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생들의 인간 관계나 가족간의 관계는 시소를 타는 관계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시소 탈 때 유능한 사람은 항상 상대방에 맞춰 줍니다. 두 사람이 탈 경우 상대가 무거운 사람이면 자기가 조금 뒤로 앉아 무게를 맞춰 주고 상대방이 가벼운 사람이면 앞으로 나와서 앉습니다. 자기가 먼저 앉아서 무게를 잡고 “나를 따라 와라.”이렇게 하지를 않고 상대방의 비중에 따라 맞춰 가는 과정입니다.
“하늘은 반응한다.”는 말씀을 드리는데 선인들은 먼저 어떤 액션을 취하지 않고 항상 반응을 합니다. 상대방의 파장이 이렇게 오면 거기에 맞게 대응하고, 이 사람에게는 이렇게, 저 사람에게는 저렇게 합니다. 자기를 먼저 내세우고 고집하면서 “나를 따르라.”하지 않아요.
가르치는 방법도 사람마다 다양한데 공통되는 특징은 먼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지를 않는다는 것입니다. 항상 어떻게 하는지 보다가 상대에 따라서 반응합니다. 공부 지도 방법이 수동적이죠.
이 공부에 들어오신 분들은 인간 관계에서도 그런 방법을 취하셔야 합니다. 주변의 여건이 수련을 도와 주는 분위기도 있고 반대하는 분위기도 있는데 그런 것은 전적으로 본인에게 달렸어요. 지금까지 본인이 어떻게 해왔는가 하는 것이 척도가 되어 주변에서 믿음을 갖기도 하고 불신을 갖기도 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응하는 방법도 항상 내가 먼저 시소에 올라타고 거기에 맞춰서 “올라타라”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먼저 앉힌 다음 거기에 맞춰서 내가 균형을 유지하면서 가야 합니다.
주위 사람과 문제가 생기면 사실 수련자에게는 화두가 되는 것입니다. 그런 문제가 왜 왔는가를 생각하시고 내가 지금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도 분별하시고 또 앞으로 어떻게 해야겠는가 하는 것을 계획해서 움직여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항상 원인은 본인에게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족이나 친구들이 내 수련에 상당히 우호적이지 않고 빈정거려서 고민이시라면 한번 원인을 분석해 보세요. 대개 본인이 너무 무턱대고 밀고 나간다거나 다른 어떤 면에서 불신을 준 일이 있어요.
그 원인을 찾아내셔야 합니다. 그 다음에 자기가 현재 어떤 입장에 있는지를 냉철하게 잰 후 해결책을 만들어서 개선을 해 나가십시오. 과거 어느 기구의 멤버로 있었을 때 멤버들이 연수를 간 적이 있었는데 같이 간 팀원들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나가야겠다는 청사진을 컴퓨터로 디자인하는 프로그램이었어요. 컴퓨터가 두 사람당 한 대씩 주어졌는데 같이 간 분이 너무 열의가 많아서 컴퓨터를 계속 혼자서만 쓰는 거예요.
저는 할 수 없이 어깨 너머로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죠. 너무 이기적인 태도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며칠 후 참다못해 나도 컴퓨터 좀 하고 싶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주 의외로, 미리 얘기를 하지 그랬느냐고 하면서 양보를 하더라고요.
그분이 스스로 너무 열의가 많다 보니 미처 알아채지를 못했던 거예요. 그 다음부터는 같이 사용을 했죠. 말이 전혀 안 통할 것 같은 사람이었는데 알고 보니 다르더군요. 그래서 “ 아, 얘기해서 안 되는 일이 없구나.”하고 생각을 했죠. 그런 식으로 미처 상대방이 알아채지를 못해서 오해가 생기는 일이 많습니다. 내 생각 같으면 충분히 상대방이 내 입장을 이해해서 알아서 해 주겠거니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참 많아요.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그래서 오해가 생기는 거더라고요. “알아서 해주겠지.”하는데 다 각자 자기 생각에 열중해 있다 보면 미처 생각이 못 미치는 거거든요. 그 때 일깨워 주고 대화하면 다 해결이 나는 것을 일방적으로 생각 해서 자꾸 오해가 자꾸 생기고 오해가 생기다 보면 불신이 쌓여서 점점 벌어지죠. 대화로써 안 되는 일은 없거든요.
차근차근하게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서 하면 다 되는데 사람들이 남의 비위 맞추는 것을 참 못하더군요. 특히 수련하시는 분들은 항상 주도권을 자기가 쥐고 “따라 오라”하는 스타일이에요. 대개 성격이 양성적이고 강해서 나에 맞춰서 따라오라고만 하지 상대방에게 맞춰서 해 주는 분들이 없더라고요.
만약 누군가가 직장에서 따돌림 받는 사람들, 아예 돌려놓은 사람들하고도 친하게 지낼 수 있고 그렇다고 회색분자도 아니고 할 말 다하고 너무 분명하고 그럴 수 있다면,그 사람의 비결은 딱 하나일 겁니다. 상대방에 맞춰 주면 되거든요. 간단하죠.
다양한 사람들을 상대하지만 이 사람은 이렇게, 저 사람은 저렇게 대한다면 다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