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 레일, "이용 인구 증가 맞춘 레일 증설 필요" vs 시장들, "지불 이용료에 걸맞는 대우 받아야"
최근 웨스트코스트 익스프레스 열차 운행 지연이 잦아지자 메트로 밴쿠버 지역 시장들이 CP 레일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웨스트코스트는 화물열차들과 레일을 공유하는데, 두 열차가 마주칠 경우 화물 열차 쪽에 우선 통행권이 있다. 트랜스링크는 "가급적이면 열차들이 마주치지 않도록 CP 레일과 협조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런 사태가 자주 발생해 웨스트코스트 승객들의 불만 신고가 폭주하고 있다. 트랜스링크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일(월)까지 47일 동안 밴쿠버로 가던 기차가 멈춰 선 시간만 80 시간에 달했다. 69대의 열차가 319 차례 멈춰 선 시간 합계다.
불만이 누적되자 트랜스링크와 메트로 밴쿠버 시장의회 교통위원회가 각각 서신을 작성했다. 트랜스링크는 이용자 불편에 대한 사과가 주 내용이었다. 반면 교통위원회는 CP 레일의 헌터 해리슨(Hunter Harrison) CEO와 마크 가노(Marc Garneau) 연방 교통부 장관에게 시민 불만을 전했다. 니콜 리드(Nicole Read) 메이플 릿지 시장은 "웨스트코스트 익스프레스는 메트로 지역 동쪽 지역 주민들이 밴쿠버 다운타운으로 출퇴근하기 위해 이용하는 주요 수단이다. CP 레일 또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최대한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 해결 능력이 CP 레일 측에 있는 것은 웨스트코스트 열차가 다니는 레일을 CP.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트랜스링크는 열차 서비스 운행 시간에 대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다. 그런데 계약 조건에 화물 열차에 우선 통행권이 있는 것이다.
불만을 접한 CP 레일 측은 지난 6일(화)에 메트로 시장들에게 전달한 서한을 공개했다. 편지 내용은 '최근 두 열차가 마주치는 일이 늘어난 것은 여러 회사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화물 열차가 증가했고 특히 곡물 열차 이동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현재 문제 해결 방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 서한은 트랜스링크 측에 일부 책임을 전가하고 있기도 하다. '해당 서비스 이용 인구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열차를 추가 구입하는 것 외에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고 적어 '레일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존 베커(John Becker) 피트 메도우 시장은 "마치 우리가 예산을 투입해 열차길을 늘려야 한다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레일 증설 문제는 소유주인 CP가 결정할 문제다. 우리는 이용료를 내고 있고 그에 합당한 서비스를 CP 레일로부터 제공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 [밴쿠버 중앙일보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