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국토론회
Newsroh=이래경 칼럼니스트
평강이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2018년 마지막인 12월도 일주일이 벌써 지나가고 있습니다.
취위와 함께 걷는 길에 결빙이 발생하기 시작합니다. 걸음마다 조심하십시요.
지난 12월5일 민주화기념사업회 후원으로 다른백년 등이 주관한 경제 시국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유첨의 내용은 시국토론회 기조연설과 발제의 내용들을 요약한 것입니다. 참조해 주십시요.
촛불시민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실팰할 권리도 자유도 없는 정권이지만, 출범 일년 반 만에 사회 경제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이에 경제 각 분야에서 연구성과와 내공을 공히 갖춘 네분의 전문가를 초청하여 문재인 정부의 패착을 가감없이 비판하고 동앗줄같은 조언을 길어내고자 준비되었습니다.
다행히 기대 이상으로 주옥(珠玉) 같은 충고와 고언들이 담겨져 나왔습니다.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등 언론에서도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분들이 귀를 열고 가슴에 담아 부디 촛불 정권의 시대적 소명을 다하는 데 도움이 있길 바랄 뿐입니다.
양손을 꼭잡아 올립니다.
이래경, 국민주권 연구원 상임이사 겸 다른백년 이사장.
12월5일 14-17시.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회관 410호
주최 : 한국민주주의연구소
공동주관 : 주권자전국회의, 국민주권연구원, 다른백년
다른백년 등이 5일 개최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어디로 가고 있는가?’ 토론회에서 전성인 홍익대 교수가 발언하고 있다.
<발제 요약>
김대중 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을 지낸 김태동 성균관대 명예교수는 기조연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과 자세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종합적으로 "문 정부의 경제정책은 10점 만점에 마이너스 3점"이라고 평하면서도 "참고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 대한 점수는 -20점"라고 부연하면서 "문 정부가 임기 말에는 경제를 잘 운영하여 제대로 해 높은 평가를 받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석 직전 통과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례법과 규제프리존법 등 지난 정부보다도 못한 나쁜 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제를 역주행(逆走行)하고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부는 촛불정부임을 망각하고, 주권자들에게 착취(搾取)와 수탈(收奪)의 빨대를 더 꽂고 나라경제를 불안하게 만드는 나쁜 제도를 만들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현 정부가 산업자본의 은행 소유를 막는 은산분리 제도를 완화하고, 산업육성을 위해 일부 지역의 규제를 풀어주는 등 지난 정부보다 못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한국경제 세습왕조의 왕 이재용을 법 아래로 끌어내려야"
더불어 김 교수는 경제양극화의 배경에는 범법행위를 저지르고도 사법적 처벌을 피해가는 세습재벌 체제에 있다고 지적하며, 공정경제를 위해 법을 어긴 재벌총수들을 엄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불공정경제의 '조폭 두목'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을 모두 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법 위에 군림하는 한국경제 세습왕조의 왕인 이재용을 법 아래로 끌어내려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김 교수는 "대법원이 이미 (하급심에서) 올라간 (이 부회장에 대한) 뇌물수수죄를 제대로 적용하고, 회계사기죄, 노조파괴죄 등에 대한 처벌을 추가해 중형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더하여 "몇몇의 재벌총수 일가가 행사하는 경제권력을 다시 국민의 손에 돌려주는 것이 적폐청산의 올바른 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문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깃발은 잘 들었다"면서 "재벌총수를 대변하는 수구세력의 아우성에 겁먹지 말라, 더 철저히 하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 높이 들어야 할 깃발은 공정경쟁의 깃발"이라며 "재벌개혁의 의지가 있는 사람을 경제부총리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임명하라"고 했다.
김 교수는 "자유한국당과 보수언론이 반대하는 정책은 이재용 등 재벌총수가 반대하는 것이니 99.9% 기업과 노동자들에게는 유익한 정책"이라며 "(기득권 주장의) 정반대로만 하라"고 당부했다.
미시(微視)와 거시경제(巨視經制)를 두루 섭렵하고 한국 금융학회 회장을 역임한 전성인 교수가 첫 주제 발제자로 나서 종합적 시각에서 문재인 정부의 일년 반의 성과를 조망하고 비판했다.
우선 전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규제를 풀고 대기업 투자를 촉진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는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대기업 투자로 경제가 성장한다는 환상을 버려야 한다"며 "이는 과거 1960년대 자본은 부족하고 노동력은 풍부하던 시대의 성장 방식인데 이제는 노동이 부족한 시기"라고 말했다. 과거 자본이 희소(稀少)하던 때에는 기업이 투자를 늘려 상품 등을 많이 생산할수록 경제가 성장했는데 현재에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경제민주화=다같이 가난해지자? "성장 위한 정책으로 바라봐야"
전 교수는 "인도에 가서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성장촉진을 빌면 경제가 성장하는가"라고 꼬집은 뒤 "한국사회가 왜 '헬조선'이 됐는가, 그렇게 해도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핵심은 노동의 축적(蓄積)"이라며 "그러려면 임금을 제대로 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기업이 눈에 보이는 자본에 투자하기보다 노동자에게 많은 임금을 주는 등 인적자본에 투자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전 교수의 생각이다.
