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찬과 뮤란 스쿠마란의 사면을 호소하는 온라인 서명이 불과 며칠 사이 15만 명을 돌파했다. 사진은 지난 일요일(15일) 레드펀에서 열린 청원 캠페인에서 진행자들이 온라인 서명을 당부하고 있다.
금주 월요일(16일) 현재 15만 명 넘어... ‘사형 반대’ 입장 드러내
이들은 누군가의 아들이며 누군가의 손자이자 형제이고 또 누군가의 친구이다. 호주인 마약 밀수업자로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체포돼 사형이 선고된 앤드류 찬(Andrew Chan)과 뮬란 스쿠마란(Myuran Sukumaran)은 총살형이라는 끔찍한 사형 집행을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 달 인도네시아 당국이 내국인 1명과 외국인 마약사범 5명 등 6명에 대한 사형집행을 전격적으로 진행한 이후, 사형 선고를 받고 10년째 수감 중인 이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미 토니 애보트 수상은 수차례에 걸쳐 인도네시아 대통령 사면을 정중하게 요청한 바 있으며 인권단체들도 이들에 대한 선처를 지속적으로 요청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취임한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마약사범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방침으로 대통령 사면 등 특별 감형은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얼마 전 인도네시아 법무부가 이들의 재판 결과에 대한 사법적 검토를 시사 함으로서 감형에 대한 기대를 갖기도 했으나 지난 주 수요일 밤(현지시간), 발리 케로보칸(Kerobokan) 교도소에서 이감이 결정됨으로서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이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하는 시민들의 온라인 서명(http://mercycampaign.org)이 불과 며칠 사이 15만 명을 넘기고 있다고 금주 월요일(16일) 시드니 모닝 헤럴드가 보도했다.
사형수인 뮬란 스쿠마란의 할머니인 에디스 비스바나단(Edith Visvanathan)씨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에도 불구, 손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그녀는 “전에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간청한 적이 있고 이번이 선처를 호소하는 두 번째”라고 말했다.
“인니 대통령에게 내 손자와 앤드류 찬을 용서해 달라고 간청했다”는 비스바나단씨는 “계속해서 그들을 용서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며 이번이 두 번째”라고 덧붙였다.
앤드류 찬과 가까운 친구인 데이먼 스미스(Damon Smith)씨는 찬과 스쿠마란의 감형을 위해 누구보다도 노력했으며, 대통령 선처를 호소하는 서명에 참여해 준 이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앤드류는 우리의 아들이고 형제이며 우리의 친구”라는 그는 “우리는 그를 사랑하고 또 (교도소에 있는 동안) 그의 변화된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요청하는 것은 간단하다. 그가 사형을 면하고 케로보칸 교도소 시스템의 지원으로 감옥 안에서 맡은 일을 하며 살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가족들은 대중들에게 온라인 청원 서명을 통해 이들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기를 호소하고 있다.
이들이 사형을 면하도록 하기 위한 마지막 법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 캠페인의 공동 설립자인 매트 골드버그(Matt Goldberg)가 ‘가장 위태롭고 긴급한 시나리오’라고 이름 붙인 이 작업은 호주는 물론 전 세계에서도 탄력을 받고 있다.
골드버그씨는 지난 주말 레드펀 소재 ‘Media, Entertainment and Arts Alliance’에서 호주 미디어 및 지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한 대안은 자비와 연민으로 성취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레드펀의 캠페인 이벤트에는 줄리 비숍(Julie Bishop) 외교부 장관의 성명도 낭독됐으며, 이 성명에서 비숍 장관은 “(사형 집행을 막기 위한) 청원은 사형에 대한 강한 반대를 입증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우리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찬과 스쿠마란에게 자비를 보여줄 것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한 비숍 장관은 “그들이 범죄를 저지른 뒤 10년이 지나면서 이들은 바람직하게 변화됐다”면서 “이것이 이들에게 두 번재 기회를 주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토니 애보트 수상은 인도네시아 위도도(Widodo)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사면을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모든 상황에서 사형을 반대하고 있는 유엔의 반기문 사무총장도 인도네시아 정부에게 사형 집행을 반대하는 청원에 합류했다.
야당 내 외교부의 타냐 플리버세트(Tanya Plibersek) 의원도 위도도 대통령에게 자비를 베풀어줄 것을 탄원했다. 플리버세트 의원은 캠페인 이벤트에서 발표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어디에서든, 누구에게든 모든 범죄에 대해 사형만은 반대한다”면서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이 있고, 우리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도네시아 당국은 금주 월요일(16일) 이들에 대한 사형 집행 절차 등을 논의하기 위해 호주 외교관들을 불러들였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