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roh=황길재 칼럼니스트
가이암이 이토록 겁대가리 없는 녀석인 줄 몰랐다. 가이암은 오늘 도로에서 가장 빠른 차량이었다.
어제 9시에 발송처에서 출발했다. 경로가 약간 바뀌었다. 원래는 켄터키로 해서 일리노이로 올라가는 코스였다. 출발 직전에 매크로 27을 보내봤더니, 첫 번째 중간 급유지(給油地)가 켄터키 Catlettsburg에서 오하이오 Chillicothe로 바뀌었다. 거리도 463마일로 늘어났다. 두 번째 주유지점은 일리노이 Decatur로 같았다. 오하이오주까지는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올 때와 같은 코스를 거슬러 간다.
운전 시간이 채 9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주유 지점까지 한 번에 가기는 어려울 듯했다. 웨스트버지니아의 험준한 산맥을 넘어가기 때문이다. 58마일 원칙을 버리고 62마일로 달렸다. 지금은 연비보다 시간이 중요하다.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연료가 절반 정도 있다고 봤는데, 출발하자 급격히 게이지가 떨어졌다. 이 상태로는 중간 급유지까지 못 간다.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웨스트버지니아까지 왔다. 아팔라치안 산맥의 일부인 스모키 산맥을 넘었다. 시간도 그렇고 연료량도 그렇고 중간에 멈춰야 한다. 새벽 2시에 77번 고속도로 웨스트버지니아 첫 번째 고속도로 플라자에 들어섰다. 주차장이 널널했다. 옆으로는 거대한 추가 주차장까지 있는데 트럭이 몇 대 안 서 있다.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안 이용할까?
오전 9시에 기상했다. 오늘은 운동이 없는 날이었다. 2단계 프로그램에서는 운동이 없는 날이 며칠 있다. 그래도 혼자서 운동했다. 달리기와 푸시업 위주로 했다. 연료량을 체크해 매크로 27을 다시 보냈다. 새 주유지점이 왔다. 기존의 두 곳은 그대로고 새로 한 지점이 늘었다. 이번 배달은 주유만 총 세 번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위치가 버지니아주다. 그곳은 지나왔는데. 왜 가는 경로가 아니고 지나온 곳으로 역행시킬까? 30마일 거리를 돌아가야 하니 왕복 1시간 이상 시간 허비다.
10시간 휴식을 마치고 정오에 출발했다. 가파른 고개를 다시 넘었다. 어제는 밤이라 못 봤던 경치를 구경했다. 매크로 27은 연료비가 가장 적게 드는 코스를 잡는다. 운전자의 시간은 고려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돌아가더라도 버지니아주에서 넣는 것이 더 싸다는 얘기다. 주마다 유류세가 다르다. 어떤 주는 세금 정산 때 유류세가 환급되고, 어떤 주는 안 된다.
어제 출발할 때 연료량을 보수적으로 적어 보냈어야 했다. 절반에서 조금 못 미치면 절반과 1/4 중간으로 표시했어야 했다. 연료가 남는 것은 상관없지만, 이번처럼 가다가 모자라면 곤란하다. 매크로 27은 한 번 받으면 10시간이 지나야 다시 보낼 수 있다.
주유하고 출발하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날이 따뜻해 아직 쌓이지는 않는다. 오후 5시, 두 번째 주유지점인 칠리코데(Chillicothe)에 도착했다. 주유하고 30분 휴식을 위해 주차했다. 이미 트럭들이 많다. 눈발이 굵어진다. 눈도 내리니 여기서 쉬었다가 내일 출발할까? 그러기에는 갈 길이 너무 멀다. 오늘 5시간밖에 안 탔다. 그나마 1시간은 역행(逆行)에 썼다. 눈은 내일 아침까지 내린다는데. 이른 새벽에 출발하면 눈도 더 많이 쌓이고 차도 덜 다녀 어디가 차선인지도 안 보일 것이다. 고민하다 그냥 가기로 했다. 밤에 트럭스탑 주차는 어려울 것이다. 인디애나주 70번 도로상에 휴게소가 있는데 120대 정도 주차할 수 있다. 그리고 갈 때마다 절반도 자리가 차지 않았다.
