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교제 통해 등록금 등 충당하는 여대생들 증가
(올랜도=코리아위클리) 박윤숙-김명곤 기자 = 미국 여대생들 사이에서 학자금 융자나 장학금, 아르바이트 등 전통적 방식을 떠나 소위 ‘원조교제’식으로 학비나 생활비를 충당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교재에서 남성을 ‘슈가 대디’로 여대생을 ‘슈가 베이비’로 표현하고 있다.
콜롬비아대학 장학생인 한 여성은 생활비를 충당하기 위해 학우와 방세를 분담하거나 잡일을 해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돈이 모자랐고 학교 공부 따라가기에도 벅찼다.
자신의 장래를 위해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여성은 가장 적은 노력으로 가장 많은 돈을 얻을 만한 일거리를 찾기 위해 결국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고, 슈가 대디 사이트에서 가장 활발한 네트워크에 접속했다.
이 여성은 현재 두명의 남성과 교제중이다. 이중 한 사람과는 가끔 만나는 것으로 거리를 두고 있고, 다른 사람은 보이프랜드로 삼고 있다. 후자의 남성은 매달 여성의 생활비와 아파트세 등 정기적 자금 지원을 하고 있다. 여성은 최근 <에이피 통신>에서 자신이 학교 졸업 후에도 확실한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계속 이같은 교제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대학 여대생은 양심의 가책이 뒤따른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미국의 부동산 파동으로 인한 경제 문제 그리고 학자금 정책 불합리성에 따른 것이라 합리화했다.
대도시 이어 중소 도시까지 널리 퍼져
인기 원조교제 웹사이트는 현재 원조 교제가 가장 인기 있는 지역으로 미국 양대 대도시인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을 꼽았다. 이들 지역 평균 월세는 2천불정도이다.
지난 해 <올랜도 센티널>은 슈가 대디 남성의 평균 나이는 44세이며, 상대 여성들에게 선물과 용돈 명목으로 사용한 액수는 월 평균 3745달러라고 보도한 바 있다.
2년전 만 해도 한 인기 사이트내 남성 회원 비율면에서 올랜도가 최상위를 차지했고, 지난해에는 텍사스 오스틴과 더불어 애틀랜타, 라스베이거스, 보스톤 등 미국 유명 도시들이 상위에 오른 바 있다. 원조교제가 미 전역에서 폭넓게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콜롬비아 여대생이 이용하는 웹사이트는 2006년에 "재정보조 방편(alternative to financial aid)"이란 명목으로 만들어졌고, 2011년부터는 여대생들에게 부과하던 월 30불짜리 회원 가입비를 없앴다. 남성 회원비는 멤버십 수준에 따라 월 70 달러에서 180 달러까지.
웹사이트는 동성애자도 연결하며, 남학생들에게는 ‘슈가 마미’까지 연결하고 있다.
원조교제 웹사이트는 은밀한데다 학계에서 연구 조사를 거의 펼치지 않은 분야인 탓에 사이트 활용자수를 정확히 집계하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한 인기 교제 사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학생 사용자가 2010년에 7만9400명에서 올해는 190만 명으로 뛰었다고 밝혔다. 또 연중 회원 등록이 가장 많은 때는 대학 등록금 납부 시기인 8월과 1월이다.
원조교제 사이트, 전통적 데이트 사이트와 달라
원조 교제 사이트 운영자들은 남성 회원이 부자라는 것을 제외하면 보통 남녀 데이트 사이트와 다를 바 없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원조 교제가 성매매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규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사이트에서 만나 결혼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전통적인 남녀 교제를 이끌기 보다는 서비스와 대가를 목적으로 남녀 합의가 이뤄지는 장소라는 것이다.
콜롬비아 여대생도 원조 교제가 자신에게는 일종의 일자리인 셈이며 여러면에서 이익을 준다고 했다. 경제적인 면은 물론 여행도 하고 자신의 처지로는 맛 볼 수 없는 도시 문화를 경험하고 산다는 것이다.
전미 성폭행 리소스 센터(National Sexual Violence Resource Center)의 크리스텐 하우저는 성과 돈이 오가는 곳에는 힘의 불균형에 따른 위험이 항상 도사린다고 경고한다. 또 웹사이트 회원들 상당수가 떳떳한 교제임을 내세운 나머지 자신의 정체성을 일정 수준 밝히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차후 이어지는 삶에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실제로 ‘섹스와 머니’ 관련 여러 사회적 현상은 인터넷 시대에 더욱 은밀하고 기발한 형태로 윤리적 명암을 구분하기 힘든 회색지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때로 세상 밖으로 튀어나와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해 '불륜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의 회윈 정보 해킹 여파로 자살자가 발생한 것이 한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