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시스탬 사업 모델에서 비롯, 10억 달러 소송 당해
▲ 건강보조식품업체 '허벌라이프(Herbalife)' 웹사이트 화면 모습. |
(올랜도=코리아위클리) 최정희 기자 = 건강보조식품업체 ‘허벌 라이프(Herbalife)'는 지난해 매출액이 44억달러에 달하는 상장회사이다. 업체 명성에도 불구하고 허벌라이프는 오랫동안 소송에 시달려 왔으며, 2016년에는 연방 공정거래위원회(FTC)에 2억달러를 납부하고 35만 여명에게 배상했다.
당시 FTC는 진술서에서 소수 유통업자들만이 고급 주택과 자동차 그리고 호화 여행 등 판촉 소재를 통해 회사가 약속한 보상에 근접한 혜택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진술서는 그러나 대부분 업자들은 약간의 수익을 얻었거나 혹은 수익 제로 상태였고, 오히려 손해를 보았다고 지적했다.
집단 소송을 당한 허벌 라이프는 지난 2015년에는 1750만달러에 타협을 보았다. 훨씬 전인 2004년에는 전 현직 유통 업자 8700명이 집단 소송을 제기, 600만 달러를 배상했다.
이같은 소송은 무엇보다도 회사가 상품 판매 보다는 신규 업자 유치로 주요 수익을 내는 허벌 라이프 사업 모델에 기인한 것이다. 단백질 쉐이크, 비타민, 스킨 케어 제품을 다루는 회사 웹사이트에 따르면 신규 유통 업자는 기존의 유통 업자에 의해 모집된 이들이다. 신규 업자는 상품을 디스카운트 가격으로 구입해 다른이들에게 판매한다. 일종의 다단계 판매 시스탬이다.
올해 마이애미 지방법원에 오른 소송은 전국 유통 업자들이 자비를 들여 참가하는 ‘서클 오브 석세스(Circle of Success)’와 같은 이벤트 시스탬을 타겟으로 삼았다. 이벤트는 다단계 유통 시스탬에 활력을 불어넣는 행사로, 소위 ‘다운라인’이라 불리는 하위 업자들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요령을 제공한다.
마이애미 집단 소송 원고인 패트리샤 제프 로저스 부부는 지난 8월 허벌 라이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회원(유통업자)중 하나이다. 홀란데일 비치 주민인 로저스 부부는 업체 이벤트에 모조리 참석했고, 신규 업자 모집에 열성을 쏟았으며,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허벌 라이프 상품을 구입해 판매하는 것은 물론 상점에도 가판대를 마련하는 등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들은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홍보 대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수익은커녕 이벤트 참석차 소요한 2만달러를 포함해 10만달러의 손해를 입었다고 최근 <에이피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주장했다.
이번 집단 소송의 원고는 플로리다주에서부터 캘리포니아주에 이르기까지 10만 여명으로, 손해 배상금은 10억 달러에 달한다.
로저스 부부는 “회사 유통 업자가 되는 것은 마치 최면 상태에 빠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라며, “다른 이들이 자신들처럼 부를 쫓는 꿈에 팔리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모든 업자들이 동일하게 느끼는 것은 아니다. 올랜도 거주 싱글맘인 발라레 페간은 허벌 라이프 판매가 남에게 좋은 상품을 소개해 주어 이득을 안기고, 자신에게는 여분의 소득을 가져다 주어 생활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또 회사 제품은 자신의 체중 조절을 돕고 자신감을 느끼게 해 주었다고 매스컴에 전했다.
페간은 업체 이벤트에 대해서는 행사가 화려한 멀티 미디어 오락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제품 판매를 북돋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업체의 VIP-수준 서클이나 탑 수준인 ‘프레지던트 팀’을 바라는 이들에게 활력을 주는 행사라며 마치 슈퍼볼과 같은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허벌 라이프 웹사이트에 따르면 업체는 전세계적으로 8300명 의 종업원과 230만명의 판매원을 보유하고 있다. 제품 판매의 3분의 2는 중국, 북미,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이뤄진다.
1980년 미국에서 마크 휴즈가 창립한 업체는 공식매장 없이 다단계로 판매하는 방식을 취한다. 특히 '다이어트 코치'라 불리는 개인 판매 업자들이 블로그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를 통해 고객을 끌어모아 제품을 팔며 다이어트를 돕는 방식이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