출발하고 금방 후회했다. 눈보라가 휘몰아쳤다. 도로는 이미 어디가 차도고 어디가 갓길인지 안 보인다. 차들은 기어 다닌다. 하지만 나는 뉴욕 출신. 눈길 운전은 익숙하다. 트럭은 시야가 높고 넓은데다 바퀴까지 많아 사륜차보다 악천후 운전에 유리하다. 게다가 나는 프로 드라이버고 승용차 운전자들은 아마추어다. 가이암은 대담해서 눈길에서도 겁먹지 않았다. 추월 차선으로 맹렬하게 달렸다. 다른 트럭들은 대부분 서행했다. 하지만 가이암도 얼마 뒤에는 43마일로 속도를 줄여야 했다. 눈이 많이 쌓여 그 이상은 위험했다. 그래도 도로에서 가장 빠른 차량이었다. 조금 더 가니 제설 차량이 앞에 가고 있었다. 얼마간 그 뒤를 따랐다. 제설 차량은 자기 맡은 구역이 끝났는지 갓길로 물러났다. 다시 가이암의 못 말리는 질주(疾走)가 이어졌다.
눈이 내릴 때는 히터를 최대한 올려야 한다. (CDL 실기시험에도 나온다) 온도와 풍속 모두 최고로 해서 앞 유리쪽으로 뜨거운 바람을 보내야 한다. 안 그러면 앞 유리에 눈이 얼어붙어 시야를 가린다. 와이퍼는 이미 얼음 덩어리가 돼 큰 도움이 안 된다. 다행히 운전석 쪽 와이퍼는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시야를 확보해주었다. 조수석 쪽으로는 그냥 얼음 덩어리가 왔다갔다. 트럭 히터가 얼마나 뜨거운지 땀이 날 정도다. 덥다고 창문을 여니 윈드쉴드에 보온효과가 떨어진다.
눈길에서는 크루즈와 엔진 브레이크 사용도 금기다. 오로지 발로 엑셀과 브레이크를 조절해야 한다. 엔진 브레이크는 드라이브 타이어에만 제동력이 생긴다. 트레일러가 무거우면 드라이브 타이어가 충분한 마찰력을 얻지 못해 미끄러질 수 있다. 풋 브레이크는 모든 타이어에 제동을 걸어 중심 잡기에 유리하다. 핸들은 아주 조금 움직여야 한다. 차선을 바꿀 때는 거의 스케이트를 타는 느낌으로 가야지, 평소처럼 핸들을 조작하면 방향을 잃고 미끄러지기 쉽다.
스노체인을 채워야 할 정도로 눈이 많이 올 때는, 안전한 곳에 주차하고 쉬는 게 최고다. 이런 경우의 배달 지연은 용납된다. 단, 디스패처에게 미리 연락은 필수다.
오후 9시, 목표했던 휴게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차량이 더 적다. 추가 주차장에는 한 대도 없다. 넓은 주차장이 눈으로 덮였다. 눈사람 만들면 딱이다. 오는 길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현재 주차 가능한 댓수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있다. 첫 번째는 100대, 두 번째는 36대, 세 번째는 자리 별로 없음이었다. 30마일 더 가서 두 번째 휴게소에 세워도 된다. 하지만 나는 이 첫 번째 휴게소를 더 좋아한다.
언젠가 IRT 얘기를 하겠지만, 오늘 그 예행연습을 했다. IRT는 Ice Road Trucker의 약자다.
가이암 울지마 네 잘못이 아냐
어제의 자만심(自慢心)을 비웃기라도 하듯 사건은 오늘 터졌다.
일어나니 사방은 눈으로 덮였지만, 도로는 완전히 말랐다. 제설작업 하나는 잘한다. 오늘은 다시 58마일로 복귀했다. 어제 연비 순위를 확인했더니 리퍼 부문에서 무려 2,180계단을 상승한 368위였다. 우리 플릿에서는 2위에 올랐다. 58마일로 달린 것이 이토록 연비 향상을 가져오다니. 어제의 가장 빠른 차량이었던 가이암은 오늘의 가장 느린 차량이 되었다.
최종 급유지에 도착했다. 주유를 마치고 30분 휴식을 취하려니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다. 그냥 출발했다. 갓길에 세우고 점심을 먹을까? 로드 레인저 트럭스탑이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파일럿 간판도 같이 붙어 있는데 네트워크상에는 안 뜨는 것으로 봐서 최근에 제휴를 끝낸 곳인 모양이다. 제설작업이 잘 안돼 바닥이 울퉁불퉁 엉망이다.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결국 바퀴가 눈에 빠져 헛돌기만 했다. 그렇게 많은 눈도 아닌데 빠지다니. 에베레스트 등정한 고상돈 대원이 설악산에서 추락사한 격이다.
