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기반의 한인 상공인들과 가진 경제 간담회. 이 모임은 강원도 특산품 소개와 함께 호주 및 인근 지역으로의 공급 확대를 위한 방안 모색 등으로 진행됐다. 강원도청 중국통상과의 채수운 주무관이 강원도 먹거리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특산품 홍보단 방문, 시드니 등서 강원도 특산품 알리기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모든 먹거리가 두루 망라되어 있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강원도라는 지역적 특성상 산이 많고 물이 깨끗하다는 자연환경을 감안, ‘청정 이미지’로 한국 내는 물론 해외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난 2014년 발효된 호주와 한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간 무역교류를 크게 확대시켰다. 이런 가운데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무역협정의 효과는 다양한 한국산 먹거리를 일반 마켓에서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일 터이다. 이제 한국내 각 지역의 유명 먹거리는 대부분 호주에서 구입이 가능하다. 호주가 수입을 금지했던 과일류 또한 마찬가지. 한국산 배, 포도 등은 현지 한인 동포들뿐 아니라 현지인들에게도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호남, 충청, 영남 특정 지역의 다양한 지역 특산품이 호주에 소개된 가운데 이들 지역에 비해 뒤늦게 진출한 강원도 특산 먹거리들이 호주 한인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미 일본, 중국, 미국 시장을 개척한 강원도 먹거리는 현지 시장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농수산 식품의 연간 수출 규모 또한 3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호주의 경우 지난 2017년 수출은 300만 달러로 규모 면에서는 이들 국가에 비할 바가 못 되지만 시장 확산 속도는 수출국 가운데 가장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의 수출액은 이전 년도에 비해 무려 240%가 성장한 것이다.
강원도 특산 먹거리가 호주에 선보인 것은 6년 전으로 알려졌다. 시드니를 시작으로 한인동포 슈퍼마켓을 통해 선보이기 시작한 강원도 먹거리들은 이제 빠른 시장 확대와 더불어 먹거리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강원도 도청의 특산품 홍보단이 호주를 방문, 강원도 특산품 알리기 활동을 전개했다. 춘천에 기반을 둔 강원무역창업연구원 원장인 엄광열 박사(강릉원주대학교 교수)와 도청 중국통상과 채수운 주무관 등 2명의 홍보단은 지난 주 금요일(6일)부터 금주 수요일(11일)까지 5일간 시드니와 캔버라에서 재호한인상공인연합회 등 한인단체를 비롯해 스몰 비즈니스 관계자들과 만나 강원도 특산품 교류 확대 방안, 호주 각 도시로의 판매망 확대 등을 꾀했다.
금주 월요일(9일) 본지와 만난 엄광열 박사는 “6년 전부터 명절을 중심으로 강원도 특산품 특별 마케팅을 7회 정도 실시하면서 호주 시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호주에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마트를 중심으로 판매망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강원도 먹거리는 시드니 이너웨스트의 모트레이크(Mortlake)에 자리한 YSIG P/L(대표 김유신)가 공급하고 있다.
-이번 방문 목적은?
: 현지 공급망인 YSIG와 함께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이다. 지난해부터 강원도 특산품에 대한 호주 소비자들의 인식이 상당히 높아졌다. 이전 해에 비해 240%나 판매량 증가한 것은 한인 소비자들이 강원도 특산 먹거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에 따라 시드니 중심에서 전국 도시 및 뉴질랜드 등으로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 조사이기도 하다.
-강원도 특산품은 어떤 것이 있나?
: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한국인의 밥상에 오르는 모든 먹거리가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강원도라는 지리적 특성에 맞는 먹거리를 가공, ‘청정 먹거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가령 강원도 고랭지 야채로 만들어내는 김치류, 동해 바다의 수산물을 가공한 젓갈, 무공해 콩으로 만들어낸 청국장, 용대리 황태덕장의 황태와 황태가루, 무공해 더덕과 표고버섯 등 모든 먹거리가 특정 지역의 알맞은 환경에서 나오는 것들이다.
-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먹거리는...
: 중국,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것이 김치이다. 앞서 언급했듯 고랭지에서 재배한 채소를 이용해 인기가 높으며 젓갈류 또한 주력 상품 중 하나이다. 강원도 특정 지역에서 나오는 최고 품질의 송이버섯은 거의 전량 일본으로 나가고 있다.
엄 교수는 근래 수년 사이 동해에서 잡히지 않는 명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류성 어류인 명태는 강원도 동해바다를 근간으로 하는 어업의 주 업종이었으나 온난화 영향으로 바다 수온이 높아지면서 점차 북한쪽으로 올라가다 이제는 러시아 해역에서 잡히고 있다. 현재 한국에 들어오는 명태는 이 지역에서 어획한 동태이며, 다만 강원도의 유명한 용대리 덕장에서 황태로 가공되고 있다. 중국 조선족자치구에서 만들어진 황태가 한국으로 수입되고 있으나 엄 박사는 품질 면에서 강원도 덕장의 황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똑 같은 명태이지만 이를 말리는 덕장의 환경이 분명 다르다는 얘기다.
명태는 거는 즉시 얼어야만 물과 함께 육질의 양분과 맛이 빠져나가지 않는데, 이곳은 밤 평균기온이 두 달 이상 영하 10도 이하로 내려가며 계곡에서 늘 바람이 불어오는 등 천혜의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게다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이다. 반면 조선족 자치구에도 많은 덕장이 있어 황태를 만들고 있으나 이 지역은 아직까지도 겨울철 난방을 연탄에 의존하고 있어 이로 인한 공기 오염이 덕장의 황태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강원도의 대표적 특산 먹거리 중 하나인 황태. 명태를 언 상태에서 차가운 겨울바람에 말려 만들어내는 황태는 강원도의 기후 조건에서 최상의 제품이 만들어져 인기가 높다.
-예전과 다른 강원도 특산 먹거리들이 생산되고 있다고 들었다.
: 그렇다. 사과와 베리(berry) 종류가 대표적이며 특히 강원도 인삼이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인산재배 또한 온난화 등 기후 조건에 따라 품질 또한 다르게 나타나는데 강원도의 토양이 좋은 인삼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의 성과라면?
: 강원도는 중소기업 비율이 94%에 이른다. 식품류 가공 회사 또한 마찬가지이다. 바꾸어 말하면 각 중소 규모의 회사들이 제각각의 특성을 살린, 질 좋은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방문에서 보다 다양한 강원도 먹거리를 소개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다. 강원도 특산품의 해외 진출은 도청 차원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지원한다. 도청에서도 현지 한인회나 상공인단체 등과 협력해 정책을 결정하는데, 호주에 진출하게 된 것도 호주 현지 동포단체들의 역할이 컸다.
아울러 엄 교수는 현지 미디어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현재 강원도에서는 국제 규모의 GTI박람회를 개최해 전 세계 무역, 유통회사들에게 강원도 특산품을 알리고 수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호주 현지의 무역업 관계자들이 박람회장을 찾아 직접 보는 것도 중요하고 이어 미디어가 나서 강원도 먹거리의 생산 과정을 있는 그대로 알려주는 것 또한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