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빈부격차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국제 구호기구 옥스팜(Oxfam)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대다수 가정이 생활비 부담에 직면해 있는 반면 최상위 부유층의 부는 더욱 증가했다. 사진 : Perth Mint Australia
팬데믹 이후 11명의 새로운 억만장자 추가... 하위소득 계층의 납부세율, 더 높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대다수 호주인들이 생활비 부담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상위 부유층의 자산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고 빈부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영국 기반의 국제 구호기구 ‘옥스팜’(Oxfam)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전염병 사태가 시작된 이후 최상위 부유층과 하위 저소득층 사이의 격차는 더욱 확대됐다. 이 구호기구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주 억만장자가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이후 61%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0년 초에 비해 11명의 억만장자가 추가로 생겨난 것이다.
‘호주 옥스팜’(Oxfam Australia)의 프로그램 책임자 안시아 스핑스(Anthea Spinks)씨는 많은 호주인들이 생필품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동안 슈퍼리치들은 더욱 늘어난 부를 즐겼다고 말했다.
그녀는 “최상위 부유층 및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난 수십 년 간의 세금감면은 대다수 호주인들의 경제적 불평등을 부채질했으며, 이런 가운데서 저소득자들은 성공한 기업인 및 백만장자들에 비해 높은 세율의 지불했다”고 지적했다.
호주 옥스팜에 따르면 현재 42명의 최상위 호주 억만장자가 보유한 자산은 총 2,360억 달러에 달한다.
옥스팜의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부유한 1%가 지난 2년 사이, 나머지 99%보다 거의 두 배나 많은 수입을 올렸음을 보여준다. 이는 경제 상황이 악화됨에 따라 하위 소득자에게는 더욱 안 좋은 내용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문제는 식품 및 에너지 가격을 크게 상승시켰다. 이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 수치는 호주를 포함해 많은 국가에서 임금 상승이 생활비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호주의 경우 거의 1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실질임금 증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물가상승 속도에는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연방 재무부 짐 찰머스(Jim Chalmers) 장관은 지난 9월까지 이전 12개월 사이 3.1%의 임금상승이 이루어졌다는 통계청(ABS) 자료를 언급하면서 “실질임금을 인상하려는 정부 움직임이 이미 효과를 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염병 대유행 기간 동안 많은 것을 희생하고 경기침체로 고통을 겪었던 저임금 근로자들이 실질임금 상승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주 근로자들은 거의 10년 만에 실질임금 증가 혜택을 보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상승폭은 임금의 두 배에 이른다. Source: Australian Bureau of Statistics, Wage Price Index and Consumer Price Index, Australia September 2022
하지만 그 사이 인플레이션 상승은 인금증가의 두 배인 7.3%에 달했다. 찰머스 장관은 지난 1월 16일(월) 미디어 브리핑에서 “호주 경제 전망에 대해 낙관적이지만 앞으로의 도전을 알고 있다”며 “국민들이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고 우리 경제에 인플레이션 문제가 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은 “오는 5월 내놓을 새 회계연도 예산 계획에서 저소득 계층을 위한 에너지 요금 지원, 노인 요양시설 근로자 대상의 급여 인상 등 지속적인 생활비 부담 완화에 초점을 둘 것”임을 덧붙였다.
한편 야당 내각 재정부를 맡고 있는 제인 흄(Jane Hume) 의원은 현재의 임금상승은 치솟는 생활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지적하면서 “강한 경제 상황을 물려받은 노동당은 집권한 지 거의 1년이 되어가지만 여전히 모든 호주인들이 느끼는 생활비 상승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