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장관 윽박지르고 실무자에 경고하고”
한국은 미국의 속국인가. 유감스럽지만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는 대한민국이 주권을 가진 독립국인지 의심스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위상을 형편없이 추락시키는 존재는 미국이다.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의 알렉 키리야노프 특파원이 한국과 미국의 현실 관계를 냉정하게 평가하는 기사를 송고했다. 전문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북한과 적극적으로 밀착하려는 한국의 노력이, 북한이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기까지는 북한에 대해 어떤 양보도 하려는 생각이 없는 미국을 갈수록 더 자극하고 있다. 대북제재를 엄격히 준수해야 하고 심지어 더 강화해야 한다고 보는 미국은 한국에 대해 여러 분야에서 경고를 날렸다. 그러나 “워싱턴 중앙당의 꾸짖음”과 비슷한 심한 어조는 한국의 내정에 간섭한다는 비난을 포함하여 한국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최근 한미의 대북 정책 관련 시간이 갈수록 더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명확하게 보인다. 그러나 현재까지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은 이런 입장 차이를 확실히 드러내지 않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그러나 한국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북한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더 나아가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자 하는 끈질긴 의향을 갖고 있는 것이 최종적으로 미국을 분노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가장 공개적으로 큰 소리가 난 것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강경화 외교장관이 말한 내용에 대해 논평한 것이었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한국 정부가 천안함 사건으로2010년 5월 24일 일방적으로 시행한 대북제재를 해지할 가능성을 정부 부서 간에 협의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5.24 조치는 어떤 것이든 북한과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유엔 국제 제재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 법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할 경우 한국 정부가 충분히 다른 당사자들의 동의를 얻지 않고도 해지(解止)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 문제에 대해 명백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그는 "한국은 미국의 승인 없이 대북 제재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화 장관의 말에 대해 논평하면서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같은 트럼프의 “한국 정부가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한 지시와 같은 직설적인 언급에 대해 한국 정부 내에서는 여러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왜냐하면 이 문제가 전적으로 한국 정부의 관할권(管轄權) 하에 있는 조치 해제에 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공식적으로 청와대는 트럼프 미대통령의 말을 논평하기 어렵다고 본다면서 이와 관련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그 다음으로 트럼프가 아마도 대북 관계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려면 한국과 미국 사이에 협의하고 협력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 볼 때 한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자기 방식대로 직설적으로 단순하게 실제적인 사정을 묘사한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반발이 거세지자 이날 오후 "제가 관련 질의에 대해 관계부처와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것이라고 기록이 됐는데, 취지는 관계부처가 검토한다는 의미"라며 사과했다. 그러나 미국이 이와 같이 거칠게 소란을 피운 것에 대해 한국 내의 상당수 정치 세력들이 반발하고 트럼프가 한국 내정에 간섭하려하고 자신의 뜻을 다른 나라에 그대로 지시하기 원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여기서 북한과 관련하여 또 한 번의 한미 간의 충돌이 있었다는 것이 알려졌다. 일본 언론이 보도하고 차후 미국 언론이 확인한 정보에 따르면 9월 중순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및 김정은과의 남북정상회담 직전에 강경화 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간에 두 번의 전화 통화가 있었다. 일본 언론이 확언하는 바에 따르면 폼페이오는 남북 철도 연결 협력 남북 합의서와 군사 분야 긴장완화 조치관련 합의서 내용에 대해 “심하게 화를 냈으며” 강 장관과의 대화에서 ‘심한 표현;을 사용하고 한국의 접근 방식을 미국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그런 구상은 공동으로 입안해야 한다, 즉 트럼프 식으로 말하면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화 장관은 최근 국회 대정부 질문 도중 솔직한 대답을 회피하기는 했지만 의원들과의 대화에서 실제로 전화 통화를 하기는 했었다는 것과 평양선언문의 내용에 대해 폼페이오 장관이 미리 충분히 통지를 받지 못해서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뒤이어 급하게 언론이 너무 앞서간 것 같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심한 표현은 기억나지 못한다고 덧붙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통화 사실은 인정했으며, 이견이 있었다는 것은 부인하지 않았다.