트럭스탑에는 눈삽 하나 말고는 없었다. 눈삽으로 눈을 파내도 소용없다. 견인차(牽引車)를 불러야 하나? 가격이 100달러란다. 1m만 움직이면 될 것을 100달러라니. 트럭이 꼼짝을 않으니 방법이 없다. 어제 눈 폭풍 속을 질주하던 가이암이 얼마 안 되는 눈에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다니. 트럭이 덩치가 커서 마치 탱크처럼 움직일 것 같지만 눈이나 진흙에 이토록 취약하다.
RA에 연락했다. 눈에 갇혔다. 바퀴가 헛돈다. 오늘의 RA 담당은 트레비스였다. 오프로드 모드로 해봤냐? 당연히 해봤지. 스노체인은 걸었냐? 바퀴가 움직여야 스노체인을 걸지. 일인치도 안 움직인다. 토잉트럭 불러야 할 것 같다.
가게에서 불렀는지 이미 견인트럭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견인차는 최후의 방법이고, 현재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자. 가게에서 빈 종이 상자를 얻어 드라이브 타이어 앞에 깔았다. 희망을 걸어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때 어떤 남자가 내게 걸어왔다. 미국 출신은 아니고 남미나 다른 어디서 온 이민자 같았다. 노란색 파킹 브레이크를 당기고 액셀을 밟아보라고 했다. 그냥도 헛도는데 파킹 브레이크까지 걸라니? 일단은 시키는 대로 했다. 얼마간을 그렇게 하니 이번에는 파킹 브레이크를 풀고 후진하라고 했다. 놀랍게도 뒤로 움직였다. 이번에는 다시 전진 기어를 넣고 눈구덩이에서 빠져 나왔다. 그제야 그의 가르침이 이해가 됐다. 바퀴를 최대한 마찰시켜 눈을 녹여버린 것이다. 눈이 녹으니 타이어가 땅에 접촉하고 마찰력을 얻었다. 당신은 천재다. 이 끔찍한 트럭스탑을 뒤도 돌아보지 않고 빠져 나왔다.
고속도로 갓길에 세우고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고 있었다. 트레비스에게 연락이 왔다. 거기서 빠져나온 것은 축하하는데 종이 상자를 그대로 두고 오면 어떻게 하냐. 치우고 왔어야지. 어? 종이 박스 얘기는 안 했는데 어떻게 알았지? 트레비스가 트럭스탑으로 전화를 했었나? 깜빡했다. 다시 가서 치울게. 이미 다른 사람이 치웠다. 그래? 미안하게 됐다. 그나저나 그 트럭스탑도 문제다. 주차장에 눈을 치웠어야지. 거기 엉망이었다.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눈에 갇혔다가 빠져나오고 유용한 방법까지 배웠으니 기분이 좋을 법도 한데. 트레비스가 나를 어떻게 보든지 그건 별 상관하지 않는다. 아마도 가게 아주머니가 친절하게 종이 박스도 구해줬는데 내가 뒷정리도 안 하고 그냥 가버림으로써 신의를 저버렸기 때문인 듯하다.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는 나는 누구인가? 신의를 저버렸다고 생각하는 나를 바라보는 나는 누구인가? 결론, 나는 나다.
미주리주에 들어섰다. 남은 시간 최대한 다 쓰면 휴게소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다. 30마일 더 가면 러브스 트럭스탑이 있다는 빌보드가 나왔다. GPS에는 없는데 뭐지? 트럭 정비 서비스도 한다네. 트럭커패스 앱을 확인해보니 경로상에 러브스 트럭스탑이 나온다. 주차공간도 얼마간 남아 있단다. 웬 횡재(橫財)냐?