더불어 전 교수는 이처럼 임금을 늘려 소득격차를 줄이는 경제민주화 정책은 형평성이 아닌 성장을 위한 정책임을 강조하면서, 문 정부가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민주화는 성장정책이다, 이것을 해야 경제가 성장한다"며 "빵을 똑같이 나누기 위한 것이 아닌 빵을 많이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민주화 정책이 비판 받은 이유는 '가진 자의 것을 빼앗아 못 가진 자에게 나눠주면 똑같이 가난해진다'는 프레임 때문"이라고 전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개념이 잘 정립돼있지 않은 것 같다"며 "이 때문에 경제정책의 장기 로드맵 조차 없다"고 비판했다.
전 교수는 "우선 기존의 경제 적폐세력을 청산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경제개혁, 재벌개혁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 금융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노령화로 인해 (노인 유권자수가 많아져) 직접 민주주의가 위기에 직면했다"며 "세대간 갈등을 치유하는 것에 기반한 개혁만이 정치적 추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전성인 교수는 아래와 같은 발언으로 끝을 맽었다.
노무현 정부는 'NATO(No Action Talk Only)정부'였다. 너무 다양한 '로드맵'을 만들었는데, 실행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정반대다. '노로' 정부다. 노 로드맵(No Roadmap)이다. 로드맵을 아예 안 만들어서 문제가 된다. 현 정부는 최근 들어 온갖 규제를 갑자기 풀어버렸다. 보수 언론조차 놀랐다. 이런 상황을 누가 예상했나. 정부가 어떤 장기 구상을 갖고 움직이는지 알 수 없다. 여기서 한번 물어보자.
'내년도 경제 개혁 과제, 지금 떠오르는 게 있나?’
두 번째 발제자로 등단한 국회예산처 사업평가국장 출신인 조영철 고려대학교 초빙교수는 재정 확대에 대한 소극적 태도라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2018년 정부 예산의 재정충격지수는 '–0.09'"라고 분석했다. 재정충격지수가 마이너스라는 건, 긴축재정(緊縮財政)을 했다는 뜻이다.
문제는 이런 긴축재정 기조가 '소득주도성장' 등 확대재정을 전제로 한 정책과 맞물렸다는 점이다. 현 정부가 내건 '소득주도성장' 공약에는 최저임금 인상만 담긴 게 아니었다. 임금이 올라도, 가계 입장에서 꼭 필요한 지출이 늘어나면, 소득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보육, 의료, 주거 등에 드는 비용을 줄이는 공약도 포함돼 있었다. 또 기초연금 확대 등 소득을 직접 늘리는 정책도 있었다. 이런 정책은 모두 강력한 확대재정을 전제로 한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 역시 충격을 줄이려면, 재정확대가 필수적이다.
실제로 후보시절 공약 역시 강력한 확대재정을 가리켰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현 정부에 참여한 학자들 역시 "문재인 정부는 아주 적극적인 케인지언 정책을 쓸 것"이라고 이야기했었다.
기획재정부의 세수 추계 오류, 왜 방치했나?
그런데 정부 출범 이후 지금껏 재정정책은 '긴축' 방향이었다. 이런 모순이 양극화를 심화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현 정부 출범 이후 소득이 줄어든 하위 계층의 반발을 불렀다는 설명이다.
이런 모순은 왜 생겼을까? 청와대의 책임과 함께 짚어야 할 문제가 기획재정부의 세수추계 오류다. 조 교수는 "2017년 결산 결과 23조4000억 원의 초과세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예측보다 15조 원 이상 높은 수치다. 그리고 기획재정부의 세수추계(稅收推計) 오류는 매번 반복됐다. 기획재정부의 오류 탓에 정부는 재정을 써야 하고, 쓸 수 있는 상황에서 쓰지 못했다. 그 후폭풍을 지금 겪는다고 설명한다.
기획재정부의 세수추계 모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전문가 집단에서 거론됐었다. 그런데 현 정부역시 오류를 방치했고, 사실상 재정을 긴축했다.
기재부의 세수 추계 오류, 고의성 없나?
