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평화구축, 안전보장, 비핵화 ‘동시 진척’이 답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미국의소리> 7월 14일 방송에 따르면, 미국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13일 허드슨 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미국의 디지털 사회기반 시설인 기업체, 연방정부, 군대, 지방정부, 금융권까지 북한, 러시아, 중국, 이란의 사이버 공격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았다.
이는 미국이 반미국가들에 날마다 국가기밀을 빼앗기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얘기가 아닌가.
일단 북한을 제외한 나라들의 사이버전 능력의 추적을 접어두고 북한 사이버 부대에 관련된 내용만 다루어 보기로 한다.
코츠 국장의 발언이 아니라도 이미 오바마 행정부 당시 북한의 사이버 부대(요원 약 7700명)는 미국 국무부, 국방부 등 미국 정부의 핵심 부서에 침투, 각각 3만 여건의 기밀문서를 해킹하여 미국 정부를 혼란에 빠트렸다. 미국 정부는 해킹을 한 나라가 북한임을 확인했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군사작전 등 모든 중요 기밀을 손에 넣은 후 만일에 대비, 북미전쟁을 상정한 작전 준비를 이미 완료했다고 보아 틀림없을 것이다.
군사기밀까지 탈탈 털리자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당시 미군 사이버 부대(요원 약 5천명)에 몇 개월 간격을 두고 두 차례나 대북 사이버 보복공격을 하라는 특명을 내렸다. 그러나 불행히도 두 번 모두 철옹성 같은 북한의 사이버 방벽 침투가 불가능, 보복작전은 실패했다.
북한은 또 친북 국가였던 방글라데시가 친한국으로 돌아서자 국립중앙은행(미국 연방준비은행 방글라데시 지점)을 해킹, 850만 달러를 빼가는 보복을 감행했다. 그 때 세계는 북한의 해킹 실력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계 어느 나라도 북한에 사이버 공격을 할 수 없다. 북한은 사이버전에 사용되는 인터넷 망을 전 세계가 쓰는 ‘월드와이드웹(WWW)’을 쓰지 않고 세계에서 유일한 자기네 고유의 망을 쓰고 있어서 외부의 침투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정보전에서도 이미 북한에 패할 수 밖에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는 북한의 사이버전 능력이 세계 최고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이버 전에서조차 이처럼 밀리는 미국이 과연 북한에 비핵화를 일방적으로 요구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북한의 전격적 ‘선제조치’… 이제는 미국이 양보해야
존 메릴 전 국무부 동북아국장은 7월 12일 <자유아시아방송>에서, “미국이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요구한 만큼 미국이 대북제재의 완화, 평화체제에 대한 시간표를 함께 제시하는 상호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유예한 것과 관련, 북한도 선제적으로 (풍계리 실험장 파기 등) 핵 실험을 중단했다”. “북한은 또 장거리 미사일 발사시험도 중단했다”. “미국은 왜 아무런 대북제재해제 또는 완화를 하지 않는가?”라고 트럼프 행정부를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 7월 21일 보도를 보면, 판문점 통일각에서 열린 북미장성급회담에서 양측은 두 가지 사항에 합의했다. 첫째는 북한이 미 국방부 유골발굴단 입국을 허용하여 북미 공동으로 발굴작업을 실시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미군 유골 55구를 7월 27일 미국으로 송환한다는 것이다.
애당초 약속한 미군 유해 200구가 4분의1로 대폭 줄어든 이유는, 미군 측이 싱가포르 선언을 무시, 종전선언 관련 발언은 전혀 없이 시종일관 유골송환에만 열중한데 대한 북한 측의 불쾌감의 발로라고 한다. 동시에 주고받아야 하는 신사협정을 미국이 또 깨려 한다는 게 북한 측의 시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트럼프와 폼페이오는 자기네들이 한 짓은 생각 못하고 북한이 애당초 약속한 미군 유해 200구를 지키지 않는다며 발끈했다. 특히 트럼프는 공개적으로는 ‘북핵협상이 잘 되어간다’고 하면서도 내심 북한이 움쩍도 하지 않는 것에 화가 많이 나 있다는 소식이다.
거기에 7월23일 방송에 따르면, 김정은은 북미 대화는 계속하되 미국은 평화협정 등 큰 양보를 하라고 요구했다. 그 같은 양보 없이는 이제 미국 뜻대로 북한이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그간 미국에 할 만큼 했는데 미국은 아무 것도 해주지 않는 데에 실망하고 있다는 게 이 방송이 전하는 평양 분위기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은 사자의 꼬리를 가지고 놀지 말라’는 트윗을 날리자, 트럼프가 ‘미국을 다시 위협하면 역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통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며 양국 정상 간 트위터 전쟁을 벌인 사실을 세상이 다 알고 있다. 김정은은 이 같은 트위터 전쟁을 보며 무슨 생각이 들었을까. 평화협정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고 느낀 게 아닐까?
미국이 얼렁뚱땅하지 말고 성실하게 종전선언 등 싱가포르 선언을 존중하면서 유해 송환을 요구할 때, 북한도 애당초의 미군 유해 송환 약속을 지키는 것은 물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은 당연지사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