러브스에 도착하니 실제로 자리가 꽤 여럿 남아 있었다. 좌우공간 널널한 곳에 주차했다. 샤워하러 가는데 맞은편에 주차한 트럭 기사가 문을 열더니 나를 불렀다. 좀 야비하게 생겼다. 너 얼마나 트럭 운전했냐? 한 8개월 했다. 다음번에 주차할때는 그 빌어먹을 헤드라이트를 끄고 해라. 알았다. 눈이 부셨나 보지. 얘기가 길어질까 귀찮아서 설명 안 했지만, 헤드라이트는 내가 끄고 싶다고 꺼지는 게 아니다. 나도 최근에 알았는데 엔진만 켜지면 헤드라이트도 같이 들어온다. 오토 라이트 스위치를 끄면 트레일러 쪽 전등은 모두 꺼지지만, 트럭의 헤드라이트는 그대로다.
러브스와 프라임의 제휴가 지난 연말로 끝났다. 이제 무료 샤워와 음료 리필은 없다. 샤워 크레딧은 어제 연료 넣은 것까지 합해 4회가 있다. 파일럿 무료 사워가 있으니 괜찮다. 샤워 후 트럭정비소로 갔다. 좌측 깜빡이 불이 안 들어온다. 이틀 전에 발송처에서 발견했다. 주차할 때 비상등을 켜면 오른쪽만 깜빡여서 다른 운전자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 트럭 앞 유리 위의 마커 라이트 중 하나도 불이 나갔다.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접수 가능했다. 트레일러를 떼어 놓고 밥테일로 정비창에 들어갔다. 좌측 깜빡이는 전등만 바꾸면 된다. 아까 낮에 휴게소에서 손수 해보려 했는데 방법을 몰라 실패했다. 마커라이트는 일체형이라 램프를 통째로 바꿔야 하는데 부품이 없단다. 나중에 터미널에 돌아가면 해야겠다. 깜빡이만 고친 것으로도 마음이 놓인다.
이 러브스 트럭스탑은 밤이 깊어도 여전히 자리가 조금 남았다. 원래 트럭스탑이 이래야 한다. 아무 때나 와도 주차할 곳은 있어야지. 북동부에서는 상상하기 어렵다.
내일은 30마일 떨어진 월마트에 들렀다 갈 계획이다. 몇 가지 필요한 식품이 있다.
그가 맞았다
새벽 5시 기상, 인근 월마트로 출발. 필요한 식품을 보충했다. 약 50달러.
가면서 테스트를 해봤다. 어제 나에게 항의했던 그 남자의 말이 맞았다. 시동을 켜면 헤드라이트가 들어오지만 오토 스위치를 꺼서 밝기를 줄일 수 있었다. 낮에는 잘 구별이 안 되어서 몰랐는데, 컴컴한 새벽에 테스트를 해보니 차이를 알겠다. 앞으로 밤에 주차할 때는 전조등을 약하게 해주지.
날이 밝아오니 주위가 온통 흑백이다. 흰 눈 사이로 트럭을 타고 달리는 기분 상쾌도하다아~
주변 풍경이 포토샵으로 특정 색깔만 남겨두고 흑백으로 만든 것 같다. 흰 눈밭에 서 있는 검은 소들이 마치 바둑돌 같다.
정오 무렵 배달처에 도착했다. 여기서 매사추세츠로 가는 화물이 이미 들어왔다. 드랍 야드에 트레일러를 내리려니 문제가 생겼다. 여기도 바닥이 온통 눈과 얼음 범벅이라 바퀴가 헛돈다. Fifth Wheel에서 트레일러 고정핀을 빼고 빠져 나와야 하는데, 드라이브 타이어가 충분한 마찰력을 얻지 못한 상태에서 트레일러의 무게에 눌려 헛돌기만 했다. 트레일러를 다시 고정해 조금 뒤로도 가보고 앞으로도 가봐도 마찬가지다. 으아~ 스노체인을 껴야 하나? 야드자키 트랙터는 스노체인을 달았다. 스노체인 포장 뜯기도 싫은데. 트럭 스노체인은 승용차용과 격이 다르다. 드는 것도 힘들다. 프라임 페북 그룹 게시판에 물어보니 눈이 내리면 운전 안 하고 말지 스노체인은 안 단다는 사람이 대다수였다. 1~2 미터 움직이자고 스노체인을 낀다는 것은 넌센스다. 어제 배운 기술을 활용했다. 주차 브레이크 걸고 한동안 헛바퀴질을 한다. 그런 다음 후진. 희한하게도 앞으로는 안 움직여도 뒤로는 약간 움직인다. 그런 다음 전진 기어를 넣고 탄력을 이용해 앞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나는 트레일러를 떼어 놓아야 하므로 뒤로 조금 더 가서 멈춘 후 랜딩기어를 최대한 올렸다. Fifth Wheel을 누르는 힘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다. 트레일러 연결 케이블을 모두 제거하고 고정핀도 풀고 2단 기어로 가이암을 전진시켰다. 쿵 소리와 함께 트레일러가 분리됐다. 휴~ 살았다.
