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트 수상의 지도력 위기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의 8월 여론조사 결과 애보트 수상의 인기는 전달에 비해 더 하락, 자유당 내부에서 당 대표 교체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Fairfax-Ipsos, 8월 여론 조사... 양당 선호도 격차 8% 포인트로
토니 애보트(Tony Abbott) 수상의 리더십이 새로운 위기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당 대표 선호도에서 말콤 턴불(Malcolm Turnbull) 전 대표이자 현 통신부 장관에 대한 인기가 애보트 현 수상을 앞지르는 가운데, ‘페어팩스-입소스’(Fairfax-Ipsos)의 8월 여론조사 결과 내년도 연방 총선에서 자유-국민 연립은 36석을 잃을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주 토요일(15일) 자유당 회의에서 애보트 수상은 “지난 2년간의 집권은 대단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 (현 상태가 계속될 경우) 자유당은 내년도 총선에서 7.5%에 달하는 지지자 이탈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예상됐다.
집권당으로서 좋지 않은 소식은, 호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동성결혼 문제에 있어 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대중적 지지도가 69%로 높게 형성되어 있음에도 현 정부가 그에 반하는 정책을 유지하려 하고 있으며, 또한 유권자 10명 가운데 6명이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해 정책적 대응 부족을 지적하고 있음에도 이 문제에 대한 확고한 정책이 없다는 점이다.
특히 애보트 수상이 동성결혼에 대해 내년도 선거에서 재선될 경우 국민투표에 붙이는 것을 공개적으로 거론하자 수석 장관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동성결혼 문제 하나만 놓고도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이어 드러내고 있다.
이번 여론조사를 통해 드러난 7.5%의 유권자 이탈은 자유-국민 연립이 36석을 잃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노동당이 필요로 하는 추가 21석보다 15석이나 많은 수이다.
양당 선호도(Two-party-preferred)에서 자유-국민 연립은 지난 7월 조사에 비해 1% 포인트 떨어진 46%를, 노동당은 1% 포인트 상승한 54%로 양당 격차는 8% 포인트로 벌어졌다.
정당별 우선 투표(Primary vote)에서도 노동당이 7월 조사에 비해 1% 포인트 상승한 반면 연립은 1% 포인트 하락한 38%로 나타나 불과 1년 앞으로 다가온 연방 총선을 대비, 자유당 의원들은 당 대표를 말콤 턴불이나 줄리 비숍(Julie Bishop), 또는 스콧 모리슨(Scott Morrison) 의원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다시 논의하고 있다.
녹색당은 이전 조사와 같이 16%의 우선 투표 선호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의사 출신의 리차드 디 나탈레(Richard Di Natale) 대표가 펼쳐온 진보적 환경 정책이 유권자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집권당 수상의 정책 승인에서도 애보트의 지지는 35%로 전달에 비해 1% 포인트 내려갔다. 반면 수상의 정책에 반대하는 유권자는 59%로 지난 7월과 동일하게 나타났다.
야당인 노동당 빌 쇼튼(Bill Shorten) 대표의 경우도 정책에 대한 유권자의 비승인은 승인보다 높지만 애보트 수상처럼 큰 격차를 보이지는 않았으며, 지난 7월 조사 결과와 비교해 승인과 비승인 비율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쇼튼 대표의 정책에 찬성한다는 유권자는 39%로 전달에 비해 4% 포인트가 높아졌으며 찬성하지 않는다는 유권자는 49%로 나타나 전달에 비해 6% 포인트가 줄었다.
수상 선호도(Preferred Prime Minister)에서 현 애보트 수상은 이전과 동일하게 39%에 머물고 있는 반면 빌 쇼튼 노동당 대표는 45%로 이전과 비교해 2% 포인트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전체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자유당 대표로 적합한 인물’에 대해 41%가 말콤 턴불를 꼽았으며 줄리 비숍(현 외교통상부 장관) 23%, 애보트 현 수상은 15%에 불과했다.
반면 자유-국민 연립 지지자 사이에서는 애보트 현 수상이 여전히 말콤 턴불 장관을 앞지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립 여당 지지자 가운데 자유당 대표로 애보트 수상을 지지하는 이들은 33%로 나타났으며 턴불 장관 25%, 비숍 장관 지지자는 23%였다.
한편 현재 사회적 이슈로 부각된 동성결혼과 관련, 이의 합법화를 지지하는 이들은 69%로, 25%의 반대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연령별로는 18-24세 사이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지지자는 88%로, 25-39세 76%, 40-45세 70%, 55세 이상 고령층에서도 지지하는 이들은 55%에 달했다.
반면 합법화 반대 의견은 18-24세 12%, 25-39세 20%, 40-45세 23%, 55세 이상 연령층에서는 35%로 나타났다.
페어팩스-입소스의 이번 조사는 호주 전역 유권자 1,402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13일(목)부터 15일(토)까지 3일간 전화 설문으로 진행됐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