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적으로 캐나다 경제를 이끌어 온 국가경제의 엔진임을 자부했던 앨버타의 체면이 요즘 말이 아니다. 에드먼턴에 폭설을 몰고 오는 하늘의 먹구름보다 고용불안 및 서민생활의 압박으로 작용하는 경제 먹구름이 올 겨울을 더 을씨년스럽게 만들고 있다. 기름값은 이미 30달러선이 무너졌고, 캐나다 달러 환율은 70센터 밑으로 떨어졌다. 돈이나 경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니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답답함이 더 크게 다가온다. 경제전문가의 속 시원한 한마디가 당장 아쉽다. 그래서일까? 진눈깨비가 흩뿌리는 오후, 사우스게이트몰 안에 위치한 서버스(Servus) 사우스게이트 브랜치에서 영세사업자를 위한 대출업무를 담당하고 계신 허 웅 씨를 찾는 나의 발걸음이 마음의 기대감으로 한결 가볍게 느껴진다.
어느 유명 경제전문가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경제학자는 미래를 알기 때문에 전망을 내놓는 게 아니라 요청을 받기 때문에 전망을 한다.” 답답한 마음에 그런 요청을 첫 번째 질문으로 삼아 인터뷰의 막을 열었다.
▲ 사실 저도 모른다는 게 저의 대답입니다. 경제라는 것이 일기예보만큼이나 예측이 쉽지 않잖아요. 그렇지만 현재 분위기로 보아 올 한 해는 무조건 힘들 것 같습니다. 특히 상반기가 가장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유가도 20불대로 이미 하락했고, 캐나다 환율도 70센트 이하로 떨어졌고, 그리고 아시다시피 미국에서는 작년 말에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이럴 경우 보통은 캐나다도 금리를 따라서 올리는 것이 정상인데 오히려 금리를 하향 조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버티십시오. 어찌하든지 버티고 이겨내야 합니다.
▲ 앨버타에서는 오일 가스 산업이 경기 불황의 진원지이지만, 그 여파가 산업 전분야로 파급되고 있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앨버타에서 특히 호텔이나 모텔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그 정도가 당분간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만 기타 도/소매업에서도 고전이 예상됩니다.
Servus 내에는 기업대출부서가 따로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우스게이트 지점에서 영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업무를 새롭게 담당하셨습니다. 여기까지 오시게 된 배경이나, 경력을 소개해 주신다면?
▲저는 원래 MBA를 하기 위해 캐나다 동부 핼리팍스로 갔었습니다. 그게 2001년입니다. 그 후 에드먼턴으로 와서 조그만 개인사업을 몇 년 경험한 다음 현재 근무하고 있는 Servus에 파이낸셜 어드바이저로 입사하게 됐습니다. 지난 8년 반 정도, 시니어 어드바이저로 개인금융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 영세업자(small business)을 위한 기업대출부서 담당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앨버타에 계신 한인동포 중 많은 분들이 크고 작은 개인사업에 종사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략적인 현황은 파악하셨는지요?
▲ 네, 앨버타에 있는 주유소와 모텔의 상당 부분이 우리 한인 동포분들이 운영하고 계시는 사업체라고 보면 됩니다. 그외 컨비니언스, 샌드위치숍, 그로서리, 코인런드리(빨래방), 리커스토어, 세차장 등 다양합니다. 그렇지만 여기에 반드시 한정되지는 않습니다. 특히 영어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운 분들이라면 훨씬 많은 종목의 개인사업을 시작하실 수 있다고 봅니다.
▲ 특히 요즘 국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오래 다니시던 직장을 그만두신 분들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으로 돌아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곳에서 개인사업을 시작하실 수도 있지 않겠어요?
영세사업의 기준은 무엇입니까?
일반적으로 캐나다 정부에서 말하는 영세사업, 즉 Small Business의 기준은 연 매출이 1천만불 이하가 영세사업(small business)에 해당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기준보다 한참 놉지요. 하지만 실제 금융권에서 얘기하는 영세 사업의 기준은 그보다 훨씬 낮습니다. 일례로 제가 담당할 수 있는 금액이 최대 1백만불입니다만 그것도 실제로는 대부분이 5십만불 미만입니다. 자기 소유 건물의 주유소나 모텔, 호텔, 그리고 세차장 등의 사업은 영세 사업(small business)이라고 할 수 없죠.
