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홍콩한국문화원(원장 이영호)과 재홍콩대한체육회(회장 신용훈)의 공동주관으로 지난 11월 26일(일) 오후 4시에 완차이 사우던스타디엄에서 ‘오징어올림픽’(오징어게임+명랑운동회)이 개최되었다. 홍콩로컬인 5인조 그룹 스무팀이 참가하고 홍콩한국문화원 직원 및 봉사자 10명과 체육회 봉사자 10명이 집행부가 되어 이번 행사를 함께 했다.
신용훈 회장과 봉사자들은 이미 정오에 모여 회의를 하고 일찌감치 스타디움에 도착하여 준비를 시작하였다. 배너 설치며 음향, 참가자들에게 나눌 체육복, 소품들 어느 하나 빼 놓을 수 없이 손이 가는 귀한 준비물들이다. 문화원 직원들이 사다리를 타며 배너를 설치 하려하자 체육회 봉사자들이 뛰어가 같이 도우니 빠른 설치가 이루어졌다. 문화원과 체육회의 손발이 척척 맞으니 행사도 순탄하게 진행 되었다.
행사 진행은 홍콩인 미셸 리가 맡았다. 올해 3월 춘계 오징어게임에서도 진행을 맡았었기에 더욱 프로답게 세밀한 부분까지 참가선수들의 안전을 강조하며 진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이영호 문화원장과 신용훈 회장을 주축으로 일렬로 늘어선 집행부의 소개와 경기 진행 순서들을 경청하는 참가자들의 눈동자들이 벌써부터 기대와 흥분으로 가득하다.
오징어게임의 시작을 알리는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이영호 문화원장이 직접 육성으로 진행했다. 원작에서와 같이 으스스한 분위기로 아주 느리게 말하기도 하고 갑자기 빨라져서 한꺼번에 많은 탈락자들이 나오기도 했다. 어느 누구도 나가기 싫은 표정이지만 집행부는 탈락자들을 가려내어 가위로 손목에 두른 테잎을 잘라내야 했다. 20명 정도가 성공했으며 이 경기가 3위를 한 김치즈 그룹의 메달 획득에 일조를 했다. 이원장의 목소리에 경기장의 시간이 멈춰버리는 긴장의 순간이었다.
두 번째 딱지던지기는 딱지를 만들어 표적지에 던져 중앙에 가장 가깝게 던지는 참가자가 승리하는 게임이다. 전체 참가팀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번에 던진다. 참가자들이 한국의 전통 놀이인 딱지를 직접 접으며 우리 문화를 경험하고 본인이 접은 딱지로 경기를 하니 더욱 의미가 있었다. 집행부들이 일일이 돌며 참가자들의 딱지 접는것을 도와주며 경기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세 번째 딱지치기는 다른 팀 상대를 랜덤으로 골라 경기에서 이기면 상대방의 딱지를 갖게 되며, 딱지 1개당 코인 1개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이미 경기 시작 전부터 연습을 하는 팀들도 많이 있었다. 참가자들이 딱지치기할 때 열중하는 모습을 보니 어릴 때 동네 친구들끼리 딱지치던 기억과 친구들의 딱지를 다 따간 얄미운 친구도 떠올라 절로 웃음이 났다.
네 번째 경기는 판지 뒤집기다. 팀 별로 앞뒤가 빨강, 파랑으로 되어있는 판을 시간 내에 뒤집어가며 본인팀 색깔로 뒤집어 놓는 게임이다. 자세를 구부려 바닥에 깔려 있는 판지를 뒤집기가 쉽지 않다. 내가 뒤집은 판지을 상대가 다시 뒤집고 내가 다시 그 판지를 뒤집자니 속이 뒤집힌다.
다섯 번째 줄넘기는 한 팀에서 두 명이 양쪽에서 줄넘기 자루를 잡고 세 명이 줄을 넘으며 가장 많이 줄넘기를 성공한 팀이 이기는 게임이다. 이 또한 한국의 전통놀이며 혼자 잘해서 성공하는 게임이 아니라 5명이 호흡을 같이해야 하는 만큼 팀워크를 보여주는 게임이다. 연습하지않고 그냥 얻어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다소 힘들어 하는 팀도 있었지만 집행부 봉사자가 직접 시범을 보여 같이 힘을 내보는 광경에 박수를 보냈다.
여섯 번째는 달고나 게임, 랜덤으로 주어진 달고나의 모양을 시간 내에 완성해 내면 코인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참가자들이 오징어게임에서 성기훈이 했던 것처럼 달고나에 침을 묻혀가며 정성을 들이는 전략을 사용했다. 심혈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깨져버리는 달고나가 야속하지만 곧 땀을 흘린 뒤 당을 보충하는 달고나에 바로 환한 웃음이 이어진다.
