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내내 이어진 주택시장 침체가 내년에는 어떻게 흘러갈까. 부동산 관계자는 물론 주택을 구입했거나 내집 마련을 꿈꾸는 이들의 공통적 관심사는 2023년도의 시장 흐름이다. 현재까지의 전망을 보면 시장 흐름은 올해보다 다소 긍정적일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주택경매 알림판.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SQM Research’ 분석 보고서, 기준금리 동결-인플레이션 하락시 내년도 상승세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거의 1년여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대다수의 관심사는 ‘2023년도의 주택시장 흐름’에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부동산 컨설팅 사 ‘SQM Research’가 몇 가지 시나리오를 분석, 눈길을 끈다.
이에 따르면, 우선 호주 중앙은행(RBA)이 금리 인상을 멈추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한다면 내년도 호주 주택가격은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SQM의 이 분석은 12월 첫 주 화요일, RBA가 이자율을 0.25%포인트 인상하기 전에 나온 것이다). SQM이 내놓은 최근의 ‘Housing Boom and Bust Report’는 이 두 가지 조건을 전제로 호주 각 주 수도의 주택가격이 3~7%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SQM이 이번 보고서에서 제시한 기본 예측(base case)은, RBA가 4% 이상으로 이자율을 올리지 않고 인플레이션 수치가 5%로 하락하며 실업률 또한 5% 미만으로 유지되는 것에 달려 있다.
SQM의 루이스 크리스토퍼(Louis Christopher) 대표는 “만약 RBA의 목표 금리가 4% 미만으로 유지된다면 주택시장에서 강제 매각(어쩔 수 없는 판매)이 쇄도할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현재 호주의 기준금리는 3.1%(12월 첫 주 화요일, RBA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목표 금리를 2.85%에서 0.25%포인트 인상했다), 연간 인플레이션이 7.3%인 가운데 연말까지 물가상승은 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실업률은 3.4%라는 극히 낮은 수치에 머물러 있다. 이자율은 부동산 구입을 원하는 이들이 은행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대출금액에 영향을 주며, 이는 다시 주택가격에도 타격이 미치게 된다.
SQM 분석 보고서의 기본 시나리오는, 시드니의 경우 5~9%의 가장 큰 부동산 가치 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
크리스토퍼 대표는 해외에서의 유입(장단기 근로자 및 유학생 등), 사무실로 복귀하는 근로자, 낮은 임대 공실률, 인지세와 토지세에 대한 NSW 정부의 정책 변경이 시드니 지역 주택시장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서부호주,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의 주택가격은 강한 고용증가, 다른 주에서의 인구 유입에 힘입어 최대 8%까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멜번(Melbourne)과 브리즈번(Brisbane, Qeensland)은 1%에서 5% 사이로 성장폭이 낮고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와 달리 호바트(Hobart, Tasmania)는 1% 하락하거나 최대 3% 성장할 것으로 보이며, 캔버라(Canberra)는 3% 하락 또는 최대 2% 상승이 예상된다.
2023년 부동산 시장 상황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준금리가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 것인가이다.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를 잡고자 이자율 인상을 단행하지만 이는 다른 한편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 사진은 마틴 플레이스(Martin Place)에 자리한 호주 중앙은행(RBA). 사진 : Nine Network 뉴스 화면 캡쳐
그런 한편 노던 테러토리(Northern Territory)는 내년도 호주 전역에서 가장 취약한 부동산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이며, SQM은 최대 5%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리스토퍼 대표는 지방 지역 주택가격도 다소 약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팬데믹 기간 동안 가격 상승이 높았던 일부 지방 지역에 투자한 이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가격 성장세가 꺾였으며 침체가 오래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연착륙을 위한 줄타기
SQM의 이번 ‘Housing Boom and Bust Report’는 내년도 호주 부동산 시장에 대한 세 가지 시나리오를 모델링한다.
보고서가 분석한 최상의 경우 또는 ‘Goldilocks’ 시나리오를 보면 다윈(Darwin)과 캔버라를 제외한 모든 수도는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합계 평균치 5%~9% 사이의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다. 특히 시드니와 퍼스의 경우 두 자릿수 증가를 볼 수도 있다.
