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 서지원 기자, 상하이 한길수 통신원>
중국 최북방 헤이룽장성이 경제사정과 주민들의 의식 부족으로 인해 신종코로나 피해자가 증가하고 있다. 동북3성중 최다 사망자도 발생했다.
중국 동북 3성 가운데 유독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린(吉林)성에 비하면 확진 환자가 4배에 달한다. 랴오닝( 寧)성에서는 사망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반면, 헤이룽장성에서는 벌써 6명이나 숨졌다. 동북 3성은 북한과 인접한 곳으로, 중국에서는 상대적으로 경제사정이 열악해 변방으로 꼽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9일 현재 헤이룽장성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307명, 사망자는 6명에 달한다. 이와 비교해 지린성의 경우, 지난 7일 첫 사망자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확진자는 78명에 불과하다. 헤이룽장성의 확진자가 지린성에 비해 4배 가량 많은 것이다. 랴오닝성은 사망자가 아예 없고, 확진자만 105명으로 집계됐다. 중국 동북지역에 나란히 맞닿아 있는 3개 성의 생활이나 의료 여건이 별다를 것 없는 상황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격차다.
이에 헤이룽장성 보건 당국이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민들의 성향부터 파악하기 위해서다. 그랬더니 눈에 띄는 결과가 나왔다. 5점 척도를 기준으로 ‘현재 상황에 얼마나 자신감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헤이룽장성 4.1점, 지린성 3.9점, 랴오닝성 3.7점으로 집계됐다. 헤이룽장성 주민들이 다른 2개 성에 비해 현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경각심을 얼마나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헤이룽장성 3.8점, 지린성과 랴오닝성은 3.9점으로 나왔다. 이어 ‘현 상황에 대한 공포심이 어느 정도냐’고 물었더니 헤이룽장성 응답자는 2.1점, 지린성은 2.2점, 랴오닝성은 2.3점을 줬다. 헤이룽장성 주민들의 경각심과 공포심의 정도가 다른 지역에 비해 모두 낮은 셈이다.
감염 양상도 달랐다. 헤이룽장성 주민들의 자신감 넘치는 성향은 정부 방침에 ‘비협조적’인 행동으로 나타났다. 헤이룽장성에서 48건의 신종 코로나 집단 감염이 발생했는데, 이중 94%가 집안에서 확산된 가족 간 감염으로 파악됐다. 보건 당국이 3명 이상은 모이지 말라고 주민들에게 통보했지만 현장에서는 제대로 시행되지 않았다.
1명의 확진자가 평균 4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것으로 나타나, 헤이룽장성 감염자의 63%에 해당하는 최소 192명은 집단 감염의 희생자로 확인됐다. 보건 당국은 “헤이룽장성 주민들은 우한 시민들과 접촉한 사실을 유난히 숨기려는 경향도 강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