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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비빔밥, 된장찌게…

한국음식이라 대표할 음식들도 많겠지만, 한국 사람이라면 뭐니뭐니해도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중 하나가 바로 라면이다. 나른한 주말 아침, 밥 하기 귀찮은 날, 야식이 생각날 때, 숙취가 있는 날 아침에 가끔씩 라면 생각이 나는 것은 한국 사람들에겐 어찌 보면 숙명과도 같은 일이 아닐까 생각된다.
라면은, 한국 전쟁 이후 1963년 식량난 해결을 목적으로 처음 유입되었던 즉석 음식으로, 현재는 국민 메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우리 식생활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냄비에 라면을 보글보글 끓여 김치와 같이 후루룩 하며 먹는, 그 정서는 우리가 그 어디에서 살고 있던, 빼놓을 수 없는 한국인의 음식이라 생각된다.
초기에는 ‘삼양’ 사의 닭고기 국물 라면 한 종류 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라면의 홍수가 일어났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대형마트 한 코너를 형형색색의 봉지 라면과 컵라면이 가득 채우고 있다. 최근 P&G 리서치 팀이 한국의 라면 총수요가 전세계 7위이며, 일인당 수요는 1위라고 보고한 바도 있다. 우리나라 사람의 라면에 대한 애정은 참 끈끈하고 질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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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한국인에게만 국한될 것 같은 정서를 태국 사람들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놀라운 사실이다. 태국 또한 전세계 라면 수요 8위라는 수치를 기록하며, 한국 못지 않은 라면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다. 태국의 라면은 시장 내 가장 큰 브랜드의 이름을 따서 ‘마마’ 라 불린다. 한국보다 10년 정도 늦게 도입되었지만 비슷한 역사를 가지며, 마마 역시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그들 식생활 깊은 곳에 자리매김 하고 있다.
필자가 이런 생각을 처음 가지게 된 계기는 태국 생활 초기 2년 동안 한국과 태국 인근 나라를 여행하면서이다. 자국을 떠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향수를 느꼈던 것일까, 비행기 안 여행을 떠나는 많은 태국 사람들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마마 컵라면을 끓여 먹었다. 여행용 캐리어 가방에는 약속이라도 한 듯 여러 개의 마마 컵라면이 들어있었다. 이 뿐만 아니라, 태국인의 마마에 대한 애정은 우리들 가까운 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로, 편의점과 대형마트이다. 우리나라 라면 시장이 라면의 홍수라고 비유된다면 태국 마마 시장도 마마의 남투엄(홍수라는 의미의 태국어)이라 비유될 만큼 그 규모가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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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다양한 종류의 국물라면, 짜장라면, 비빔라면 대신 태국의 라면 코너에는 똠얌꿍, 남똑, 그린커리 등 태국의 맛을 담은 마마가 빼곡히 진열되어 있다. ‘마마’ 사에서 출시한 제품만 해도 현재 총 52가지이며 다른 브랜드 제품까지 합치면 그 종류는 어마어마하다.
두 나라 국민들의 애정 때문일까? 한국 농수산 식품 유통 공사와 방콕포스트의 보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의 라면과 태국의 마마 둘 다 내수시장 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또한 두 나라 모두 기업 차원의 수출시장을 겨냥한 마케팅 투자도 대폭 증가했다고 한다. 우리들의 허기를 채워주고 향수를 달래주는 역할을 넘어 외국인들로 하여금 한국의 맛 그리고 태국의 맛을 전해주는데도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생각 된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편의점에서 있었던 마마와 관련된 재미있는 경험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 해볼까 한다. 요즘 라면 코너를 보면 이국적인 맛을 접목시킨 마마 신제품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물론, 그 중 한국의 맛을 접목시킨 제품들도 있다. 그 제품들 중 가장 최근에 출시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마의 포장 인쇄 문구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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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고 개좋아’

우선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도전이라 인상깊고 흥미로웠다. 하지만 인쇄 문구로 적합하지 않은 속어를 사용했다는 점과 기존 마마와 맛의 차별화를 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소개하는 신제품은 기존 주황색과 초록색의 똠얌, 무양 맛 마마와 내용물과 맛이 동일하다. 처음 진열된 이 제품을 보고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두 나라 간의 연결고리가 생긴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함께 내심 기대를 해보았지만, 시식 후에는 목적이 모호한 어설픈 마케팅의 일부분인 것 같다는 결론만이 남게 되었다. 가격 측면에서도 25밧인 해당 신제품은 기존의 마마보다 우위를 점하지 못하는 것 같다. 한국어가 인쇄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로워 이목을 끌었지만, 한마디로 어설프게 마켓팅된 상품이라 판단된다.
하지만, 아직은 서투르지만 서로 비슷한 정서를 공유하는 두 나라 간의 좀 더 왕성한 교류와 깊은 이해 그리고 이를 통한 라면과 마마 시장의 더 큰 발전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 다르면서도 같은 정서를 가진 지금 태국과 한국의 모습이었다.
(기사 : 교민잡지 강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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