크든지 작든지 개인사업을 시작하려면 밑천이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물론이죠. 그러나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죠. 그 길이 바로 은행에 있습니다. 은행을 잘 이용하십시오. 그러면 자기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기회는 많습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께서 창업을 위해 은행을 이용하는 방법을 잘 모르십니다. 물론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시중 은행들이 영세업 대출을 선호하지 않고 심지어 운영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Servus Credit Union에서 약 3년전부터 이 부분, 즉 영세업 대출에 중점을 두고 새로운 조직, Small Business Advisor Group을 만들어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 현재 Servus에서는 영세업을 창업하시는 분들을 위해 5십만불까지, 즉 필요한 자본금의 65%까지 대출을 지원해 드립니다. 그리고 캐나다 정부에서 보조하는 사업대출의 경우에는 최대 9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5%의 자본금만 자기 손에 가지고 있다면 이 같은 대출 지원을 받아 사업을 시작하실 수 있는 것이죠.
▲ 물론 대출이 안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컨비니언스스토어, 샌드위치숍, 그로서리, 리커스토어 같은 업종이 자기 소유의 건물이 아니라 임대해서 운영할 경우에는 은행에서 채권확보를 위한 담보를 잡을 것이 없기 때문에 대출이 안됩니다. 또한 레스토랑 관련 대출도 상당히 어렵다고 보시면 됩니다. 반면에 코인런드리 같은 경우에는 세탁기, 탈수기 같은 장비들이 기본적으로 세팅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담보로 해서 대출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 사업을 시작하시려면 자기 건물을 마련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건물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이 아니라 커머셜 콘도나 한 구역(unit)을 말하는데 그럴 경우 건물 구입 비용에 대해서 대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창업이 아니라 기존의 사업체를 인수하시는 경우에도 감정평가(appraisal)후 건물값의 65%에서 90%까지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단, 컨비니언스스토어나 리커스토어에 있는 재고물품(inventory)들은 대출로 커버가 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추가 자본금이 준비되어야 하겠지요. 특히 안경점이나 미용실같이 전문기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개인사업을 시작하실 경우, 건물을 임대하시는 것보다 은행 대출을 통해 커머셜콘도 등을 구매하시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 덧붙여서 요즘 제가 들은 얘기를 약간 말씀 드리면, 큰 이익을 남기지는 않지만 다른 어떤 사업보다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바틀디포(Bottle Depot)를 선호한다고 들었습니다. 에드먼턴 시내에서는 기회가 많이 없겠지만 조금만 근교로 나가시면 여러가지 기회를 엿보실 수 있을 걸로 생각됩니다. 물론 자기 소유 건물인 경우 이 또한 은행 대출이 가능합니다.
개인사업을 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고 할 때, 그 첫걸음을 어떻게 뗄 수 있을까요?
▲ 먼저, 개인대출과 기업대출의 차이점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만약에 집을 사시려고 할 때 모기지를 받으시려면, 처음 은행에서 보는 것이 개인신용과 개인소득입니다. 물론 기업대출의 경우에도 개인신용 부분을 조사합니다만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사업체의 재무제표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것으로 그 사업의 건전성 및 수익성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대출금리에 있어서도 기업대출이 보통 1~2% 포인트 가량 높습니다. 또한 개인대출에는 없는 대출 신청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고요.
▲ 대출 신청에 필요한 준비서류에 대해 말씀 드리자면, 신규사업을 창업하는 경우에는 사업계획서(Business Plan, Projection)가 필요합니다. 보통 회계사를 통해 향후 2~3년 동안의 재무 예측보고서를 산출하는 것입니다. 은행은 이것을 기초로 해서 대출 규모를 산정하게 됩니다.
▲ 기존 업체를 인수하는 경우에는 전 오너에게 해당 업체의 재무제표(financial statement)를 요구해야 합니다. 그것에 기초해서 은행은 리스크 평가(risk assessment)를 하고, 업체의 수익성과 자산을 분석하는 감정 평가(appraisal)를 시행하게 됩니다.
▲ 결론적으로, 창업을 구상하여 기업대출을 원하시는 분에게는 처음부터 단계적으로 필요한 상담서비스를 제공해 드립니다. 특히 다른 사람의 사업체를 인수하실 경우에는 추가비용까지 감안하여 리스크 평가를 해드리고요. 더욱이 사업체를 운영하시는 중에라도 비용절감이나 리스크 감축 등을 위한 자금관리 서비스도 제공해 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라도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어드바이저: 허 웅 (Richard Woong Hur)
소속: Servus Credit Union
전화: 780-638-7876
주소: Southgate 6, 5015-111Street NW Edmonton, AB T6H 4M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