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소득 대비 집값 밴쿠버 11.8배, 서울 10.3배
세계 부동산 과열 중국 투기, 서울 한국 토종투기세력
가처분 소득대비해서 서울 집값이 세계적으로 집 값이 높기로 유명한 런던보다 높지만 밴쿠버에 비하면 그래도 양반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PIR)은 10.3배이고 밴쿠버는 이보다 높은 11.8배였다.
밴쿠버에서 소득 중 세금, MSP 등 본인의지와 상관없이 공제 되는 금액을 제외한 모든 소득을 11.8년간 모아야 주택을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밴쿠버부동산협회(REBGV)가 5일 발표한 8월 밴쿠버 평균 주택가격이 102만 9,700달러라고 밝혔다. 이를 11.8로 나눈다면 세후 소득이 연간 8만 7,263달러를 올려야 한다. 이는 연방통계청이 지난 8월 30일 발표한 주급 통계자료에서 BC주 근로자의 평균 주급 944.56달러의 52주를 곱한 연봉 49,117달러의 두 배에 달해 결국 2인 가구가 세전 소득을 탈세를 하며 저축을 해야 11.8년 만에 구입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 유럽연합, 인도 등 주요 국가 경제 관련 내용을 담았는데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은 바로 중국 부분에 실렸다. 즉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도시 중 가처분소득대비 주택 가격을 올려 놓은 주범이 바로 중국계 부동산 투기 세력임을 암시하는 내용이다.
보고서의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순위에서 중국 베이징은 가처분소득 대비 주택가격 배율이 14.5배를 기록했고 상하이는 14배로 나타났다. 세계에서 집을 장만하기 제일 어려운 곳으로 평가되는 홍콩(18.1배)과 크게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중국의 집값이 오른 셈이다. 특히 베이징·상하이·선전·광저우 등 4개 주요 도시는 2015년 2월부터 지난 5월까지 약 2년간 주택 가격이 50.6% 오르는 등 ‘투기 광풍’이 불었다.
한국은행의 보고서에서 중국 이외의 도시로는 시드니가 12.2로 나타나는 등 중국 부동산 투기 자본이 많이 유입된다고 세계 부동산 전문가와 언론이 지난 몇 년간 지적해 온 이민자 도시들이 가처분 소득대비 서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중국 자본이 상대적으로 적은 서울이 LA의 9.3이나 런던의 8.5보다 높은 것은 중국 부동산 투기와 마찬가지로 한국형 투기 세력이 주택을 사람이 사는 곳이 아니라 돈 놓고 돈 먹는 투기장으로 만들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 정부가 제19차 공산당 대회(11월 초)를 앞두고 부동산시장 안전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택투자가 올 하반기 중 다소 둔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과열을 막으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은 이미 지난해 9월 부동산 투기를 잠재우기 위한 대책을 발표 때부터 시작됐다. 정치·경제적 영향력이 큰 주요 대도시에서 2주택 이상을 사면 대출을 제한하고 외지인의 주택 구매를 제한했다. 하지만 캐나다 한인 금융전문가는 "이런 중국 정부의 조치가 중국 국내에서는 주택가격이 안정될 수 있지만 오히려 풍선효과로 해외로 자금을 빼돌려 해외 투자에 더 열을 올릴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결국 세계 주택시장이 정상화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해외로 빼돌린 투기 자본에 대한 대대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까지는 중국을 이탈한 중국 자본이 부동산에 집중 되면 발생하는 기형적인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밴쿠버 중앙일보 표영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