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류청론] 트럼프의 종전선언, 미 중간선거 후에나 가능할 듯
(마이애미=코리아위클리) 김현철 기자 = 북한의 리용호 외무상은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직후, 북미 간 싱가포르 약속 이행을 미적거리는 미국에 보여주기라도 하겠다는 듯 우방 이란을 전격 방문했다.
한두 달 안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한미 언론의 주목은 당연한 것이다.
이란이 핵보유국이 된 이면에 북한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있었다는 사실은 공개된 비밀이다.
▲ 필자 김현철 기자 |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리용호와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국제사회의 의무와 약속을 저버린 믿을 수 없는 나라”라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구 온난화 예방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이 목적인 ‘파리기후변화협약‘(195개국 서명)을 홀로 탈퇴한데 이어, 이란 핵 포기와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를 담은 이란핵협정도 5개 참가국들을 무시하고 미국만 탈퇴해버린 사실 등을 근거로 지적한 것이다.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은 이스라엘과 친미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사정권 안에 두고 있다. 더구나 이란은 이라크, 시리아, 예멘, 레바논 헤즈볼라, 러시아, 북한 등 반미 국가들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이스라엘, 사우디,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프랑스, 영국, 독일, 이슬람국가(IS) 등 친미세력과는 적대 관계다.
현재의 중동분쟁은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중동의 유전을 쟁탈하기 위해 벌이고 있는 국제적(다국) 침략 전쟁임에도 이러한 사실을 많은 사람들은 모르고 지나친다. 이는 한미 등 서방 세계와 대부분의 언론이 중동전쟁이 서방측의 석유 쟁탈 전쟁임을 속이고 마치 이슬람 계파의 종교분쟁인 듯 세계를 속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에 적용해온 미국의 일방외교, 핵강국 북한에 통할까?
미국의 이 같은 속임수와 일방외교 정책은 북한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8월 11일 ‘미국이 종전선언 없이 북한의 핵 리스트를 내놓으라는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북한 측에서 볼 때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 목표를 내놓으라는 것과 같아 현재의 북미 관계는 꼬일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나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등은 싱가포르 선언 이후 네 가지나 양보하는 등 성실히 약속을 지키고 있는 북한을 향해 지금도 ‘비핵화 먼저 해야 종전선언을 해주겠다’고 거듭 반복하고 있는 것은 상식적인 관객의 눈으로 보더라도 생떼에 지나지 않는다. 상대가 둘을 양보하면 나도 하나 쯤은 양보하는 게 양심적이고 상식적인 태도가 아닌가?
폼페이오와 볼턴이 재작년부터 작년에 이어진 1년 동안의 북한 핵공세를 까맣게 잊은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것은 천만 유감이다.
북한은 제1차 대미 핵 공세를 재작년 4월 23일 북극성-1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로 시작했다. 이는 뉴욕, 워싱턴디시 가까운 앞바다에 숨겨진 북한 스텔스핵잠수함이 단거리 또는 중거리탄도미사일로 미국 심장부를 초토화시킬 수 있음을 확인한 실험이었다.
북한은 제1차에 이어 제7차 공세(2017년 4월 29일)까지 1년 동안, 북극성-1형, 북극성-2형, 북극성-3형, 미국 전 국토 95%의 전기, 전자기기 등을 완전 마비시켜 몇 만 년 전의 원시시대로 돌려버리는 전자기파탄(EMP)까지 전 세계에 공개하며 북한의 군사력을 당당하게 과시했다.
EMP폭탄은 미국 군사력의 상징이라는 9개 항모전단을 파괴하고, 소형 EMP탄 한방씩으로는 항모전단 소속 모든 군함들을 동시에 고철덩어리로 만들어버리는 능력을 지녔다.
여기에, 히로시마-나가사키 원자탄의 2만5천배 위력이라는 작년 11월 29일의 수소탄(진도 규모 8.8) 실험 성공에 이르기까지 미국은 이제 비공개 무기를 제외한 북한의 현 군사력의 수준을 알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수소탄 실험발사 이전의 북한의 7차에 걸친 핵공세에 밀린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에 목을 매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정상회담’으로 포장한 미국의 실질적인 ‘항복선언’으로 보고 있다.
즉, 북미정상회담은 미국이 북한 체제 안보를 위해 열어준 게 아니라, 반대로 북한이 자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대미 선제타격 대신 대화를 택한 것이다.
미국이 종전선언을 계속 미적거릴 때 북한이 ‘더는 대화 가치가 없는 상대’라며 다시 싱가포르 회담 이전 상태로 돌아가 미국 본토, 괌, 오키나와, 한미 주둔 미군기지 등 어느 한 곳에 요격이 불가능한 핵무기로 경고성 공격을 가한다면 트럼프가 어떻게 대처할지 궁긍하다.
전문가들의 판단으로는 트럼프는 ‘한반도 완전 비핵화‘와 ’북한의 핵무력 해체’는 실제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이미 알고 있으며, 종전선언-주한미군 완전 철수로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핵공격을 피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폼페이오나 볼턴은 미국의 실질적인 주인인 검은 세력의 하수인들로서 자신들의 뜻에 따라 언행을 하기 보다는 트럼프와 검은 세력의 지시를 함께 수행해야하는 처지이다.
북한의 군사력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극소수 고위층 이외의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북미 관계가 악화했을 경우, 미국에 어떤 재앙이 닥칠지 전혀 모르는 채 아직도 미국의 세계패권은 변함이 없다고 믿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는 요즈음 고민이 깊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트럼프가 ‘한미군사훈련 유예’를 발언하자 미국 국내 여론은 크게 반발했다. 그렇다면 트럼프의 종전선언은 11월 중간선거 직전이나 직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