기획재정부의 오류가 그저 실수였는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최종 보고서인 100대 국정과제 보고서를 보면, '100대 국정과제 사업 5년 소유재원 178조 원 조달계획'이 나온다. 초과세수 60.5조 원, 과세기반 강화 17조 원, 지출 구조조정 84조 원 등으로 마련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현 정부 임기 동안 당초 국가재정운영계획에서 예상한 것보다 초과세수가 60조 원 이상 더 걷힐 것을 예상했다는 뜻이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세수 추계를 보수적으로 했다. 실제 세수보다 턱없이 적은 규모였다. 국가재정 운영계획 예상치보다 60조 원 이상 더 걷히리라는 보고서를 냈는데, 세수 추계를 실제보다 적게 했다면, 정말 궁금증이 인다. 조 교수는 이런 문제를 거론하며 "기획재정부가 의도적으로 세수 전망을 축소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대 최대 예산? "실제로는 긴축"
조 교수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내년도 예산 역시 "실제로는 긴축"이라고 평가했다. "2019년 총지출 예산안 증가율도 9.7% 증가로 잡았으나 2018년 세수 추계를 정확히 했으면 실제 증가율은 4.8%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경기 하강 국면 및 일자리 감소 등에 따른 재정 수요를 따라잡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정부는 재정을 어떻게 써야 하나. 조 교수는 청년 주거 안정 및 사회복지 분야 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거비용이 늘었다. 그래서 실질 소득이 줄었고, 소득주도성장 노선에 치명타가 됐다. 저소득층 청년의 결혼 기피가 심화된 것 역시 이와 관련이 있다. 그렇다면,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 주거복지 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일자리가 줄어드는 추세를 뒤집으려면, 사회복지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복지 분야의 취업 및 고용 유발 계수가 높기 때문이다. 간호사 등 보건 분야 직업은 4년제 대학 이상 학력자에게 중간 이상 소득을 제공한다. 보건복지 분야 예산을 늘려서, 이런 일자리를 늘리자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런 정책기획이 안 보인다는 점을, 조 교수는 답답해했다.
2012년 경제사학회 회장을 역임하고 산업구조의 변천에 정통한 건국대 최배근 교수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래 산업정책이 안 보인다는 점을 주요 문제점으로 다뤘다. 그는 한국 경제가 '이중 과제'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어려움을 거론하였다.
그 중 하나는, 군사정부가 '압축적 공업화'를 추진하면서 재벌이 이익은 사유화하고 손실은 사회화하는 구조가 굳어졌다는 점이다. 재벌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불공정' 구조다.
나머지 하나는, 이런 '압축적 공업화'가 수명이 다했다는 점이다. 최 교수는 한국 경제가 '탈(脫)공업화'한 시기를 1992년으로 잡았다. 그때부터 제조업 일자리가 줄기 시작했다. 이듬해 문민정부가 출범했다. 민주화 세력이 집권했고, 그들에겐 '기존 제조업 이후'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그러나 이런 과제를 제대로 떠안은 정권은 없었다. 이는 보수와 진보 모두 마찬가지였다. '신성장동력 발굴', '녹색성장', '창조경제', '혁신성장' 등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다. 최 교수는 역대 정부의 관련 보고서들을 인용하면서, 제목의 단어만 다를 뿐 핵심 내용은 완전히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요컨대 현 정부는 과거 자리 잡은 불공정 구조를 깨는 동시에,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짜야 한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하지 않으면, 일자리를 늘릴 수 없고, 투자 확대도 어렵다. 새로운 산업에 대한 비전이 있어야 투자자들이 지갑을 연다.
"역대 정부 산업정책 실패에 대한 평가가 없다"
문제가 뭘까. 최 교수는 과거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없는 문화를 지적했다. 이 대목에서 선진국과 다르다고 했다.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의 친환경 산업 정책인 '녹색비전'에 대해 정교한 분석을 했다. 이런 산업은 정보기술(IT) 산업 성공모델인 실리콘밸리 유형과 성격이 다르다는 반성이 뒤따랐다. 이른바 '벤처' 모델은 적용하기 힘들다.
산업마다 필요한 정책 조합이 다르다. 기술과 산업의 성격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있어야만, 적절한 정책 조합을 구현할 수 있다. 다른 산업에서 성공한 모델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 부작용이 생기기 십상이다.
미국과 달리, 한국에선 이런 분석과 평가가 없다. 친환경 산업이건, 정보기술 산업이건, 산업정책 담당자들은 늘 같은 처방을 내놓는다. 규제를 푼다거나 관련 연구개발 예산을 조금 늘린다는 식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가 왜 문제인지, 어떤 기술이 산업의 발목을 잡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다. 규제 완화, 연구개발 지원 등이 구체적인 방향 없이 마구잡이 식으로 이뤄지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발언 산업을 모른다
비슷한 경제 규모의 외국에 비해 한국은 정부, 정치권, 언론 등의 기술과 산업에 대한 이해 수준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과도 맞물려 있다. 게다가 산업을 지배하는 재벌 총수 일가는 경영권 확대와 승계 문제가 주요 관심사다. 기술 및 산업의 변화를 예민하게 들여다보면서, 정책 방향타를 움직일 주체가 마땅치 않다.
