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레이크뉴스=뉴욕 제임스 김 객원기자>
영화 ‘기생충’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던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 언론들이 제동을 걸었다. 관람하지도 않은 영화를 비판하는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이어갔다.
미국의 주요 언론은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연일 불만을 표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성토했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CNN 등 주요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영화 ‘기생충’을 관람하지도 않았으면서 단순히 외국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아카데미 수상을 비판하자 어처구니가 없다는 식의 비판적인 보도를 쏟아냈다.
미국 중·서부 지역을 돌며 대선 유세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이어 21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그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들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하는데 나는 이해할 수 없다”고 아카데미 수상작 선정을 문제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통상 마찰을 언급하면서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면서 “그들이 무역 분야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NYT의 모린 다우드 칼럼니스트는 22일 칼럼에서 “트럼프가 가짜 예술가들이 멋진 집에 쳐들어가 혼란을 조성하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게 웃기는 일”이라고 힐난했다. 다우드 칼럼니스트는 이 칼럼의 제목을 ‘미국의 기생충’이라고 붙여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기생충이라는 주장을 폈다. 다우드는 영화 기생충 스토리처럼 ‘가짜’ 정치가가 백악관이라는 멋진 집에 살면서 혼란을 조성하고 있지 않으냐는 주장을 했다. 다우드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혐오주의적인 영화 비평을 했다”고 일갈했다. 다우드는 “트럼프가 정신병리학적으로 또 한 번의 나쁘고 미친 한 주를 보낸 것 같다”면서 “그는 이제 완전히 통제 불능인 상태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판이 반미국적이라고 질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가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라는 발상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WP는 ‘기생충’을 미국에 배급한 ‘네온’의 대주주인 대니얼 프리드킨이 텍사스주 출신의 거부로 공화당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라고 꼬집었다. USA투데이 등 일부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 영화를 비판한 것이 아니라 미국 영화가 상을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보수층 표심을 자극하려 한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생충’을 비판하면서도 트위터를 통해 인도의 동성애를 다룬 영화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