이전에 미국 군 당국자들은 9월 19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 도중 체결된 한국과 북한의 국방부 간 긴장완화 조치에 대해 그리 탐탁한 반응이 아니었다. 이 합의서에서는 비무장지대에서 행해지는 행위에 직접 연관된 몇 가지 조치를 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비무장지대를 한국 쪽에서 통제하는 것은 주한 유엔군 사령부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주한미국 사령부라는 것이다.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은 미국 상원의 인준 공청회에서 평양 선언문과 관계없이 비무장지대의 통제권은 미국에 있다고 말하여 미국이 남북 합의를 전적으로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얼마 전 주한미군 사령부는 남측 대표단이 비무장지대를 지나 북한으로 가는 것을 허가하지 않음으로 “자신의 이빨을 드러낸 바” 있다. 남북 전문가들은 남북협력이 활성화될 경우 무엇을 복구하고 현대화하는지 알기 위해 북한으로 가는 철도의 노면 상태를 검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주한 미군사령부는 “열차의 통과에 대해 규정된 기한 내에 미리 통지하지 않았다”는 구실을 만들어 이를 허가하지 않았다. 이전에는 한 번도 이것이 이런 거부 조치의 이유가 된 적이 없었다. 한국에서는 누구나 다 이를 미국의 남북 협력에 대한 불만의 표현으로 평가했다.
현 상태로 보건대 미국은 한국의 대북 관계 발전 노력에 전방위로 찬물을 끼얹고자 노력하기 시작했다. 최근 한국 금융계 및 국회 소식통들에 따르면 남북 정상회담 직후인 9월 20-21일 한국 내 수 개의 주요 은행들에 재무 정보 수집, 제재 실행 및 테러 자금 지원 억제를 담당하는 미국 재무부 관계자가 직접 전화를 했다. 한국의 은행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관리들은 “북한과 협력 계획이 무엇인가?”에 대한, 말 그대로 심문을 했다고 한다. 한국 은행들은 “제재 해제 경우에 할 수 있는 가능성들을 연구하고 있을 뿐 현재로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고 대답했다. 그러자 미국 관리들은 “제재는 엄격히 지켜야 한다”면서 각종 남북 프로젝트들의 전망과 현황을 정기적으로 알려달라고 요구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 관계자는 이런 저런 모양으로 대북 협력 가능성을 연구하던 모든 한국의 은행들에게 두루 전화했으며, 이전에 한국 정부가 남북 프로젝트 지원을 위한 이용했던 은행들에도 전화를 했다. 그 중 확실한 은행은 한국산업은행, 한국기업은행, KB 국민은행, 신한은행, NH 농협은행 등이 있다.
한국 외교부와 전화를 받았던 은행들 내부에서는 이와 같은 미국 재무부의 직접적인 전화에 대해 “매우 특이하다”고 말했다. 왜냐하면 미국은 보통 대북제재를 엄격히 지켜달라는 “간절한 요청”을 외교 채널을 통해 한국 정부에 알리고, 이후 한국 정부 관계자가 은행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미국이 한국의 금융기관들에게 직접 모든 것을 설명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 한국의 금융계에서는 이를 대북 제재를 포함한 모든 대북 제재를 위반할 수 있는 것을 아무 것도 결정하지 말라는, 은행들에 대한 미국의 일종의 경고(警告)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과 강력히 연결되어 있는 국제 금융 시스템의 현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경고는 매우 엄중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다른 편에서 보면 이 모든 것들은 미국과 한국이 대북 접근법에서 확연히 다른 견해를 갖게 되었고 미국이 이미 여러 다른 채널을 통해 동맹국에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했음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다.