최 교수가 꼽은 사례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었다. "(자동차 및 조선 산업에서)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한다"라는 발언이었다. 자동차 산업이 겪는 변화를 마치 경기 순환처럼 이해하는 발상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관련 기술 패러다임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이런 문제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불공정'과 '불균형'을 구별해야
최 교수는 '불공정'과 '불균형'을 구별하는 시각을 주문했다. 흔히 '갑질'로 드러나는, 대기업이 손실을 사회화 하는 문제는 '불공정'과 맞물려 있다.
반면, '불균형'은 '탈공업화'와 맞물려 있다. 지금껏 '괜찮은 일자리'는 기존 제조업에서 주로 만들어졌다. 다른 산업에선 '괜찮은 일자리'가 적었다. 이는 기존 제조업과 다른 산업 사이의 '불균형' 문제다. 정책 당국이 '불공정'에서 비롯된 문제와 '불균형'에서 비롯된 문제를 뒤섞는 순간, '괜찮은 일자리'는 늘어나기 어렵다. 현 정부가 이런 늪에 빠져 있었다는 게 최 교수의 진단이다.
"촛불혁명 실패가 극우 창궐로 이어질 가능성"
최 교수는 박근혜 정부 임기 내내 '창조경제'에 대한 개념 정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거론했다. 그리고 현 정부의 '혁신성장' 역시 비슷하다고 했다.
기존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과 새로운 산업 생태계 조성은 함께 이뤄져야 한다.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 종사자가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로 옮겨가도록 하는 과정이다. 일시적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충격을 줄이려면, 역시 대규모 재정이 필요하다. 복지가 대폭 강화돼야 한다. 조영철 교수가 한 지적과 통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재정 확대, 복지 강화, 새로운 산업에 대한 방향 제시에 대해 모두 손을 놓고 있었다. 최 교수는 현 정부가 이런 문제를 거론하면서, "촛불혁명의 실패가 극우의 창궐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한국 헨리 조지 그룹의 차세대를 자임하는 토지+자유 연구소 소장 남기업 박사는 한국사회에서 부동산 문제가 불평등의 주범인 동시에 혁신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임을 천명하면서 각종 통계 자료를 제시한다. 예건데 한국의 지가는 OECD 선진국가들에 비해 최고 3.4배 정도 높으며 이것이 불로소득과 투기를 조장하는 배경임을 주장한다.
한국에서 새로운 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기 어려운 이유 가운데는 지나친 지대 추구 성향도 있다. 신기술을 개발하거나 창업에 도전하기보다, 건물주가 되는 게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기술 창업에 성공한 이들 역시 사업을 정리한 뒤엔 건물을 산다.
사회복지를 강화해도 서민이 효과를 느끼기 어려운 배경에도 역시 부동산 문제가 있다. 복지 증가 효과를 주거비용이 상쇄하기 때문이다.
남 소장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분명한 어조로 실패라고 규정하면서 우선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OECD 주요국가에 비해 턱없이 낮다는 팩트를 지적했다. 2015년 기준으로, 보유세 실효세율은 일본이 0.57%, 미국이 0.71%, 캐나다는 0.87%, 영국은 0.78%이며 한국을 제외한 OECD 국가 평균은 0.39%다. 그런데 한국은 0.16%에 불과하다. 부동산 보유세를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올렸다면, 현 정부 초반의 부동산 대란도 없었으며, 세수 역시 늘릴 수 있었다는 게 남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적어도 현 정부 임기 안에 0.5% 수준에는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보유세 실효세율 1%를 향한 중장기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박사는 지난 50여 년의 경험을 통해서 되돌아 보면서 1) 부동산 투기의 원인은 불로소득에서 조장되며, 2) 불로소득은 건물이 아니라 토지에서 발생하며, 3)보유세로 환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확인 할 수 있었다고 설명한다.
현재 아파트가격의 폭등은 실수요자에 의한 것이 아니라 다주택 소유자 중심의 투기에서 오는 것이며, 현정부의 정책적 실패의 예로 1)제대로 설정한 8.2 대책( 금융규제강화, 전매제한 금지, 다주택자 양도세 강화)이 12.13 대책(임대주택 등록활성화)로 무력화 되었고 2) 보유세 강화정책을 언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시늉만 내면서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으며, 3) 부동산 세율을 0.18% 정도로 인상하겠다는 것은 오히려 부동산 문제의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으로 지적한다.
결론적 조언으로 장기적인 대책을 제시하여 투기의 환경을 제거하고, 부동산 정책을 단순히 주택정책이 아닌 경제의 기본적이고 주요한 변수로 인식하면서 보유세 강화라는 로드맵에 강한 의지를 담아 모든 부동산에 예외없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낸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이래경의 다른백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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