 도(道)는 사회적 실체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도의 이름들은 잘 사용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이름들은 문화적 유산 또는 사회적 경험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중세기에 생성된 정치적 문화적 결합체들의 이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그런 전통은 왕정시대에도 계속되었다. 되-새브르(Deux-Sèvres)에서 온 사람은 그렇다고 하지 않고, 포아트뱅(Poitevin) 사람이라고 말한다.
새 지역은 행정적 실용주의를 반영한다.
현재의 지역들은, 아주 넓은데, 역사적인 일체를 나타내기에 매우 부족하고, 계속 여러가지 국토적 연결 고리를 만들고 있다. « 낭트는 역사적으로 브르타뉴에 자기 자리가 있다. 그러나 패이 드 라 로아르(Pays de la Loire) 지역이 현실적으로 낭트를 가지고 있다. 합치점들이 완전하지 않지만, 새 이름들은 중앙 집권화된 국가의 정체성를 보존하려는 의지에 기인한다.
만약 지역들이 자율성을 가지기에 충분히 합리적인 영토들을 집합한 것이라면, 이것으로 지역 구조를 바꾸어, 독일의 랜더(Länder) 또는 스페인의 카탈로니아와 비슷한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독일이나 스페인은 프랑스와 역사적인 경험이 다르다. 리옹-캉 역사학자에 따르면, 지역들의 통합과 정체성의 변경은, 역사적인 이상향이나 영광스러웠던 과거에로의 회귀(回歸)보다는 ‘행정적 실리주의’에 기초를 두고 있다. 반면에, 정부는 해외 영토에 있어서는 명칭 변경 또는 통합에 대한 주민투표 실시를 피하고 있다. 왜냐 하면, 해외 영토에서는 문제가 복잡하여, 이런 시도를 하면 진정한 자치(自治) 문제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진명 / jinmieungli@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