10월 15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11월말-12월초에 동, 서해선 철도 및 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계속해서 북한 비핵화 문제에 관한 분명한 진전이 없는 한 북한과의 새로운 협력 프로젝트는 불가능하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한국 정부가 미국의 소리를 항상 받아들이는 것은 아닌 셈이다. 한국인들은 전반적인 관점에서 북한에 관한 한국과 미국의 견해 차이가 드러나는 또 하나의 대표적인 세부 사항에 관심을 기울였다.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제부터 한국 국민은 주일 미군 기지에 있는 친지를 방문하려 할 때 추가적으로 더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 하는 50개국에 포함되게 되었다. “의심스러운” 국가 국민에 예전에 이미 러시아, 중국, 북한, 이란, 아프가니스탄과 다른 국가들의 국민이 포함되었는데, 이제는 놀랍게도 처음으로 미국과 동맹국이며, 자국 내에 미군 기지를 가지고 있는 한국 국민이 포함된 것이다. 주일 미군 사령부는 이 조치를 설명하기를 거부했지만 이제부터 한국 국민이 추가적인 조사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을 확인해 주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전에 전문가들이 예견했던 것처럼 트럼프의 대북 강경 노선과 한국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과 협력하려는 노력의 차이는 갈수록 더 분명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을 살펴보면 그는 현재 서로 매우 다른 두 가지 것을 서로 충돌하지만 않으면 같이 병행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최소한 겉으로라도 미국과의 좋은 관계와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남북 협력을 발전시켜 나가려는 것이다. 바로 이 때문에 방미 중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 트럼프 대통령이 듣기 원하는 말을 하면서 김정은과 정상회담 중에는 남북의 단일성과 남북이 가까워질 필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한국은 최근 FTA 재협상에서 상당히 크게 양보를 했는데 전문가들의 말에 따르면 이것은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트럼프가 자제된 반응을 보이도록 돈으로 ‘구매’를 해보기라도 하려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부산항에 러시아 화물선 세바스토폴호를 억류(抑留)한 사건도, 사소하지만 미국에게는 ‘기분좋은’ 양보를 하면서 최대로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보여주고, 대신에 대북관계에서 상대적인 자유를 얻는 이러한 전략의 일부로서 평가할 수 있다. 미국 정부는 이 선박을 불법적으로 북한에 석유를 공급했다고 비난하고 이 회사와 선박 자체에 대해 일반적인 제재를 시행했다. 여기서 분명한 위반에 대한 증거를 미국은 제시하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선박을 억류하면서도 어떤 혐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러시아 정부의 강경한 반응과 러시아 외교부의 주러 한국 대사 초치(招致) 후에야 이 선박을 풀어주었다. 한국 정부는 선박에 대한 매우 특이한 행동을 통해 미국에“한국이 대북 제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는 미국과의 관계가 좋아지는 만큼, 한미동맹과 북한과의 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희망가운데서 곡예를 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너무나 잘 이해하고 있는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에서 일정 부분 악화를 초래했다. 그러나 이제 미국 정부의 공공연한 선포로 인해 미국은 그들을 매수하려는 시도에 넘어가려 하지 않으며, 오히려 한국에게 대북관계에서 미국의 정책을 절대적으로 따라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은 트럼프와 김정은을 이어줌으로써 이 불안정한 위치에서 출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며, 북미정상이 합의점을 찾게 되면 북한 및 미국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될 것을 바라고 있다. 바로 이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현재 그렇게 적극적으로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중간 결과를 살펴보면 현재까지는 문재인 대통령이 “양극단을 피하는데” 성공하고 있으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실제로 개최될 것이다. 문제는 미국과 북한이 서로 먼저 양보하라고 요구할 경우 새로운 대결상황으로 어려워질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 열린 1차 정상회담 수준의 합의에 그친다면 이제는 북미간의 대치 상황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1차 정상회담에서는 역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라는 PR 효과로 인해, 모호한 표현들만 가득하고 비핵화에 대한 정확한 의무가 없었다는 비판을 가릴 수 있었지만, 이제는 이것 한 가지만으로는 부족하다. 따라서 제2차 정상회담 후에 한국은 매우 모순되고 서로 공존하는 것이 불가능한 두 가지 노선 중에서 하나를 확실히 선택해야 할 수도 있다.
글 올렉 키리야노프 서울특파원| 로시스카야 가제타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열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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