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촌 장자못 전설
웅촌면 통천리에 지금도 장자못이라고 불리는 못이 있다. 이 못자리는 옛날에 큰 부자가 살던 집 자리였는데 이 부자가 사람 오는 것을 꺼리고 과객을 괄시했다.
하루는 스님이 와서 동냥을 청하니 줄 것이 없다며 소똥을 한 가래 떠 주었다. 며칠 후 스님이 다시 그 마을로 가서 마을 사람들에게 뒷산에 용이 나온다며 구경을 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그 용을 구경하기 위해 갔고 그 사이 장자가 살던 집에 폭우가 쏟아져 집이 떠내려가 버렸다. 그렇게 그 자리가 못터가 된 이후 지금도 그 못 이름은 장자못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 오는 손님 막으려다 망한 손동지댁
고려시대에 동지 벼슬을 하는 손복술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가세도 좋고 아주 부자여서 집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다. 못살던 시대였기 때문에 뭔가 얻어가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드나들었고, 안부인들은 손님이 하도 많이 찾아오니 보통 힘이 든 게 아니었다.
어느 날 스님이 찾아와 목탁을 두드리며 시주를 부탁하자 안부인이 시주는 얼마든지 할 터이니 제발 손님 좀 덜 오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그러자 스님이 집 주변을 빙빙 돌며 살펴보다가 손님이 안 오게 되면 적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은 못살고, 빌어먹게 되어 손님이 오지 않게 되니 적막한 원인이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안부인은 적막하거나 말거나 조용히 좀 살아야 되겠으니 손님 좀 못 오게 해달라고 애원했다. 결국 스님은 원대로 해주겠다고 하며 집 근처 산의 목을 끊으라고 알려주었다.
그래서 그 목을 끊는데 가래 끝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것이었다. 이후로 집안의 사람들뿐만 아니라 인근의 사람들까지도 병이 들어 죽어버리고 결국 비렁뱅이가 되어 버렸다.
칼럼니스트 송영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