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전역의 자선단체에 식료품을 전달하는 ‘OzHarvest’의 로니 칸(Ronni Kahn. 사진) 대표. 그녀는 현재 직장을 갖고 있는 근로자들의 지원 요청이 증가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했다. 사진은 Livia Giacomini씨가 ABC 방송에 제공한 것을 발췌한 것임.
정부 대책 미흡 지적... 다이 레 의원, “임시 세금감면 재도입” 강하게 촉구
지난 2년여 사이 크게 상승한 생활비 압박으로 자선단체 지원을 요청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식료품점 및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모아 각 자선단체에 전달하는 ‘OzHarvest’는 지난해 약 3천만 명 분의 식사를 제공했다.
이 기구 설립자인 로니 칸(Ronni Kahn) 대표는 특히 최근 들어 크게 증가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지원요청을 우려하고 있다.
칸 대표는 최근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4~6개월 사이에만 가계재정 압박으로 인해 서비스 수요가 50~70% 증가했다”면서 “이는 새로운 수치이며 매우 특별한 사례”라고 말했다.
호주 통계청(ABS)의 최근 수치에 따르면 식료품, 운송, 주거비용 상승 등으로 호주 인플레이션 수치는 지난해 11월까지 1년 사이 7% 이상 높아졌다. 이처럼 지속된 물가상승으로 일반 근로자들의 구호단체 수요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현재 ‘OzHarvest’는 1,800~2,000여 일선 자선단체를 지원하지만 칸 대표는 자금 부족으로 인해 더 이상 지원을 늘릴 수 없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우리가 연락할 수 없는 100개 이상의 자선단체 대기자 명단이 호주 전역의 주요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말한다는 것은 소름 끼치는 일”이라면서 “현재 우리 기구가 확보한 자금으로는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에 정부 지원의 확대가 필요하며 다음 연도 예산을 대비해 지원 요청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제 변경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세금제도 변경을 통해 이들을 지원해야 한다는 요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호주 가정의 생활비 부담은, 시드니 남서부 기반 다이 레(Dai Le) 연방의원(무소속)이 유권자들과 대화하는 자리에서 제기되는 주요 주제가 됐다.
리버풀(Liverpool), 카브라마타(Cabramatta) 등을 포함하는 연방 파울러 선거구(Division of Fowler)의 레 의원은 “현재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크게 상승한 식료품 비용, 전기 사용료, 임대료, 휘발유 가격 등 생활비 전반에서 상당한 압박에 직면해 있다”고 우려했다.
시드니 남서부 지역을 포함하는 파울러 지역구(Division of Fowler)의 다이 레(Dai Le. 무소속) 연방의원. 그녀는 중산층 근로자들의 지원단체 의존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 정부의 세금감면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은 파울러 지역구 주요 인사들과의 모임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레 의원(왼쪽에서 두 번째). 사진 : Twitter / Dai Le
‘OzHarvest’가 언급한 것처럼 레 의원 또한 맞벌이 근로자들의 자선단체 지원 요청이 늘어나고 있음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제가 상담을 하는 이들은 상업 분야 종사자, 공장 근로자, 심지어 파트너가 전문 직종에서 일하는 이들도 있다”는 게 레 의원의 말이다. 그녀는 정부가 저소득 및 중간 소득계층에게 제공했던 세금감면을 다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연 수입 12만6천 달러 미만 소득자에게 세금환급시 최대 1,500달러를 되돌려주었던 임시 조치는 지난 회계연도에 종료됐다. 레 의원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생활비로 압박이 가증되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는 이 제도를 재고해야 한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0월, 새 노동당 정부의 예산 계획을 내놓은 짐 찰머스(Jim Charlmers) 재무장관은 당시 “정부는 향후 인플레이션 수치를 높이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무분별한 현금 지원은 우리의 물가상승 문제를 더욱 악화시켰을 것이며 궁극적으로 가계재정에 고통을 안겼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의약품 및 보육 등 일부 상품 및 서비스 비용을 낮추는 프로그램 도입에 중점을 둔 조치를 취해 왔다.
하지만 자유당의 제인 흄(Jane Hume) 상원의원은 현재의 생활비 압박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김지환 기자 herald@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