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취해 머리를 부딪친 후 병원을 찾았다가 신장병 증세를 알게 되었다는 닉 핀치벡(Nik Pinchbeck. 왼쪽)씨. 그는 신장병 치료를 위해 식단을 바꾸고 정기적인 검진을 계속하고 있다.
신장건강협회, 새 보고서... 매 25분마다 한 명 사망
호주인 10명 중 1명은 만성 신장질환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그럼에도 대부분은 자신에게 이 질병이 있는지 자각하지 못하고 있다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현재 호주인 중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170만 명에 달하며 이중 150만 명은 본인에게 신장 질환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호주에서 신장과 관련된 질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매 25분에 한 명이다.
이런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진단 미확정임을 감안, 의사들은 정부의 보건 시스템에대한 부담 증가를 경고하고 있다.
호주 신장건강협회(Kidney Health Australia)의 앤 윌슨(Anne Wilson) 대표는 신장질환에 대해 “몇 가지 증상과 함께 조용히, 그리고 은밀히 나타나는 질병”이라며 “흔히 발생되며 분명 안 좋은 질병이기는 하지만 초기에 발견할 경우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윌슨 대표는 이어 “고혈압 환자 6명 중 1명은 또한 신장질환의 단계에 있음에도 많은 환자의 경우 이를 검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3년 전, 시드니에 거주하는 닉 핀치벡(Nik Pinchbeck)씨는 친구의 결혼식을 앞둔 어느 날 밤 파티에 나가게 됐다. 친구들과 술을 마신 그는 취한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와 쓰러지면서 바닥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다.
다음 날 깨어난 그는 매우 안 좋은 기분이 들었고 뭔가 찜찜한 기운이 느껴져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그에게 뇌진탕은 아니라고 진단하면서 다만 일상적인 검진 과정에서 신장질환 4단계임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당시 34세였던 그는 의사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
그는 “당시 80%정도 신장질환이 진행되고 있었다”면서 “병원에 7일간 입원해 있는 동안 신장병에 대해 알아보고자 많은 시간 인터넷을 뒤졌으며 이를 계기로 많은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핀치벡씨는 “지금은 나 스스로를 위해 이를 예방하기 위한 긴 과정을 가고 있다”며 “식단을 바꾸었고 또한 정기적으로 의사의 진단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주 목요일(28일) 발표된 호주 신장건강협회 보고서는 향후 10년간 신장질환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도 진단하고 있다.
동 협회 의료국장인 팀 매튜(Tim Matthew) 박사는 “2020년까지 정부의 보건 시스템에 엄청난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각 환자별로 연간 5만 달러에서 9만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진료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매튜 박사는 “호주인들의 당뇨병이 확산되는 것 또한 신장병으로 인한 사망자 증가와 연관되어 있다”면서 “신장병으로 투석을 해야 한다는 것은 환자 스스로에게도 상당히 힘든 단계이므로 신장질환자를 줄이고 이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신장 기능 감소로 나타나는 증상들
고혈압 / 소변 주기 및 소변 양의 변화 / 피가 섞인 소변 / 다리 및 발목의 붇기 / 신장이 있는 복부 주변의 통증 / 피로감 / 식욕부진 / 수면의 어려움 / 두통 / 집중력 부족 / 가려움증 / 호흡곤란 / 구역질 및 구토 증세 / 구취, 입안의 쇳내
* 자료 : Kidney Health Australia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