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텡게화가 평균 45.2% 평가절하되었다. 우리나라원화는 달러대비 6% 평가절하되었다.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계속된 달러화 강세로 한국의 원화 가치가 달러화 대비 6% 이상 떨어졌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만에 최대 폭이다.
23일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22일 기준 세계 149개국 가운데 올 들어 달러화보다 자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나라는 126개국으로 집계됐다.
한국 원화는 달러화 대비 가치가 6.3% 낮아져 2008년(-26.0%) 이후 7년 만에 가장 많이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지난해(-3.8%)에 이어 2년 연속 떨어졌다. 원화 가치는 일본 엔화(-1.5%)나 중국 위안화(-4.2%), 대만 달러화(-3.5%), 싱가포르 달러화(-6%) 등 주요 동아시아 통화 가운데 가치가 가장 많이 하락했다. 이는 한국이 세계적인 소비부진으로 교역이 둔화된 영향을 크게 받았고 달러화 강세 현상과 맞물려 국내에서 외국인 자금이 상대적으로 많이 유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한국은 인근 국가보다 세계 교역 둔화에 상당히 민감한 영향을 받아 수출 둔화로 통화 가치가 떨어졌다"며 "외국인 자금이 많이 들어와 있는데, 기본적으로 자금 유출입이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위안화가 추가 절하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과 수출에서 경쟁해야 하는 한국 등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위안화의 절하 속도가 빨라지면 중국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나라들이 위안화 가치 하락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에서 통화 가치가 가장 많이 떨어진 나라는 아제르바이잔(-49.5%)이었으며 카자흐스탄(-45.2%)이 뒤를 이었다. 변동환율제를 도입한 영향이다. 잠비아(-41.8%), 모잠비크(-34.0%)와 최근 환율 통제를 해제한 아르헨티나(-34.0%), 브라질(-33.7%) 등의 통화도 낙폭이 컸다.
전체 149개국 통화의 달러화 대비 하락률은 9.2%로 집계됐다. 통화 가치 하락률이 두 자릿수인 나라는 58개국이었고 이 가운데 20% 이상인 나라도 23개국이었다.
블룸버그가 꼽은 31개 주요 통화 가운데서는 이스라엘 셰켈과 홍콩 달러화를 제외한 29개의 가치가 떨어졌다. 위안화는 4.2% 떨어져 올해 달러화 대비 가치 하락 폭이 1994년 이후 21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 가운데 아르헨티나 페소와 브라질 헤알화의 하락 폭이 각각 34.0%와 33.7%로 가장 컸다. 콜롬비아 페소화는 28.6%,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는 23.3% 떨어졌으며 터키 리라화와 말레이시아 링깃화는 각각 20.0%와 18.8% 하락했다.