다른 ‘False Dawn’(헛된 기대) 시나리오에서는 퍼스와 브리즈번만이 주택가격 하락을 피하며 각 도시 합계 평균은 4%에 고정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는 2023년 하반기 들어 이자율이 5% 이상 상승하고 인플레이션 수치 또한 10%로 가속화되는 가운데 실업률은 5% 미만으로 유지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시나리오인 ‘Recessionary Inflation’(불황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각 수도 주택가격이 최대 6%까지 하락할 수 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7% 이상 유지되고 RBA가 기준금리를 4% 이상 인상하며 실업률 또한 5% 이상 높아지는 경우를 가정한 예측이다. 이 경우 퍼스는 가격 하락을 피하는 유일한 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토퍼 대표는 기본 사례 시나리오가 다른 세 가지 시나리오보다 약간 앞서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그 기본 시나리오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그는 “다만 우리는 여전히 개별 확률 측면에서 연착륙 시나리오가 실제로 약간 더 큰 확률을 갖는다고 믿는다”면서 “이는 다른 그 어느 시기보다 내년에 RBA가 어떤 결정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크리스토퍼 대표는 “RBA 입장에서는 매우 어려운 한 해가 될 터이지만 호주 경제 연착륙을 미룰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내년도, 우리가 줄타기와 연착륙을 할 수 있다면 지난해와 올해 하락된 가격대를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지난 11월 28일(월), RBA 필립 로우(Philip Lowe) 총재는 자신이 “2024년까지 이자율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한 이전의 발언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은행들의 전망,
“장밋빛 아니다”
SQM이 내년도 부동산 시장에 대해 어느 정도 밝게 보는 반면 호주 4대 메이저 은행들은 덜 낙관적이다.
웨스트팩(Westpac)은 내년 5월까지 기준금리가 3.8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2024년까지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은행의 매튜 하산(Matthew Hassan) 선임 경제연구원은 “2023년의 단기 전망은 여전히 암울하다”는 의견이다. “부동산 경기 침체는 대부분의 시장에서 더욱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가격 중심의 구입 경제성 개선은 이자율 인상과 물가 및 노동시장에 대한 기대 악화로 인해 무효화되고 있다”고 설명한 그는 “전반적으로 앞으로 12개월 동안 더 가격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지만 2022년까지의 하락속도에 비해 상당히 완만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호주 주요 은행의 내년도 주택시장 예상은 다소 부정적으로, 이자율이 현재 수준(2.85%)에서 1%포인트 높아질 경우 부동산 시장은 2024년까지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NAB 은행은 올해 각 수도 평균 7.3%, 내년에는 11.4% 하락을 예상하며, ANZ 은행 또한 2023년에도 주택가격 하락이 어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주요 은행 가운데 커먼웰스 은행(Commonwealth Bank. CBA)은 가장 긍정적인 전망을 보인다. 주택가격이 4월 최고점에서 내년 중반 저점까지 15% 하락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 예측은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정점인 3.1%로 높아지는 것을 전제로 한다.
CBA의 가레스 에어드(Gareth Aird) 호주 국내경제 담당 선임연구원은 “만약 RBA가 내년에도 이자율 인상을 계속한다면 주택가격 하락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SQM Research의 상황별 주택가격 시나리오
(도시 : 예상 상승폭)
▲ Scenario 1- Rate on hold(Base case)
-기준금리가 4%를 넘지 않으며 인플레이션은 8%에서 정점을 찍은 뒤 다시 5%로 하락하며 실업률은 높아지지만 5% 미만을 유지하는 경우
Perth : +4%~+8%
Brisbane : +1%~+5%
Darwin : -5%~0%
Melbourne : +1%~+5%
Sydney : +5%~+9%
Adelaide : 0%~+5%
Hobart : -1%~+3%
Canberra : -3%~+2%
Capital City Average : +3%~+7%
▲ Scenario 2- Goldilocks
-기준금리가 최고 4%를 넘지 않는 가운데 2023년 하반기에 이자율을 인하하고, 인플레이션은 8%에서 정점을 찍은 뒤 5%로 떨어지며, 실업률은 상승하지만 5%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Perth : +9%~+13%
Brisbane : +3%~+7%
Darwin : -4%~+1%
Melbourne : +2%~+6%
Sydney : +8%~+12%
Adelaide : +1%~+4%
Hobart : +0%~+4%
Canberra : -3%~+2%
Capital City Average : +5%~+9%
▲ Scenario 3- False dawn
-기준금리 상승은 3.1%~3.8% 사이에서 멈춘 뒤 하반기 5% 이상으로 상승하며, 인플레이션은 8%로 최고조에 이른 후 잠시 하락했다가 10%를 향해 가며, 다만 실업률은 5%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Perth : +8%~+12%
Brisbane : +1% to +5%
Darwin : -4% to +1%
Melbourne : -4% to +1%
Sydney : 0% to +4%
Adelaide : -2% to +3%
Hobart : -3% to +2%
Canberra : -4% to +1%
Capital City Average : 0% to +4%
▲ Scenario 4- Recessionary inflation
-인플레이션 상황이 완고하게 7% 이상을 유지하고, 이자율은 4% 이상으로 계속 상승하며, 실업률도 6% 이상에 이르는 경우
Perth : +2% to +6%
Brisbane : -7% to -12%
Darwin : -6% to -13%
Melbourne : -5% to -9%
Sydney : -3% to -8%
Adelaide : -2% to +2%
Hobart : -5% to -10%
Canberra : -4% to -9%
Capital City Average : -3% to -6%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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