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회담 상세보도

 

 

Newsroh=김원일 칼럼니스트

 

 

북한이 올림픽을 계기로 화해무드 조성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콤메르산트가 10일 보도했다.

 

콤메르산트는 남북한이 2015년 12월 이후 최초로 만남을 갖고 한반도 긴장완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는 조치들을 논의했다면서 북한은 북한 선수단과 고위급 대표단의 올림픽 파견에 동의함으로써 자국 선수들의 안전을 염려하는 서방 국가들을 안심시킬 수 있게 해 주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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콤메르산트는 3개항의 공동 보도문을 상세히 소개했다. 첫째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과 동계 패럴림픽 대회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협력한다”. 북한은 선수단 외에도 “고위급 대표단”, 자국 올림픽 위원회 대표단, 응원단, “에술단”, 태권도 시범단, “참관단” 및 기자단을 보내기로 했다. 남한 정부는 양국 선수들의 공동 입장도 제의했다. 현장에서 전해온 바에 따르면 북한 대표는 이 제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한다.

 

둘째, 양측은 2017년에 전례없이 고조되었던 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는데 동의했다. 북한은 한 해 동안 16건의 미사일 발사 시험과 한 건의 핵 실험을 시행했고, 그 결과 다섯 건의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2345, 2356, 2371, 2375, 2397호)가 채택되었다. 남북은 군사당국회담을 시작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접촉과 왕래, 교류와 협력을 활성화하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기로 합의했다. 한국 측은 북한이 서해(한국어 명칭은 황해) 상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군사 통신선을 복구하는데 동의했다고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양측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남북 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추후 가까운 시일 내에 각 분야 회담들도 개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구체적인 일시나 주제는 알려진 바 없다.

 

 

남북의 대화 계기

 

2년 이상 냉각기를 거친 후 처음으로 개최된 회담에서는 총 6차례에 걸쳐 12시간 동안 협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내용 면에서는 서로 사전에 준비한 입장을 교환하는데 그쳤다. 남측에서 여러 가지 제안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별 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한 측 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북한측 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 위원회 위원장에게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이외에도, 1950-53년의 한국 전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 상봉(相逢)을 2월에 개최할 것과 “평화 정착 및 비핵화 회담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비핵화라는 말에는 북한 측 대표인 리선권 위원장이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고 전하고 있다.

 

러시아 과학 아카데미 극동 연구소 선임 연구원인 콘스탄틴 아스몰로프는 양측이 모두 회담의 승자가 되었다고 논평했다. 북한은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협상 능력과 자세를 보여주었고 남한은 평온하게 올림픽을 치룰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것이다. 북한 선수단을 파견하겠다는 것은 적어도 올림픽 개최 기간 동안에는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자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몇몇 서방 국가들은 자국 선수단의 신변 안전을 염려하여 평창에 선수단을 전혀 파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서방측이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을 경우, 한국인들의 자긍심에 큰 타격을 주게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 바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작년에 적극적으로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를 설득하고 독려했다. IOC는 2017년 10월 30일에 공식적으로 종료된 선수 등록 기간을 북한을 위해 특별히 무기한으로 연장했을 뿐 아니라 그들의 올림픽 참가비용 전체를 부담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강화 이유

 

북한 선수단의 올림픽 참가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처음으로 언급한 것은 1월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였다. 평소와는 달리 밝은 회색 양복을 입고 등장한 북한의 지도자는 “국가의 핵 군사력 완성이라는 위대한 역사적 위업을 달성”했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은 이제부터 나와, 우리 나라와 전쟁에 나설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했으며(조선 중앙 통신사 보도 인용). “미국 전역이 우리의 핵 공격 반경에 있으며 핵 단추가 항상 내 사무실 책상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의 수장은 늘 그러하듯이 남한의 “파쇼 독재”에 대해 비난하고 나서, 갑자기 예상치 않게 목전에 있는 올림픽을 앞두고 “냉각된 상태에 있는 남북 관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림픽이 “민족의 위대한 광휘를 드러내기에” 이상적으로 적합하며 “동족의 축제 행사에 즐거워하는 것은 자연적인 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언급 후에 김 위원장은 이번 주 화요일에 성공적으로 완료된 남북 고위급 회담 개최를 제안했다.

 

왜 북한의 영도자가 어조(語調)를 바꾸었는지에 대해서는 추측해볼 수밖에 없다. 신년사 내용에 미루어 볼 때 김정은은 자신을 핵무기를 방패로 갖추어 놓음으로 국가의 안보를 보장한 확신이 있는 지도자로 드러내 보이기 원한 것 같다.

 

이제 그는 좀 더 강력한 상대방으로서, 북한 고립 정책을 관철시키려는, 남한 의 동맹국인 미국 대통령을 제쳐놓고 남한에 팔을 뻗어 화해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더 단순하고 평범하게 설명하자면, 최근 수년간에 걸친 일련의 제재가 북한 경제에 정말로 심각한 타격을 주었고, 그래서 북한 정부는 이 제재를 약화시켜 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러시아 내에서는 남북간의 대화 시작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레오니드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남북이 고위급 회담을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대단한 진전이라고” 인테르팍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의 견해에 따르면, 미국은 자신들이 세계의 중심이라고 자부(自負)하고 있는데, 이제는 북한에 대한 반대 어조를 바꾸어야 하며 더 이상 북한을 자극하지 말고 남북 회담의 초기 결과들을 기다려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새로 시작된 남북 회담에 대해 현재까지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카네기재단의 짐 쇼프 수석 연구원에 따르면 장기적으로는 좋은 성과는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워싱턴에는 각기 다른 견해를 가진 두 부류가 존재한다. 한 쪽은 북한은 근본적으로 건설적인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보고 있으며, 다른 쪽은 북한에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들 중 어떤 견해가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인가는 올림픽 개최 기간 이후에도 회담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는 가에 달려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을 공격하여 자국의 동맹국인 한국의 축제 기간을 위협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림픽이 끝나면 제일 먼저 대두(擡頭)될 것이 비핵화 문제이다. 그런데 이 점에 관해서는, 서로 간의 이견이 너무나 분명해서 절대로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이 연구원은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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