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인 호주인 남성이 수백 그램의 마리화나를 비롯해 다양한 불법 환각제를 소지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불법 마약 범죄에 대해 최대 사형 등 엄중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건조시킨 마리화나로 이 기사 내용과는 직접 관련 없음.
마리화나, 환각제 등 적발... 유통 목적 아닌 개인용도 사용 주장
한 호주인 남성이 불법마약 소지 혐의로 인도네시아 경찰에 체포,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처지에 놓였다고 ABC 방송이 지난 5월27일(화) 경찰 관계자를 인용,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53세의 앤드류 로저(Andrew Roger)씨가 현재 인도네시아 자바섬 동부 수라바야(Surabaya)의 자택에서 운영하는 카페에 억류되어 있다. 수라바야 경찰서의 세티자 주니안타(Setija Junianta) 국장은 그가 두 명의 친구와 마리화나를 말아 피웠다고 주장했다.
주니안타 국장은 “그의 집에서 마리화나와 크리스탈 메탐페타민(crystal methamphetamine), 케타민(ketamine. 마약으로 쓰이기도 하는 마취성 물질), 엑스터시 알약, ‘Happy-5’로 불리는 환각제를 비롯해 불법 마약류를 사용하기 위한 기기 등을 압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로저씨가 불법 마약과 기기가 본인 소유임을 인정하면서 불법 마약을 공급하려 한 것이 아니라 개인 용도로만 사용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 경찰에 따르면 로저씨의 집에서 800그램의 마리화나와 9.2그램의 크리스탈 메탐페타민이 발견됐으며, 로저씨는 개인 용도로 두세 달에 한 번씩 1킬로그램의 마리화나를 구입했다. 또한 로저씨는 호주에 있을 때에도 수년 동안 불법 마약을 사용했음을 인정했으며 인도네시아아와 동티모르에서도 용역계약으로 일하면서 마약사용을 계속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마약운반이나 유통에 대해서는 최고 사형 등 강력한 처벌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중독이 입증된 이들에게는 종종 관대한 처벌이 내려지기도 하며 재활치료를 강제화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여러 명의 외국인이 인도네시아에서 마약범죄로 중형을 선고 받고 수감되어 있다. 이 중에는 2명의 호주인이 포함되어 있으며 한 영국 노인 여성은 2건의 마약운반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은 상태이다.
이들 두 명의 호주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샤펠 코비(Schapelle Corby)로, 그녀는 지난 2004년 발리로 입국하는 공항에서 그녀의 가방에 들어 있던 마리화나가 발각돼 20년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코비는 발리 법정에서 20년 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 15년으로 감형됐으며, 10년의 수형을 마친 뒤 가석방 신청 자격이 주어졌고, 지난 2월 가석방이 허가돼 출소했으나 15년 형이 끝나기까지는 발리에 머물러야 하는 실정이다.
또 다른 수형자로 20년 형을 선고받은 호주인 레내 로렌스(Renae Lawrence)씨는 내년도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환 기자 jhkim@koreanherald.com.a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