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가을, 파리 샹젤리제를 수놓을 제9회 파리 한국 영화제의 주요 세 작품이 우선 공개됐다.
개막작으로는 <해무>, 폐막작으로는 <신의 한 수>, 특별 상영에는 <명량>이 10월 28일(화)부터 11월 4일(화)까지 8일 동안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Publicis 극장에서 관객을 맞게된다.
지난 8년 동안 한국 영화를 프랑스에 알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던 이번 영화제에서는 최근 한국에서 역대 흥행 성적 1위를 달리고 있는 <명량>을 유럽에서는 최초로 큰 스크린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된다.
특별 상영 작품으로 선정된 <명량>은 김한민 감독의 최신작으로 명량대첩(1957)을 배경으로 한다. 전작 <최종병기 활>에 이어 조선시대 전쟁을 소재로 한 이번 영화에서는, 이순신 장군의 12척의 배와 일본 수군의 330척의 해상 전투 씬이 장엄하게 펼쳐진다. 처음으로 해상 전투극을 소재로 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인 <명량>은 성웅 이순신과, 그의 뛰어난 지략으로 일궈낸 해전을 재현한 볼거리로 한국에서 현재까지 1700만의 관객을 동원해, 아바타가 가지고 있던 종전의 흥행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이번 여름 <명량>과 함께 경쟁했던 바다를 소재로 한 또 다른 대작인 <해무>는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해무>는 10년 전 함께 <살인의 추억>(2003)의 각본을 쓴 심성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봉준호 감독이 처음으로 제작을 맡은 스릴러로, 감척 대상이 된 ‘전진호’의 여섯 명의 선원이 삶의 타전인 배를 지키기 위해 조선족의 밀항을 돕기로 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문성근, 김윤식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JYJ 멤버인 박유천의 첫 데뷔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폐막작으로는 조범구 감독의 <신의 한 수>가 관객을 찾아간다. 영화는 올해 초반 한국에서 헐리우드 대작들과의 경쟁에서 350만을 넘기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영화 10위 안에 드는 성적을 냈다. 프로 바둑 기사 태석으로 분한 정우성은 살수(이범수)로 인해 내기 바둑판에서 형을 잃은 후 누명을 쓰고 감옥에 복역하게 된다. 그리고 살수를 상대로 복수극을 꾸미게 되는 내용으로, 바둑뿐만 아니라 정우성의 화려한 액션도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올해 한국 관객의 눈과 귀를 만족시켰던 영화가 이번 영화제의 처음과 끝, 특별 상영프로그램을 장식할 예정이다. 다섯 개의 다채로운 부문으로 채워진 이번 영화제를 더 풍성하게 할, 한국에서 검증 받은 세 편의 영화가 프랑스 관객에게는 어떻게 다가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파리한국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