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부동산 침체 상황에서 주택가격 상단에 있는 고가의 주택이 보다 큰 폭의 가격 하락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10월 분기 들어서는 하락 속도가 크게 둔화되는 양상을 보인다. 사진은 시드니의 한 주택경매 현장. 사진 : ABC 방송 ‘The Business’ 프로그램 화면 캡쳐
‘CoreLogic’ 보고서... 10월 분기에만 시드니 지역 상단 주택들, 6.1% 가격 하락
부동산 시장이 12개월가량 침체 상황을 보이는 가운데 가격 측면에서 고가의 주택이 중간 가격 및 이하 부동산 시장에 비해 더 빠른 속도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고가 주택의 가격 하락 속도는 시드니의 경우 13.5%, 멜번(Melbourne)이 9.2%까지 하락한 지난 몇 달 사이의 약세 이후 더 이상의 하락은 보이지 않는 안정 조짐을 보인다는 진단이다.
부동산 컨설팅 사 ‘코어로직’(CoreLogic)의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시장 침체를 주도하는 ‘상단’ 가격대의 주택은 10월 분기까지 6.2% 하락을 보였다. ‘상단’ 부동산은 가격 상위 25% 주택으로 정의되며 중간가격 154만 달러 이상(시드니 기준)의 시장을 말한다.
10월까지의 가격 하락폭을 보면 중간 가격대 시장(mid-market)이 4.8%, 하위 25%에 해당하는 가장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들(중간 가격 77만5,000달러 이하)이 3.2%로 상단 부동산에 비해 낮은 비율이었다.
같은 기간(10월까지 지난 12개월 사이), 멜번의 고가 주택가격은 3.6%가 떨어져 중간 가격대 시장 3%, 가정 저렴한 가격대 주택 1.9% 하락과 비교됐다. 멜번의 경우 상단 부동산은 중간 가격 107만 달러 이상, 가장 저렴한 시장은 60만 달러 미만 시장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이다.
브리즈번(Brisbane, Queensland) 및 퍼스(Perth, Western Australia) 또한 상단 가격대 부동산은 각 6.5%, 1.8% 하락한 반면, 중간 가격대 및 저렴한 주택 시장은 브리즈번 5.4%와 2.1%, 퍼스는 중간 가격대에서 0.2% 하락을 보였으며, 가장 저렴한 가격대 시장에서는 0.7% 상승을 기록했다.
‘코어로직’의 엘리자 오웬(Eliza Owen)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 전반에 걸쳐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녀는 “상단 가격대의 주택의 경우, 시드니와 멜번은 속도가 크게 둔화되었음에도 전반적으로 큰 폭의 하락을 보였다”며 “침체 이전까지 강한 시장을 형성했고 또 시장 침체가 더 일찍 발생됐기 때문으로, 지금은 가격대가 조정되는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가격 측면에서 상단에 자리한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은 완화되고 있다. 시드니의 최고가 주택은 8월 분기 7.5%, 9월 7.4%가 떨어진 가운데 10월에는 6.2%로 하락폭이 줄었다. 또 멜번은 8월 이후 5%, 4.5% 그리고 10월에는 3.6% 하락을 기록했다.
오웬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에 공급되는 매물이 크게 감소한 것이 가격 하락 속도를 늦추고 있으며, 구입자는 가격이 하락했기에 많은 할인을 협상할 필요가 없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 이 같은 수치는 경기 회복을 점칠 수 있는 기반이 되지만 오웬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 상승 수치가 발표되고, 추가 이자율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현재 나타난 주택가격 하락 속도의 둔화가 향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격 상위 25%에 해당하는 시드니 지역 상단 가격대 주택의 하락폭은 지난 8월과 9월, 7% 이상을 기록했으나 10월 분기에는 6%대로 1%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한 관계자는 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고가 주택의 거래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 ABC 방송 뉴스 프로그램 화면 캡쳐
시드니 기반 부동산 중개회사 ‘BresicWhitney’의 토마스 맥글린(Thomas McGlynn) 최고경영자는 “시드니 CBD 반경 10km 이내의 교외지역 주택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 흐름이 시드니 동부(eastern suburbs), 이너 웨스트(inner west) 및 로워노스쇼어 지역(lower north shore region)의 주택경매 낙찰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매자들은 주택담보 대출 상환 측면에서 긴축 금리 사이클의 끝이 눈앞에 있다고 보고, 보다 쉽게 주택을 구입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두 달 동안 비교적 고가의 주택들이 시장에 공급됐는데, 이는 이전에 비해 나은 판매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관련이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맥글린 CEO는 “시장 불안정이 이어지던 지난 7월에서 9월까지, 고가의 부동산은 매매 시장에서 거의 볼 수 없던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부동산 관계자들은 고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은 시장 상황이 어려운 시기에도 더 잘 버틸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다. 멜번 기반의 부동산 중개회사 ‘Jellis Craig Port Phillip’ 사를 운영하는 워윅 가디너(Warwick Gardiner) 대표는 “300만 달러 이상 가격의 가족 주택이 그 이하 부동산에 비해 더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거래하는 가족 구매자는, 구입하고자 하는 주택과 그 이후에 대해 보다 실용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은 주택을 구입한 뒤 수익을 내고자 1~2년 내 판매하기보다 10년 후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재 상단 가격대의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이들은 특히 현재와 같은 침체기에 주택을 판매할 이유가 없기에 시장에 나오는 매물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 가격 구분별 하락폭
(10월 분기 기준. 도시 : Low / Mid / High)
Sydney : -3.2% / -4.8% / -6.2%
Melbourne : -1.9% / -3% / -3.6%
Brisbane : -2.1% / -5.4% / -6.5%
Adelaide : 2.7% / 0 / -2.4%
Perth : 0.7% / -0.2% / -1.8%
Hobart : -4.1% / -4.1% / -4.1%
Canberra : -2.4% / -4.4% / -4.9%
Darwin : 0.2% / -0.3% / 0.3%
Source : CoreLogic
■ 상단 가격대 가격 하락
(도시 : 8월 분기 / 9월 분기 / 10월 분기)
Sydney high-end : -7.5% / -7.4% / -6.2%
Melbourne high-end : -5% / -4.5% / -3.6%
Source : CoreLogic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
- |
- 부동산(가격대별 하락 1).jpg (File Size:95.9KB/Download:18)
- 부동산(가격대별 하락 2).jpg (File Size:65.1KB/Download: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