사무실로 가 서류에 사인받고 매사추세츠로 가는 화물의 서류와 트레일러 번호를 받았다. 새로 연결한 트레일러는 빠져나오는 것은 문제가 없었다. 트레일러 바퀴를 앞으로 당겨야 하는데 미끄러운 바닥에서는 힘들다. 눈이 없는 콘크리트 바닥으로 움직였다. 화물이 뒤로 무겁게 실린 모양이다. 앞뒤 균형을 맞추려니 15~16번 핀에 걸린다. 12번 핀 이상 넘어가지 못하도록 규제하는 주들이 있다. 매사추세츠는 아니지만 가는 경로상에 몇 개의 주가 걸린다. 뉴욕주, 펜실베이니아주도 그중 하나다. 앞으로 당기면 텐덤 타이어 하중이 34,000 파운드를 넘어갈 듯했다. 결국, 13번 핀에 맞췄다. 게이지 상으로는 33,000인데 CAT 스케일에서 무게를 재봐야 안심이다. 핀 한 개 정도는 봐주겠지. 솔직히 캘리포니아주 말고는 핀 위치 갖고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 곳은 못 봤다. (캘리포니아는 6번 핀 이하로 고정해야 한다)
눈밭에서 트레일러 내려놓고 연결하느라 출발까지는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CAT 스케일이 있는 트럭스탑으로 가 무게를 쟀다. 어제 새로 깐 Weigh My Truck 앱으로 결제하니 편했다. 사무실까지 가지 않고도 무게를 확인할 수 있다. 저울 위에서 확인한 무게로 차량의 저울을 캘리브레이션했다. 500파운드 차이니 거의 정확하다. 트레일러 쪽의 저울도 거의 정확했다. 캘리브레이션을 마친 저울이다. 임의로 수정하지 못하도록 덮개로 막아놨다. 12번 핀으로 맞춰도 트레일러 타이어 하중이 34,000 파운드를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그냥 13번 핀에 놔두기로 했다.
원래 이 화물은 토요일부터 오늘 오후 2시반까지 픽업하도록 일정이 잡혀 있었다. 거의 마지막 시각에 픽업했다. 배달은 목요일 오전 8시 30분이다. 1,500 마일이 넘으니 사흘을 꼬박 달려야 한다. 팀 드라이빙이 아닌 이상 불가능하다. 지금부터 죽자사자 달리면 목요일 저녁에는 혹시 가능할 것도 같다. 내일이나 모레쯤 약속 날짜를 변경할 것이다.
휴게소에서 쉴까 트럭스탑에서 쉴까 생각하다 아이오와주의 플라잉제이 트럭스탑으로 왔다. 꽤 넓은 곳이다. 새해 들어 트럭스탑에 오는 횟수가 잦아졌다. 트럭스탑에서의 주차도 남들만큼 할 정도로 실력이 늘었고 트럭커패스 앱으로 한산한 트럭스탑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이때까지 운동을 못 했다. 바닥에서 하는 동작이 있는데 눈으로 땅이 젖어 마땅치 않았다. 결국, 샤워실에서 운동했다. 샤워실이 좁아 몇 동작은 제한적으로 해야 했다.
이 트럭스탑에는 마사지실이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진 않았지만, 중국인이 하는 것 같다. 전신 마사지, 의자 마사지, 발 마사지로 나뉘어 있다.
이곳은 와이파이가 내부에서만 가능하다. 유료 외부 와이파이가 없다. 주차장에서 스마트폰 신호는 빵빵하게 뜨는데 2G다. 이 글 올리려면 실내로 들어가야 한다. 아까 마친 배달 서류도 스캔해서 보내야 한다.
내일은 지나는 길에 IOWA 80 트럭스탑을 들를 예정이다. 오랜만에 트럭 박물관도 다시 구경하고, 이발소에서 머리도 좀 자를까 한다.
글로벌웹진 NEWSROH 칼럼 ‘황길재의 길에서 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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