일곱 번째 게임은 런닝맨 게임이다. 올해 새로 진행하는 게임이다. 아무래도 상대방 등 뒤의 스티커를 떼야하는 게임이라 시작 전부터 참가자들에게 안전 문제를 강조했다. 경기가 과열되어 선수들이 넘어지는 경우가 발생했지만, 손을 들어 괜찮다는 표시를 해 주고 넘어진 상대 선수를 일으켜 세우는 아름다운 장면을 보였으며, 필요시 대기중인 구급요원의 처치도 바로 이어졌다. 겁이 나서 아예 움직이지도 못하고 구석에서 멈춰있는 참가자들도 관중석에 웃음을 선사했다.
여덟 번째가 제기차기 게임이었다. 신용훈 체육회장은 경기 시작 전에 이영호 문화원장에 시범을 부탁했고 이원장은 끊이지 않는 제기차기의 진수를 보여 참가자들의 박수와 부러움을 샀다. 시간을 주고 그 시간 안에 제기를 차고 있어야 성공하는 게임이다. 30초, 20초, 10초 이렇게 시간을 줄여가면서 제기가 이미 땅에 떨어진 참가자는 그 자리에 앉아야 한다. 여기저기에 반짝거리는 제기가 경기장의 불꽃놀이가 되는 순간이었다.
아홉 번째,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라고도 할 수 있는 줄다리기 차례다. 개인경기가 아닌 힘을 합치는 단체 경기다. 경기 시작 전부터 줄을 잡으려는 참가자들과 중간에서 하얀 중간 지점표시를 밟고 있는 김영수 부회장이 땀을 뻘뻘 흘렸다. 경기 시작 전부터 팽팽한 양측의 이기려는 뚝심이 느껴진다. 청팀 참가자들 사이에 시작과 함께 뒤로 누우라는 정보가 전달되면서 첫 번째 승리는 청팀이다. 어이없게 져버린 홍팀은 어안이 벙벙한 상태로 작전회의에 들어갔다. 나이가 지긋한 어르신이 저쪽 팀이 한 내용을 전달하며 대오를 정비했다. 두 번째 경기에선 홍팀의 승리다. 패배 다음에 오늘 승리의 순간이 저리 행복한 것일까. 내팀 네팀 할 것 없이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며 축하했다. 그리고 세 번째 경기는 다시 청팀의 승리로 돌아갔다. 아마 네 번째 경기가 이어졌다면 승리는 다시 홍팀으로 갔을 것이다. 멈추지 않았다면 줄다리기는 밤새 내내 계속 됐을 것이다.
모든 경기를 마치고 문화원 직원과 봉사자들이 코인을 세며 승자들을 가리는 동안 이영호 문화원장은 “참가해주신 모든 분들게 감사하며 사고없이 경기를 즐기고 마치게 되어 더욱 감사하다. 앞으로도 문화원은 홍콩로컬인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플랫폼이 되겠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환한 미소로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 당일 하키경기 참석차 가족들과 홍콩을 방문한 주호대한탁구협회 박현순 회장이 오징어게임 소식을 듣고 달려와 국가대표 티셔츠 2벌을 기증했다. 신용훈 회장은 행사당일 급조된 SOS팀 남매에게 MVP 상으로 전달하고 박회장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신회장과는 한달전 참가한 제 104회 목포체전의 인연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의 1등은 DOUFU팀, 2등은 DITTO팀, 3등은 KIMCHEESE팀에게 돌아갔으며 모든 팀들이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않고 남아 시상식까지 함께 했다. DOUFU팀은 “약혼자와 그의 친구 두명 그리고 회사동료와 같이 참가했다. 팀원모두 정말 열심히 뛰었고 뿌듯하다.” 라고 했다. DITTO팀은 “친구들과 같이 참가했다. 영화를 보긴했지만 실제로 해보니 너무 어려웠다. 줄다리기 때 우리 청팀을 응원할 때 너무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KIMCHEESE팀은 프랑스에서 홍콩현지에 유학온 학생들이며 참가자들은 친구, 가족, 회사동료 등 여러 형태의 모임으로 이번 행사에 참가했다.
원작 ‘오징어게임’은 선수를 떨어뜨려 남는 승자를 가리는 게임에 반해 주홍콩한국문화원과 재홍콩대한체육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 ‘오징어게임’은 끝까지 참가자들이 같이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한국전통놀이마당’을 전하자는 취지이다. 이번 행사는 원래가 지난 10월 8일에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태풍으로 연기되어 지난 11월 26일(일)에 개최되었고 뜨거운 열기 속에 성료되었다.
<글. 사진 위클리 홍콩 Haidy Kw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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