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연구원 "전기전자·기계도 큰 피해…내년 환율 1천60∼1천115원"
현재와 같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 운송장비, 전기·전자, 기계장비 등 한국의 주력산업은 영업이익률 감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내년도 미화 대비 환율은 주로 1천60~1천115원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천85원 수준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의 '최근 원화 절상의 우리 수출에 대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하면 단기적으로 국내 제조업의 영업이익률은 1.3%p(포인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별로는 자동차, 선박 등 운송장비(-4.0%p),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기·전자(-3.0%p), 기계장비(-2.8%p) 산업이 영업이익 면에서 큰 피해를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산업들은 수출 비중이 높고 수입 원자재 투입 비중이 작아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익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운송장비와 전기·전자 산업의 수출 비중은 각각 56.3%, 53.8%다.
특히 자동차와 가전은 일본 제품과의 경합도가 높아 원화 절상이 가격경쟁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석유·석탄(3.7%p↑), 목재·종이(0.7%p↑), 음식료품(0.6%p↑) 산업은 원가 절감 효과가 커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원화 강세 현상은 중장기적으로도 수출 가격에 전가돼 제품 경쟁력과 시장 점유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됐다.
보고서는 "주력업종의 채산성 악화가 투자 감소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수출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환율과 수출의 상관관계는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드러났다. 원화가치 상승의 부정적 영향이 과거보다는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원화의 실질가치 1% 상승은 수출물량을 0.12%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어 금융위기 전(0.36%)보다 정도가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수출 상품의 고부가가치화가 진전돼 가격 민감도가 낮아진 데다 부품 소재의 수입 비중이 높아 원가 인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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