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4세 청(소)년층의 구직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10학년을 마친 뒤 2014년 미용 부문 ‘Certificate III’ 과정을 수료했다는 가브리엘라 시치노(Gabriella Cicino, 19)씨. 그녀는 아직도 이 분야의 일자리를 찾고 있다.
‘Brotherhood of St Laurence’ 보고서, 5명 중 1명, 1년 이상 실직
호주의 청(소)년 일자리 부족이 심각한 상황임을 보여주는 보고서가 나왔다. 이 자료는 나이 든 이들의 구직활동 이상으로 청년층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1년 이상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5명 중 1명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호주 빈곤퇴치 사회단체인 ‘The Brotherhood of St Laurence’(이하 ‘Brotherhood’)가 금주 월요일(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나이 든 이들이 겪는 구직활동의 어려움은 청(소)년층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한 예로 구직을 위해 고용주에게 직접 서면 또는 전화로 연락을 취하거나 응시서류를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15-24세 청년 비율은 73.2%였으며, 이는 25세 이상 젊은층 72.1% 및 전체 구직자 72.4%와 큰 차이가 없었다.
‘Brotherhood’의 이번 보고서는 호주인의 가계생활 전반을 조사하는 연례 ‘HILDA’(Household Income and Labour Dynamics in Australia) 자료를 추적한 것이다.
보고서는 15-25세 청(소)년층 구직자들의 경우 25세 이상 젊은이들의 일자리 찾기 이상으로 다양한 직무 분야에서 직장을 구하고자 노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청(소)년층 구직자들이 정부 사회복지 창구인 ‘센터링크’(Centrelink)에 등록하는 비율은 53%로, 나이 든 구직자 비율(43%)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호주 전역의 15-24세 청(소)년 5만500명이 최소 1년 이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채 실직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3배가 높은 수치이다. 이들 가운데 18.4%는 장기 실업자로 분류됐다. 15-24세 청(소)년층 5명 중 거의 1명이 이에 해당되는 셈이다.
호주 전체 실업률에서 이들의 실업 비율은 12.4%로 전체 실업률 5.5%의 두 배 이상에 달한다.
멜번(Melbourne) 외곽 프랭스톤(Frankston)에 거주하는 리디아 셔먼(Lydia Sharman, 24)씨는 지난 2012년 TAFE에서 경영학 III 코스를 이수한 뒤 구인 사이트를 뒤지며 매우 적극적으로 구직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얼마나 힘들 일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는 그녀는 “매일 내 계정으로 들어오는 전자메일 중에서 일자리 관련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일이 됐다”고 털어놓았다.
일자리를 찾다가 일반 관리직 또는 데이터 관리 업무를 찾으려는 욕심에 ‘Brotherhood’의 사무보조원으로 재능기부 활동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이 단체에서의 근무에 대해 “아주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셔먼씨는 이어 “직장을 구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네트워킹을 갖추지 못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새로운 친구를 만나고 인맥을 구축해가고 있다”면서 “이는 내게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rotherhood’의 토니 니콜슨(Tony Nicholson) 대표는 호주의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 “만족할 만한 여지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급격하게 변화하는 지금의 경제 현실에서 새 세대가 직면한 (구직의) 어려움은 결코 외면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강조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호주 청(소)년층은 미래를 위협하는 장기 실업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012년 TAFE에서 경영학 III 코스를 이수한 뒤 구인 사이트를 뒤지며 매우 적극적으로 구직을 시도했다는 리디아 셔먼(Lydia Sharman, 24)씨. 그녀는 “매일, 내 계정으로 들어오는 전자메일 중에서 일자리 관련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일이 됐다”며 구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Brotherhood’의 이번 보고서는 젊은층의 고용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경험-교육 부족, 개중교통의 어려움을 꼽았다.
시드니 서부, 펜리스(Penrith)에 거주하는 19세의 가브리엘라 시치노(Gabriella Cicino)씨는 2014년 10학년을 마친 이후 지금까지 구직을 계속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는 것이 어렵기만 하다”는 그녀는 “특별한 경력이나 자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미용(beauty therapy) 직종에서 ‘Certificate III’ 과정을 이수한 그녀는 이 분야의 자기 사업체 운영을 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6개월 과정으로, 주 1회씩 펜리스 소재 ‘Schools Industry Partnership’에서 구직 관련 교육을 받고 있는 그녀는 “샤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더 큰 자심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호주의 청년 실업과 관련, ‘Citigroup’의 샘 모스틴(Sam Mostyn) 회장은 “앞으로 젊은층 실업률이 호주 일부 지역의 경우 30%까지 높아질 수 있음을 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에게도 18살의 딸이 있다. 대학을 졸업한 부모 슬하에서 그녀 또한 대학의 전문교육을 받았다. 다른 청년들에 비해 약간의 특권을 가진 그녀지만 모스틴 회장의 딸 역시 구직을 위해 애를 쓰고 있다.
모스틴 회장은 대학에서 전문 과정을 전공한 딸조차 직장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인식한 듯 “딸아이가 누려온 삶의 기회조차 갖지 못한 젊은이들이 처한, 힘겨운 구직 상황에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연도별 장기 청(소)년 실업
(15-24세)
-2009년 6월 : 8.4%
-2010년 3월 : 10.2%
-2010년 12월 : 12.6%
-2011년 9월 : 12.9%
-2012년 6월 :12.5%
-2013년 12월 : 13.9%
-2014년 9월 :17.9%
-2015년 6월 : 18%
-2016년 12월 : 18.2%
-2017년 9월 : 18.8%
Source: Brotherhood of St Laurence 보고서(2017년 호주 통계청의 ‘호주 노동력’ 자료 분석)
■ 연령별 구직 방법
(2001-2015년 기간. 방법 : 15-24세 / 25세 이상 / 모든 연령층)
-고용주에게 직접 서면 또는 전화 문의 후 구직 신청 : 73.2% / 72.1% / 72.4%
-구인광고 의존 : 56.7% / 55.5% / 55.8%
-센터링크(Centrelink)의 ‘job-seeker’ 등록 : 53.3% / 42.7% / 45.8%
-직업소개 기관에 등록 : 41.8% / 43.7% / 43.1%
-친구 또는 친척에 접촉 : 17.5% / 19.2% / 18.7%
-신문, 인터넷, 일자리 게시판 확인 : 58.9% / 58.3% / 58.5%
Source : Brotherhood of St Laurence report(‘HILDA Survey’ 자료 분석)
■ 실업자의 일자리 장벽
(2001-2015 기간. 원인 : 15-24세 / 25세 이상 / 모든 연령층)
-건강 문제 : 10.8% / 17.7% / 15.7%
-너무 어리거나 너무 높은 연령 : 11.9% / 23.4% / 20.1%
-근무시간 문제 : 6.9% / 12.2% / 10.7%
-출퇴근을 위한 교통 문제 : 29.6% / 19.6% / 22.4%
-교육 부족 : 32.9% / 26.9% / 28.6%
-경험 부족 : 41.3% / 25.9% / 30.3%
-언어문제 : 1.8% / 8.2% / 6.4%
-원하는 직종 부족 : 22% / 23.9% / 23.4%
-너무 많은 지원자 : 28.2% / 28.1% / 28.1%
-일자리 자체가 전혀 없음 : 22.7% / 18.6% / 19.7%
Source: Brotherhood of St Laurence 보고서(‘HILDA Survey’ 자료 분석)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